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톨스토이 지음, papanic번역]

in #zzan5 months ago

6장
시간이 흘러 미하일이 시몬과 함께 일하며 지낸 지가 어느덧 일년이 되었다. 시몬과 함께 일하는 미하일처럼 꼼꼼하고 튼튼하게 구두를 바느질 하는 사람이 없다는 소문이 널리까지 퍼지면서 주변의 모든 동네 사람들은 자신들의 구두를 수선할 때 시몬을 찾아왔고, 가난했던 시몬의 형편은 점점 나아져 갔다.

어느 겨울날, 시몬과 미하일이 앉아서 일을 하고 있을 때였다. 썰매를 단 삼두마차가 벨을 울리면서 시몬의 오두막집으로 달려왔다. 둘은 일어나서 창 밖을 바라 보았다.

마차가 문 앞에 서고 잘 차려 입은 하인이 마차에서 뛰어내려서 마차 문을 열었다. 마차에서 모피코트를 입은 신사가 내려서 시몬의 집으로 걸어 왔다. 마트료나가 뛰어나가서 문을 활짝 열었다.

신사는 몸을 굽혀 오두막 안으로 들어 왔는데 들어 올 때 몸을 굽혔는데도 그의 머리가 거의 상인방(창이나 문의 위쪽 인방)에 닿았고 그의 몸집은 집안을 꽉 채우는 듯 했다.

시몬이 일어나서 신사에게 절을 하며 놀란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는데 그런 사람은 본 일이 없었다. 시몬은 마른 체형이었고 미하일도 호리호리한 모습이었으며 마트료나는 뼈만 앙상한 모습이었는데 그 사람은 마치 다른 세상에서 온 사람 같았다. 얼굴은 붉고 체격은 우람 했으며 목은 황소 같았는데 그는 완전히 무쇠로 만든 사람처럼 보였다.

그 신사는 폭풍같은 숨을 내쉬며 그의 모피 코트를 벗으면서 말했다.
" 누가 여기 주인이요? "

" 접니다요. 나으리! "

시몬이 한 걸음 나오면서 대답하자 신사는 그의 하인에게 소리쳤다.
" 이봐, 페드카! 가죽 이리 가져와! "

그의 하인이 가죽 두루마리를 가져오자 신사는 그걸 테이블 위에 놓으며 말했다.
" 이걸 풀어봐! "

하인은 가죽을 테이블 위에 펼쳤다.
" 이보게 구두장이 양반, 이 가죽 보이지? "

" 네 네 나으리… "

" 이게 어떤 가죽인지 알고 있나? "

" 네, 좋은 가죽같군요. "

" 좋은 가죽 같다구? 멍청한 소리! 이 가죽은 당신이 평생 동안 구경도 할 수 없는 가죽이야! 이건 20루블 짜리 독일산 이라구! "

시몬은 덜컥 겁을 먹은 모습으로 말했다.
" 제가 이런 가죽을 생전에 구경이나 할 수 있었겠습니까요. "

" 그렇겠지! 자, 이걸로 내가 신을 구두를 만들 수 있겠나? "

" 물론 할 수 있습죠. "

" 할 수 있다구? 좋아. 잘 들어. 자네가 만드는 부츠가 어떤 가죽이고 누굴 위한 건지 잘 기억 해! 이 부츠는 내가 1년 동안 신을 거야. 신는 동안 이 부츠의 실밥이 튿어지거나 모양이 이상하게 되지 않도록 할 자신이 있으면 이 가죽을 잘라! 하지만 만약이라도 실밥이 터지거나 모양이 이상해지면 난 자넬 감옥에 쳐 넣을거야! 알아 들어? "

신사는 큰 소리로 계속 말했다.
" 하지만 1년동안 내가 별 탈없이 이 부츠를 신는다면 자네에게 10루블을 지불하지. 어때 할 수 있겠어? "

듣고 있던 시몬은 겁에 질려 뭐라고 대답해야 할 지 몰랐다. 그는 미하일을 힐끗 쳐다보며 팔꿈치로 그를 쿡 찌르며 소근거렸다.
" 이거 괜찮을까? "

미하일은
" 네, 걱정말고 하겠다고 하세요. “라고 말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시몬이 하겠다고 하자 신사는 하인을 불렀다.
하인이 부츠를 벗기자

" 그럼 치수를 재도록 하지. "
신사가 말했다.

시몬은 바늘로 꿰어서 17인치나 되게 한 종이를 매끄럽게 한 후 신사 무릎을 꿇고 양말을 더럽히지 않도록 앞치마에 손을 잘 닦고 치수를 재기 시작했다.
그는 발바닥을 먼저 재고 둥근 발등을 잰 후 종아리를 재기 시작했는데 종이가 너무 짧았다. 종아리가 마치 대들보처럼 굵었다.
" 종아리 너무 꽊 끼지 않도록 신경 써! "

시몬은 다른 종이를 연결시켰다. 그 신사는 양말 속에 있는 발가락을 씰룩거리면서 오두막에 있는 사람들을 둘러보다가 마이클을 보게 되었다.

" 저 사람은 뭐지? "

" 네 저랑 같이 일하는 사람인데 저 친구가 바느질을 할 겁니다."

" 명심해! 내년까지 내가 신을 거야! "
그 신사가 미하일에게 말했다.

시몬도 미하일을 쳐다보았는데 그 때 미하일은 신사를 쳐다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신사의 뒤 쪽을 응시하고 있었는데 마치 거기에 누가 있는 것처럼 보고 있었다. 계속 그 곳을 보던 미하일이 갑자기 빙그레 웃더니 얼굴이 환하게 밝아졌다.

" 바보같이 뭘보고 웃고 있는거야! "
신사는 천둥처럼 소리쳤다.
" 자네! 제 시간에 부츠를 다 만들어 놓는게 좋을거야! "

" 그건 제 때 잘 준비될 겁니다. "

" 내 말 잘 새겨들어야 돼! "
신사는 그 말을 한 후 부츠를 신고 털 코트를 두른 후 뒤를 한번 둘러보더니 문으로 갔다.

그러나 허리를 굽히는 것을 잊는 바람에 문틀 윗부분에 머리를 부딪혔다.
그가 욕을 해대며 머리를 문지더니 마차를 타고 떠니버렸다.

그가 떠나자 시몬이 말했다.
" 정말 대단한 사람이군. 자네는 저 나무망치로도 그 사람을 죽일 수 없을거야. 아까 문에 부딛힐 때 쓰러질 줄 알았더니 별 것도 아닌 것처럼 가버리는군. "

그러자 마트료나가 말했다.
" 정말, 저런 사람은 죽음도 무서워 도망가 버릴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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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하일이 무얼 보고 웃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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