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제5도살장
이 모든 일은 실제로 일어났다, 대체로는.
커트 보니것의 <나라 없는 사람>을 읽고 그의 삶에 전쟁이 무척이나 큰 영향을 미쳤음을 알게 되었다. 그가 전쟁에 대해 이야기한 그의 대표작인 <제5도살장>을 뒤이어 읽게 된 것도 그를 더 이해하고 싶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이 책은 한 달 반 가까이 지지부진하게 독서가 이어졌다. 처음 이 책을 읽을 때는 전쟁이라는 것이 오랜 역사 속 일로 느껴졌다. 중간쯤 읽을 때는 설마 러시아가 침공할까?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러나 바람과 달리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그런 때에 읽는 작가가 직접 겪은 드레스덴 폭격 장면이 묘사된 이 책의 끝자락은 어떤 면에선 비현실적으로 멀게 느껴졌지만, 한편으로는 그다지 멀지 않게 느껴지기도 했다.
쏟아지는 뉴스를 (적어도 아직까지는) 안전한 방 안에서 보면서, 전쟁을 눈앞에서 겪은 사람에게 그보다 더 중요한 무언가는 없으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로즈워터는 빌리보다 두 배는 똑똑했지만, 그와 빌리는 비슷한 방식으로 비슷한 위기에 대처하고 있었다. 그들 둘 다 인생이 의미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것은 부분적으로는 전쟁에서 본 것 때문이었다. 예를 들어 로즈워터는 독일군 병사라고 오인하여 열네 살짜리 소방수를 쏘았다. 뭐 그런 거지. 빌리는 유럽사 최대의 학살을 보았는데, 그것은 드레스덴 폭격이었다. 뭐 그런거지.
그래서 그들은 자기 자신과 우주를 다시 만들어내려 하고 있었다. 과학 소설이 큰 도움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