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ZAN] 굿바이, 설리(雪梨)

in #zzan5 years ago (edited)

연어입니다. 3일간 중화권 친구들의 위챗 모멘트(朋友圈, 펑요췐)엔 온통 설리를 애도하는 글로 가득 찼습니다. 중국, 대만, 홍콩, 마카오 각지에서 제게 물어옵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거냐고.

저도 아는 것이 없습니다. 그저 그들과 같은 한 명의 팬일뿐이니 말입니다. 하지만 3일이 지난 오늘만큼은 저도 그녀를 애도하는 짧은 글이나마 꼭 남기고 싶었습니다.

활동했던 그룹에 중국과 대만계 멤버가 있던 영향도 있었겠지만, 아시아의 많은 팬들이 이렇게나 슬픔을 나누는 것을 보니 적어도 그녀는 아이돌로서, 연예인으로서 밝은 빛이었던 것만큼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너무 어린 나이에 연예계란 터전으로 뛰어들어서일까요.. 이내 세상에 직접 몸으로 부딪혀 가며 한 명의 인격체이자 자유인으로 자리 잡는 것은 너무나 어려웠나 봅니다.

아이돌 스타는 10대 후반에서 20대 초중반 인기가 정점에 이르도록 짜여있기 때문에 한참 독립된 인격체로서 자신을 정립해 나가야 할 시점에 정작 많은 희생과 부담을 감수해야 합니다. 이런 과정에 그나마 연착륙 한 것으로 평가받는 '효리'만 보더라도 그 과정이 만만치 않았음을 알게 됩니다.

어쩌면 유명인은 소수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뒤에 감춰진 어두운 그늘을 늘 감내해야 하지요. 일전에 LGBT(성소수자)인 외국인 친구를 만나 몇 일간 함께 여행을 다녀본 적이 있었습니다. 문득 소수자의 그늘져 있는 부분이 보이길래 이런 얘기를 해 준적이 있었죠.

  • 세상에 당신 편도 많아요. 그러니 당당해지세요.

아이돌 스타로서 열심히 살아왔고, 한 인격체로서 존엄한 가치를 인정 받아야 했음에도 그런 부분을 따뜻하게 보듬지 못한 이 사회가 참으로 야속합니다.

부디 그의 예명처럼 눈과 같이 흩날리며 자유롭게 영면하길 기원합니다. 제 중국 친구의 모멘트에 적힌 그녀에 대한 짧막한 추모사를 하나 옮겨 봅니다.

  • 설리(雪梨), 아름다운 천사님. 부디 평화롭게 쉬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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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연예인에게 더 가혹하니, 왜 그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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