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장 참여] 열대야

in #wc7 years ago

안녕하세요~ 발달러 가나입니다:)
@marginshort 님이 백일장을 주최하신다 하여, 저도 살포시 참여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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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야

내가 잠 못 드는 것은 다 열대야 때문이다. 그렇다고 생각하고싶다. 몸을 뒤척일 때마다 습한 열기가 팔다리를 휘감는다. 끈적한 공기. 작은 창문 너머로 어렴풋이 술 취한 아저씨들의 말싸움이 들린다. 시끄러워. 잘 수가 없잖아. 가뜩이나 더워 죽겠는데.

베개를 고쳐 베고 다시 잠을 청한다. 온 몸에 들러붙어 떨어지지 않는 생각들. 눈을 감으면 오히려 더 선명해지는.
허공에 떠다니는 말들. 부질없다. 지키지 못할, 지키지 못한 약속들. 다 부질없다. 안착할 곳을 찾지 못해 이리 저리 부유하는 이야기들. 너는 기억하고 있는지? 이렇게 흐느적거리며 떠도는 이야기들이 우리의 이야기들이었다는 것을.

술 취한 아저씨들의 목소리들이 멀어져간다. 이 새끼, 죽일 놈이, 어쩌고 저쩌고, 분노에 찬 목소리들이 축축한 골목길 위를 뒹군다. 노란 가로등 불빛 아래서 퉁, 퉁, 굴러가던 목소리들이 쓰레기 더미에 툭 부딪힌다.

사흘 밤을 지새우다싶이 했더니 눈알이 아프다. 오늘은 잠들 수 있길, 오늘 밤만은 꿈도 꾸지 않고 푹 잘 수 있길.
그러나 감은 눈 위로, 생각은 머물 곳을 찾지 못해 끊임없이 흐른다. 후덥지근한 이 밤 또한 흘러간다. 나는 또 몸을 뒤척인다. 달빛 밝은 밤이 더디게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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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망스러운 열대야의 밤이네요. 저도 같이 뒤척거리는 이 상황에서 가나님의 생각에 빠져들었다가, 저 아저씨들때문에 꿉꿉한 현실로 돌아온것같은 느낌입니다. 오늘은 푹 주무셨었길...!

덕분에 푹 잤어요! 감사합니다ㅎㅎ 오늘 아침은 비에 다리가 다 젖었지만, 그래도 시원하네요!

열대야 때문에 잠을 못자는 밤이면 짜증도 섞이고 여러가지 부정적인 기억들도 많이 떠오르는 것 같아요. 저도 옛 생각들이 스쳐지나갑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감사합니다:)

와닿는 글이네요 ㅠㅠ 달빛은 밝고 잠은 안오고

그런 밤이 있죠ㅠㅜ

와..필력이 대단하세요..!.!

아이//_ // 감사합니다!ㅎㅎ

피곤한데 잠을 못 자는 거 정말 힘들죠. ㅠ.ㅠ 낮에도 더위 때문에 지치고.. 더위도 한숨 쉬었다 가길.. 잘 읽고 갑니다.

그렇죠ㅠㅠ 오늘 아침엔 그래도 비가 쏟아지니 시원하긴하네요:) 감사합니다ㅎㅎ

백일장이 있었군요 :)
잠 대신에 밀려 들어오는 생각들을 곰곰히 음미할 여유가 우리에게 있으면 좋을텐데, 다음날 일정을 보면 영 달갑지 않죠 :0
오늘은 갖고 계셨던 모든 피로감이 녹아 사라질만큼 깊은 잠에 드시길 바랍니다!

덕분에 푹 잔 것 같습니다:) 감사해요!

누구나 한 번은 겪었을 열대야를 예쁘면서도 현실적으로 표현하신 거 같아요 제 모습을 투영하고 상상하며 읽었네요 :) 오늘은 잘 주무셨나요?

어제는 그래도 푹 잤어요:) 감사합니다ㅎㅎ

선풍기 하나만 있으면 잠들 수 있는 저는 축복받은 체질이었군요. 빨리 날씨가 선선해지길 바라요!

요즘 너무 습해서 더 더운 것 같아요ㅜㅜ 축복받은 체질이시네요! 부러워요ㅠㅠ

맞습니다. 다 열대야 때문입니다...
제가 살찌는 것도... 잠못들어 자꾸만 야식을 먹기... 때문에... 어흐흑 ㅠ

또르르... 열대야가 잘못했네요. 열대야가 나쁩니다!

좋은 글이네요 ~ 저녁에 잘 보고 갑니다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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