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카사블랑카

in Wisdom Race 위즈덤 레이스4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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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2) 카사블랑카

실용음악과 입시를 준비하면서 어쩔 수 없이 시작한 재즈 공부, 처음엔 난해하고 지루했지만 꾸준히 몇 년간 치고 듣다 보니 점점 좋아지기 시작했다. 대학 입시 실기에는 고사장에서 주어진 코드 진행을 곧바로 연주하는 초견이라는 항목이 있는데, 나는 입시를 앞두고 유명한 재즈곡의 리드싯(멜로디+코드악보)이 모여있는 리얼북이라는 책으로 초견을 준비했다.

As Time Goes By는 ABC 순으로 정렬된 리얼북 앞쪽에 있었고, 나는 리얼북을 처음부터 치곤 했기 때문에 이 곡을 지겹도록 듣고 쳤다. 그러면서도 이 곡의 제대로 된 오리지널 넘버를 들어본 적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 영화 속에서 샘이 As Time Goes By를 연주하는 것을 보고 말로는 설명하기 힘든 복잡하게 얽힌 감정을 느끼게 되었는데, 그중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한참 열심히 공부하던 때에 1950~60년대 재즈를 듣고 느꼈던, 내가 겪어보지 못한 과거에 대한 향수였다.

내게는 악보로만 존재하던 쉽고 단순한 멜로디를 가진 AABA 형식의 무난한 발라드였던 이 곡이, 그 시대를 살던 사람들에게는 어떤 곡보다도 깊은 감동으로 와닿았을 것을 생각하니 뭉클했다. 이 영화를 본 후로 이제는 나도 이 곡을 연주할 때 과거와는 다른 울림과 추억이 생겼다. 아름다운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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