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100] 봄비
장범준-봄비
비가 온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우산을 들고 나가지 않았다. 늦은 밤, 이웃 아파트의 트랙은 젖어있고 평소보다 운동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비를 맞으며 달리고 싶었다. 꼭 한 번. 언젠가 봤던 만화에서 각자의 불행을 안고 살아가는 젊은 남녀 넷이 자기에게 묻어있는 불행과 우울을 씻으려는 듯 함께 우중 달리기를 하는 모습이 아름다웠기 때문일거다. 내게는 씻을 불행과 우울은 없어서인지, 빗속에서 달리기는 상쾌하지도 아름답지도 않았다. 비가 너무 조금 와서 비를 맞는 기분도 크게 들지 않았다. 비는 머리를 적시는 것보다 신발에 더 빠르고 깊숙히 스며들었다. 발은 빠른 속도로 축축해졌다. 사람이 많지 않아서 뻔뻔하게 마스크를 내리고 뛰었더니 마스크를 거치지 않고 입으로 즉각적으로 들어오는 신선한 공기가 싱그럽다. 봄비 내리는 밤의 공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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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ccessgr.with (75) 4 years a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