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100] 가끔은 혼자 웁니다
카페 두레 첫해에 우리는 준비할 것이 너무 많았다. 한국에서 사야할 것과 델리에서 사야할 것, 각종 레시피 숙지와 마일리지 카드(ㅋㅋ)프린트까지. 사람도 거뜬히 들어갈 거대한 이민 가방을 사서 온갖 것을 우겨 넣었는데도 개인 짐도 만만치 않게 빵빵했다. 우리는 파일을 보관할 외장하드도 하나 중고나라에서 구매했다. 우리는 말도 안되는 벽돌 크기의, 심지어 콘센트를 꼽아 사용하는 외장하드를 꽤나 비싸게 주고 샀다. 아무리 10여년 전이고 아무리 전자기기에 무지했다 해도 그건 용서될 수 없는 크기였다. 그만큼 우리는 좀 정신이 빠져있었다. 변변찮은 영화나 드라마를 외장하드에 넣어가지 못한 것 또한 당연한 일이었다. 라다크에 도착해서 카페 자리를 알아보고 선택하고, 간판을 손수 만들고, 부엌과 계산대를 함께할 바를 짜며 바쁘게 움직이고 드디어 카페 두레가 오픈했다. 준비까지는 그토록 할 일이 많았는데 막상 문을 열고 나니 손님이 별로 없어 여유로웠다. 드물게 가끔 오는 손님을 맞이하고 나면 카페는 늘 할일없이 조용했다. 그런 하루의 패턴에 지리해 미칠려고 할 때 구원자, p가 일본에서 왔다. 외장하드에 잔뜩 드라마와 영화를 싣고서. tv가 없던 시절, 이사 온 부잣집 친구네 놀러가서 tv를 보는 촌아이들처럼 우리는 그녀의 영상에 열광하며 하루 종일 봤다. 그게 바로 이 드라마, 나쁜 남자이다. 얼마나 과몰입을 했던지 내 이름과 비슷한 여주인공 이름이 불릴 때면 얼굴을 붉혔고 여기에 나오는 노래도 늘상 불렀다. 그 중 가장 많이 불렀던 노래가 이 노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