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장 참여] 인생 예찬

in #wc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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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큰 일들이 끝나고 나니
주변이 밝아오고

나는
지금
이 새벽에,
세상이 너무 멋져서 견딜 수가 없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세상엔 너무 멋진 것들이 많고
내가 좋아하는 것들도 너무너무 많고
내가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들이 좋아서
어쩔 줄을 모르겠는 거다.

예를 들자면
보는 이와 듣는 이와 읽는 이의 감성을 움직이려고 부단히 노력하는
영화와 음악과 문학들이 있다.

그런데, 그런 것에 옅게 흔들리지 않으려 애쓰고 있는 내가
나는 너무 좋은데다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나를 흔들어 놓는 것들이
이렇게 많이 있다는 게 어떻게 멋지지 않을 수 있나.

나는
확률과 데이터가 이뤄내는 야구의 동선을 좋아하고,
그것들에 지배당하면서도 가끔 그걸 뒤집는 일탈이 만들어 내는 드라마에 열광하고,
그리고 그 일탈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데이터와 확률들을 동경하고...

이딴 개소리로 어떻게 형언한들 표현 할 수 없는 야구의 매력을 너무 사랑한다.

세상은 알폰소 쿠아론이나 구스 반 산트,
양방언이나 한스짐머,
박민규나 김연수 같은 것들로 반짝반짝 빛난다.

하다못해 맷 하딩이나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같은 루저들도
우리에게 얼마나 멋진 선물인가?

이렇듯 세상은 얼마나 풍요롭고 멋진 것들로 가득 차 있나?

지금 이 순간에도 세상 어딘가에는 소름 끼칠 만큼 멋진 일들이
일어나고 있고, 이 모든 것들이 너와 나를 위해 존재하고 있다니.

뻥같지만 정말이다.
250년 전에 태어난 모짜르트도 너 들으라고 '마적'을 만들었고,
나를 갈매기로 만들기 위해 최동원은 84년에 그렇게 공을 던졌고...
톨킨은 왜 시간 쪼개서 반지의 제왕을 써 냈을 거 같나?

나는 봄의 온기가 좋고
여름의 풀벌레 소리가 좋고
가을의 센티함이 좋고
겨울의 그 취이이이 하는 난방기 소리가 좋다

봄에 새로이 누군가를 만날 수 있다는 건,
이 여름에 바닷가를 바라보며 햇볕을 쪼일 수 있다는 건,
가을에 차를 마시며 감상에 젖을 수 있다는 건,
추운 겨울에 따뜻한 방에 앉아 귤을 까먹을 수 있단 건
얼마나 다행인가.

그러니 인생은 얼마나 멋진가.

내 가족과 친지와 가까운 지인들은 당연히 너무너무 사랑하고,
이 세상의 다른 모든 이들.

세상을 억척스럽게 살아가는 너희 모두가 사실은 착하단 거 알고 있다.

지금의 내가 잘살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만 어쨌건 나를 만든 건
너희 모두니까 너희 모두 얼마나 사랑스럽고 고마운지 모른다.

그러니 혹여 지금이 힘들더라도 현재를 살자.
지켜보는 이가 울컥할 정도로 열심히,
정도를 걷거나, 꼼수에 물들거나 혹은 삽질하면서.

그리고 그 모든 것들을 향유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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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사연있는듯한 글씨체.. 멋지네요 ㅎ
보팅,팔로우 하고 갑니다 자주 소통해요

감사합니다. 맞팔합니다

멋진 글 자기 전에 한번 더 보러 왔습니다. 그럼 이만^_^

오... 마치 한 편의 산문시를 읽는 것 같네요. 실제로 시를 쓰신건가요? ㅎㅎ 뭔가 처음부터 끝까지 한 사람의 인생이 흘러가는 흐름을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멋있는 글 잘 읽었습니다 :)

시는 아니고 그냥 새벽감성에 쓴 글입니다. 진심으로 환희에 찼을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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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멋진 글과 그것이 나에게 에너지를 주었어요. 님의 인생예찬! 참으로 감동을 줍니다. 가슴을 움직인 글에 보팅과 팔로우를 하고 갑니다.

칭찬 정말 감사합니다. 좋은 영향 받으셨다니 기쁘네요. 저도 팔로우 했어요

살아갈 희망을 주는 글이네요! 마음이 밝아지는 것 같아요:)

저도 가나님 포스팅 즐겨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인생은 아름답다는 진리를 너무 자주 잊고 사는것 같습니다.
thankslinus님 통해서 다시 한번 일깨우고 일주일 시작해야겠습니다 ^^

감사합니다. 이번주도 화이팅입니다!

글 재미있게 봤습니다^

두기님도 좋은 포스팅 많으시네요. 팔로우 했습니다.

오.. 멋진 새벽 감성입니다. ~
인생예찬
좋은 에너지 받고 갑니다. ^^
또 읽고 싶어 팔로워도 추가요~^^

감사합니다! 맞팔 꾸욱!

멋있는 글이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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