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저녁 무렵에 면도하기

in Wisdom Race 위즈덤 레이스5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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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 - 저녁 무렵에 면도하기

수수하지만 묘하게 눈길을 끄는 제목에 책을 빌려오게 됐다. (물론 그 수수한 문장이 끌리는 이유는 무라카미 하루키라는 이름 때문이었겠지만)

저녁 무렵에 면도하기는 무라카미 하루키가 일본의 여성 주간지 앙앙에 연재했던 에세이를 모아 발간한 책이다. 가볍게 스치는 일상의 모습에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상이 더해진 짧은 글 여러 편이 엮여있다.

나는 가끔 여러 권의 책을 쌓아두고 각각의 책을 어떤 장소에서, 어떤 마음과 자세로 읽을지를 배치해보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 책은 한낮에 깨끗한 시트의 침대 위에 누워 읽는 것이 최고라 느껴졌다.

읽는 내내 별것 없는 소소한 일상이 주는 행복에 푹 젖어 있을 수 있었다. 사소해 보이지만 하나하나 펼쳐보면 특별해지는 우리의 일상. 그렇게 만들어주는 것이 문학이고, 하루키의 힘이고, 또 그것이 우리가 하루키의 에세이를 좋아하는 이유겠지.


저녁 무렵에 면도하기

평소 나는 아침에 한 번 정도 면도를 하지만, 가끔 저녁 무렵에 할 때도 있다. 예를 들어 저녁 콘서트에 간다든가 중요한 사람과 식사를 한다든가 하는 경우다. 나는 저녁 이후로는 거의 스케줄이 없는 농경민족처럼 생활하기 때문에 자주라고는 할 수 없지만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그런 일이 있다. 물론 귀찮다고 하면 귀찮겠지만, 저녁 무렵의 면도는 그 나름대로 분위기가 있어서 ‘자, 이제 외출이다’ 하는 새로운 기분이 든다. 적어도 아침 면도 같이 그저 의무적이고 습관적인 행위는 아니다. 거기에는 일종의 살아 있다는 실감 같은 것이 있다.

싸움을 하지 않는다

세상에서 무엇이 가장 깊은 상처가 되는가 하면, 잘못된 칭찬을 받는 것일 터다. 이미 상당 부분 확신하는 바이다. 그런 칭찬을 받다가 망한 사람들을 많이 보아왔다. 인간이란 칭찬에 부응하고자 무리하게 마련이고, 그러면서 본래의 자신을 잃어버리는 사례가 적지 않다.

그러니까 누군가에게 이유 없는 (혹은 이유 있는) 험담을 듣고 상처를 입더라도, “아, 잘됐어. 칭찬받지 않아서 다행인걸. 하하하”하고 넘겨보시길. 물론 그렇게 생각하기란 좀처럼 쉽지 않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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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경민족처럼 생활” ㅋㅋㅋ 재미있는 표현이네요.

저는 아침에 시간이 없을 때에는 저녁에 가끔 면도 합니다.

나루님도 에세이 한 번 괜찮은 듯 한데요. ^^

 5 years ago 

욕 먹을 때 칭찬받지 않아 다행이네! 하고 생각해봐야겠어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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