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100]바그다드 카페
오늘도 음악으로 영화를 골랐다. 아마 코타로 오시오가 'Loves Cinema'를 써놓지 않았다면 영화 음악인 것도 모르고 지나갔을지도.
덕분에 원곡을 들었고, 그래서 영화도 보게 되었다.
네바다는 언제나 라스베이거스 방문을 위해서나 지나가는 황무지로 묘사된다. 모하비 사막에 자리한 바그다드 카페도 그런 곳이다. 게으른 남편 살, 미혼부 신세이면서 아무 것도 하지 않고 피아노만 치는 아들 살라모, 건달들이랑 놀러다니기 바쁜 딸 필리스, 접객에 의욕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코앵카, 그들을 보는 브렌다는 내내 신경질 밖에 나지 않는다. 그 사실에 항상 푸념을 늘어놓고 마침내는 남편 살을 쫓아내지만, 사실 나머지보다는 나을 뿐 브렌다라고 그렇게 부지런히 경영을 한 것도 아니다. 신경질만 내면서 눈에 보이는 모든 사람에게 잔소리 하는 게 브렌다의 업무다.
야스민도 남편과 헤어졌다. 독일에서 미국으로 여행을 와서 라스베이거스를 가는 도중에 부인을 길에 버리고 가버린다. 갈 곳이라고는 없어서 사막을 대책 없이 걷다가 도착한 바그다드 카페, 뾰족한 수는 없이 일단 머물기로 한다. 남편이 돌아올 때까지 머물 계획이었을까? 그렇지만 남편은 돌아오지 않고 브렌다의 냉대는 심해지기만 한다. 귀부인의 모습을 하고는 온갖 냉대에도 내색하지 않는 야스민. 우는 아이를 달래고, 놀러다니기만 하던 딸을 집에 머물게 하고, 의욕은 없지만 그것 밖에 없다는 듯 피아노를 두들기던 아들이 연주를 자신에게 바치게 만드는 야스민을 보며 브랜다는 더욱 신경질만 날 뿐이다. 여유로운 여행객 처지에, 잘난 듯 구는 모습에 화가 난다.
분명 야스민은 수상하다. 방에는 온통 남자 옷, 귀부인의 행색을 하고는 사막 한가운데 있는 모텔에서 며칠이고 머문다. 도무지 목적을 알 수가 없다. 그렇지만 브렌다는 언제나처럼 야스민에게 신경질을 내다가, 야스민을 수상한 귀부인 대신 한 사연 있는 여인으로 보게 되었다. 그리고 모든 게 시작된다.
항상 꽃과 함께 하는 야스민, 그녀는 사막에 꽃을 피워내듯 바그다드 카페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살라모의 연주는 이제 한량의 시간낭비가 아니라 목적을 가진 연주가 되었고 필리스도 의욕적으로 접객을 한다. 언제나 울어대며 브렌다를 괴롭히던 살라모의 아이도 울지 않는다. 코앵카도 낮잠을 자지 않는다. 대체 정체가 무엇인지 알 수 없던 루디는 화가라는 사실이 밝혀진다. 그리고 브렌다는 이제 신경질을 내지 않는다. 항상 근심 투성이였던 브렌다는 웃으며 노래한다.
사람의 마음이 치유되는 장면은 언제나, 언제나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