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학교 방역하러 갔더니 교실문이 다 잠겨있네 - 커뮤니케이션 이슈.

in #zzan4 years ago

곧 학교 등교를 앞두고 있습니다. 일선 학교들은 일제히 방역에 돌입했습니다.

방역회사 직원들도 지난 주말 반납하고, 야근하고 하면서 학교 방역현장에서 수고하고 있습니다.
일손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저에게도 초등학교 하나가 배정되었습니다.
학교에는 교실이 많기 때문에 약속을 잡을 때 꼭 한가지 부탁을 합니다

교실 문 자물쇠 잠그지 말고 꼭 열어주세요.

학교 방역현장에 가보니, 교실 문이 잠겨있으면 그로 인한 에너지 소모가 굉장히 심하게 됩니다.
장비 내려놓고, 열쇠로 자물쇠를 연다든지, 번호키를 여는 것은 시간도 지연되지만, 소독하는 흐름을 흐트러 놓기도 합니다.

그래서 스케쥴 잡을 때 학교 담당자에게 보통 3번 정도는 문을 열어달라고 계속 부탁을 하게 됩니다 .
그렇게 해서 오늘 7시에 관련 학교를 방문했는데, 교실문에는 번호자물쇠로 단단히 잠겨 있었습니다.

숙직 직원 분은 아무것도 전달받은 것이 없다고 하는군요.

이게 어떤 상황인가?

스케쥴 담당 과장님에게 전화하고,
주사님 통화하고
행정실장님 통화하고..

결론은 중간에 전달이 안 된 것입니다.

방역회사 직원분은 전화로 이 이야기로 듣고 무척 허망해 하십니다.

그렇게 부탁을 했는데.. ㅜㅜ

어찌어찌 다시 통화를 하면서 일단을 진행을 하기로 했습니다.
숙직 선생님이 문을 따는 것을 해 주기로 하셨습니다.
숙직 선생님은 한쪽 다리를 살짝 절으셨습니다.

번호키 일일이 따고 소독하고, 다시 잠그고 하는 일을 하셨는데, 참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할 수 있는데까지는 소독 마치고 다시 번호키를 잠궈드렸습니다.

문이 다 열려 있었다면 1시간 가량이면 긑날 일을
10시가 넘어서야 마무리하게 되었네요.
물론 숙직 선생님도 저하고 꼬박 3시간 가까이를 수고하셨습니다.

일을 마친후 행정실장님과의 통화에서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아 죄송하다' 며 사과를 하셨습니다 .

그럴 때도 있죠.

하고서 넘어갔습니다.

숙직선생님은

아유.. 너무 수고했어.. 정말 이렇게 수고하는 건 처음봐. 저녁도 못 먹고 하는겨 아녀?.. 나도 아직 저녁을 못 먹었지만서도..

갑작스러운 상황에 숙직선생님이 더 수고를 하신 것 같은데 오리혀 격려를 해 주십니다.

일 마치고 집에서 11시경에 먹는 저녁밥이 꿀맛입니다.
밥을 먹었으니, 바로 잠들지는 못하겠고,
여러 해결해야 할 이슈들 점검해봐야겠습니다.


모든 것의 문제는 커뮤니케이션에서 생긴다고 봅니다.
이번 방역 현장에서도 의사소통만 단절되지 않고 잘 전달되었다면, 몇사람의 시간과 수고를 아낄 수 있었을 것입니다.

삶의 현장에서, 그리고 스팀잇 안에서도 스스로 돌아볼 때 원활한 의사소통을 하는데 있어서는 많은 부분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커뮤니케이션을 잘 하지 못하는 것으로 인해서 나는 또 누군가에게 얼마나 많은 수고와 짐을 지우고 있는가?

여러 부족한 부분에도 지금까지 지내올 수 있었던 것은 누군가 그 수고와 짐을 져주고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스스로의 부족한 부분이 있을 수 있음을 떠올리며, 그리고 누군가 음으로 양으로 많은 영역에서 수고해 주심을 감사드립니다.

특히나 전국 유치원, 학교 등의 소독 현장에 있으신 분들은 평소에도 수고하셨지만, 지금은 정말 매일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수고를 하고 있을 것입니다. 현장일을 하는 동안 강건하기를 응원합니다. 그리고 학교에서도 아무 일 없이 무탈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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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고생하셨어요. 열 받아서 힘이 더 드셨을텐데...

감사합니다. 일단 시작하고 나니, 하나씩 하나씩 순서대로 끝내야겠다는 생각만 들더군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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