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하는 육아일기 #44] 아빠 참여수업

in zzan •  16 day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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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어린이집에서 "아빠 참여수업"을 했다. 퇴근 시간에 맞추어 7시에 진행될 예정이었는데 조금 늦으시는 분들이 계셔서 15분 정도 늦게 시작했다. 비록 그 분들 때문에 수업은 늦게 시작했을지언정 아이들과 조금이라도 함께하기 위해 퇴근 시간 전부터 속으로 칼퇴를 외치셨을 아빠들, 교통 체증에 막혀 초조함을 느끼셨을 아빠들을 생각하니 괜시리 짠해졌다. 그리고 조금 미안해지기도 했다. 나는 아무 생각없이 무려 30분이나 일찍 도착해서 어린이집에서 준비한 비빔밥까지 싹싹 비웠으니 말이다(어린이집 밥이 딱 내 취향!).

밥을 먹고 아이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가는데 선생님이 안절부절 못하며 나를 붙잡고 죄송하다고 했다. 첫째가 친구들과 놀다가 한 아이가 밀어서 심하게 넘어졌다고 했다. 확인해 보니 턱과 입 안쪽이 조금(심하게) 찢어져서 약을 잔뜩 바르고 있었지만 여전히 활기차게 친구들과 어울려 놀고 있었다. 아프지 않냐고 물으니 괜찮다고, 친구가 사과했다며 놀기에 바빴다. 아이가 괜찮으니 너무 걱정하지 마시라고 선생님께 말씀드리고 평소와 다름 없이 아이를 대했다(사실 지금 글을 쓰면서 다친 것이 다시 생각이 났지 까맣게 잊고 있었다.^^;;;).

약간의 헤프닝은 있었지만 참여수업은 대단히 만족스러웠다. 첫째가 어린이집에서 어떻게 생활하는데 2시간 남짓한 시간을 함께하면서도 충분히 상상할 수 있었다. 그리고 아이와 같은 반 친구들과 그 아이들의 아빠들을 알게 되어서 조금 더 유익한 시간이었다. 첫째와 같은 조로 편성된 아이 중에 같은 반 친구가 있었는데 나에게 소개하며 "실제로 보니 더 반갑지요?"라고 물었다. 미안한 사실이지만 아빠는 이름도 잘 모르는 친구였는데...ㅋㅋㅋ 이번 기회에 아이와 같은 반 친구들의 이름을 다시 한 번 유심히 보게 되었다.

참여수업이 모두 마무리가 되고 집으로 돌아가려는데 선생님이 잠깐 불러 세우셨다. 혹시 아이가 아빠 얼굴 그린 거 보셨냐고 물어보셨다. 내심 기대를 하며 아직 못봤다고 말씀드리니 첫째가 그린 그림 앞으로 나를 이끌어 주셨다. 많고 많은 그림 중에 단번에 알아 볼 수 있었다. 첫째의 그림체는 물론이거니와 그림을 그릴 때 아주 미세하게 표현하는 아이만의 무언가가 있기 때문이었다. 다른 아이들과 다르게 아빠의 수염을 아주 디테일하게 표시해 놓은 것을 보고 실소가 터져 나왔다. ㅋㅋㅋ 매번 보는 선생님도 웃음을 참지 못하셨다. ㅋㅋㅋ 내 얼굴 외에도 몇 개의 그림이 더 있었는데 그 디테일은 변함이 없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독특한 점은 매번 자신의 그림 아래에는 이름을 꼭 남겨 놓았다. 마치 화가들이 직인을 찍어 놓는 것처럼 말이다. ㅋㅋㅋ 조금은 산만하고 말괄량이에다가 허구헌날 다치기만 하지만 정말 예쁘고 사랑스럽다. 앞으로도 크게 다치지 말고 지금처럼만 자라 주면 더없이 좋을 것 같다.

오늘도 세상 모든 아이들이 건강하고 튼튼하게 자라기를 바란다. 늘 고맙고, 사랑하고, 축복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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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즐거운 하루 되시길 바래요^^

저도 수염 발견하고 혼자 웃었어요. ㅎㅎ

예리하시군요 ㅎㅎㅎ

아이고 귀엽고 이쁜 딸...
저는 남자놈만 둘이라서 저런 재미가 없었습니다.

요즘에는 어린이집도 참관 수업을 하는군요.
저는 한 번 도 경험하지 못 했네요.

그래도 다 커서 한 잔 같이 하고, 야구장 같이 가고 해서 좋습니다. ^^

  ·  16 days ago (edited)

사과님... 저도 아들 둘입니다 ㅋㅋㅋㅋ
가끔 하는 짓이 딸같기도 합니다~^^;;

아이들 빨리 자라는 게 아쉽기도 하지만
저도 아이들이 언능 자라서 같이 술 한 잔하고 싶네요^^

휴직 중이시니 이런 곳에도 여유있게 다녀오시고 좋네요.
어린이집 밥이 입맛에 잘 맞으셨나봐요.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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