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글쓰기는 스토리텔링이다

in #writing8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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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와 글쓰기의 세상이 열렸다
도대체 우리는 왜 글쓰기에 몰입하는 것일까. 방송, 신문, 잡지, 뉴스 같은 전통적 미디어뿐만 아니라 블로그,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스팀잇 같은 소셜 미디어에 이르기까지 많은 글이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 한 편의 글은 상상할 수 없는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 친구와 사랑하는 이를 감동시키기도 하고 소셜 네트워크에 연결된 일면식이 없는 사용자들을 공감시키기도 한다. 심지어 군중의 마음을 사로잡고 세상을 바꾸는 불꽃이 되기도 한다. 우리가 글쓰기에 매혹되는 원인은 여기에 있다. 글을 통해 이야기를 주고받고 공감하고 함께 상상하며 배우고 싶어한다. 우리는 이야기하는 존재인 호모 나랜스(Homo-narrans)들이다.
기자들은 텔레비전, 라디오, 신문, 잡지에 독자들의 관심을 한꺼번에 빨아들이는 듯한 제목을 내걸고 글을 쓴다. 파워 블로거나 파워 페부커들은 자신의 1인 미디어를 만들어 경험담과 의견을 재치있게 작성해 공유한다. 재미와 감동에 빠진 많은 소셜 미디어 독자와 친구들에 의해 그의 글들은 순식간에 수천 번, 수만 번 이상 조회되고 확산된다. 뉴스 기사에 독자들이 댓글을 작성하고 공유하듯이 파워 블로거나 파워 페부커들의 글에서도 댓글과 상호작용이 이어진다.
이야기에 몰입한 독자들은 자신의 돈을 들이거나 시간을 들여 저자가 창작한 글을 읽어 나간다. 독자들은 저자의 글을 통해 꿈 같은 세계에 빠져들 수 있고, 저자의 안내에 따라 처음 경험하는 지식과 교양을 얻을 수도 있다. 하지만 모든 글이 독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안겨줄 수는 없다.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글이 매력적이어야 하며 문장들을 통해 독자들과 긴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글은 좋은 문장으로 구성되는 것을 넘어 좋은 이야기로 구성되는 게 더 중요하다.

우리는 어떻게 스토리텔러가 될 수 있을까?
글쓰기 활동은 언제 어디서나 미디어를 통해 펼쳐내는 스토리텔링(storytelling) 과정이고, 훌륭한 저자는 글의 장르와 무관하게 뛰어난 스토리텔러(storyteller)다. 창작자들은 콘텐츠를 통해 자신만의 세계를 창조해내는 존재들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독자들을 즐겁고 흥미로우며, 때로는 감동적이고 지적인 탐험의 여정에 끌어들일 수 있는 스토리텔러가 될 수 있을까. ‘글쓰기는 독자와의 소통, 즉 커뮤니케이션 과정이며 언제나 미디어를 통해 이루어진다는 점’에 집중해 보자.
스토리텔링의 기술을 익히기 위한 좋은 방법은 기자, 작가, 저자들의 사례를 이해하고 배우는 것이다.

기자들의 글쓰기 3가지 원칙에서 시작하자
기자들은 정확성(correctness), 명료성(conciseness), 간결성(clearness), 이 세 가지를 기본 원칙으로 오랜 세월 신문과 잡지, 방송에 뉴스 기사를 써왔다. 이 뉴스 기사 작성 원칙은 신문이란 미디어가 300여 년 이전에 영국에서 출현한 이후 그 오랜 시간 동안 검증된 노하우이다.
하지만 배워 익히기가 어렵지 않다. 객관적 사실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 보도를 중요하게 여기던 미디어들이 지키려던 원칙은 글쓰기에서도 훌륭한 기준으로 활용될 수 있다. 특히 글쓰기를 막 시작하려는 이들에게는 이처럼 단순명료한 기준은 별로 없다. 꼼꼼하게 생각하고 구체적으로 글을 작성한다. 쓰려는 내용을 정확하고 솔직하게 작성하면서 문장을 짧게 쓰려고 노력한다. 횡설수설, 중언부언은 누구나 듣기도 읽기도 싫어하는 이야기이다. 모든 글쓰기의 시작은 여기에서부터 시작된다.

작가의 글 읽기, 글쓰기 훈련의 출발점
소설가를 비롯한 작가와 그밖의 저자들, 즉 창작자의 글을 살펴보는 것만큼 글쓰기 훈련의 좋은 방법은 없다. 이야기 구조를 설계하고 소재와 캐릭터를 통해 스토리텔링하는 작가와 저자들의 글은 창작과 저술을 배우는 이들의 영원한 교과서와도 같다. 뉴스 기사와의 차이는 서정성, 세계관, 캐릭터들 간의 대화 방법, 공감과 재미를 지닌 내용을 예술적 형태로 펼쳐내는 무한한 창조력이 담겼다는 점이다.
다음은 많은 사람에게 한국 소설의 명문장으로 꼽히는 김승옥 작가의 소설 「무진기행」의 첫 단락이다. 스토리텔링의 전형이라는 점을 생각하며 이 소설의 시작 부분 문장들을 읽어보자. 1인칭 관점에서 눈앞에 보이는 광경들을 묘사하고 곁에 있는 사람들의 대화를 서술하면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김승옥 작가의 방식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잊지 말자, 세상 최고의 글쓰기 교본은 소설과 시(詩, poetry)라는 사실을.

김승옥 작가의 소설 「무진기행」의 첫 단락
버스가 산모퉁이를 돌아갈 때 나는 ‘무진 Mujin 10km’라는 이정비(里程碑)를 보았다. 그것은 옛날과 똑같은 모습으로 길가의 잡초 속에서 튀어나와 있었다. 내 뒷좌석에 앉아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다시 시작된 대화를 나는 들었다.
“앞으로 십킬로 남았군요.”
“예, 한 삼십분 후에 도착할 겁니다.”
그들은 농사 관계의 시찰원들인 듯했다. 아니 그렇지 않은지도 모른다. 그러나 하여튼 그들은 색 무늬 있는 반소매 셔츠를 입고 있었고 데드롱직(織)의 바지를 입었고 지나쳐오는 마을과 들과 산에서 아마 농사 관계의 전문가들이 아니면 할 수 없는 관찰을 했고 그것을 전문적인 용어로 얘기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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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옥(金承鈺) 작가_일본 오사카부에서 1941년 출생하였다. 1960년에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불어불문학과에 입학하였으며 재학 중이던 1962년에 단편 「생명연습」이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등단했다. 소설 「무진기행」 은 1964년 <사상계>에 발표된 단편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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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좋은글 감사합니다! 글 잘 쓰고 싶어요 ;ㅁ; 스토리텔링 훈련을 위해서라도 소설을 많이 읽어야겠네요~ (1인칭 소설 너무 좋아요 ㅠ)

감사합니다.

글쓰기가 로망이 된지 수 년이 흘렀건만 한 줄도 시작할 수 없네요 안개속의 무진에 갇힌 주인공의 무력감이 떠오르네요 ㅎ 작가님 팔로우해요

ㅎㅎ 네에. 천천히 그냥 즐기면서 해보세요. 즐거운 설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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