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장 참여] [수필, 잡담, 책] 나의 인생을 되돌아 보며 //"과학혁명의 구조"

in #wc7 years ago (edited)

먼저 백일장 열어 주신 @marginshort 님! 이런 기회를 제공해 주셔서 감사를 드립니다.
혼자 뻘글(?) 을 쓰는것을 좋아해서 해당 내용을 끄적이다가, @marginshort 님의 포스트 스팀잇 백일장 개최 안내 (+감사인사) 를 보고 이 행사에 참여를 하게 되면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이 제 글을 보지 않을까 해서 감히 출사표를 던져 봅니다.


나는 어려서 부터 책을 좋아했고 사색하는 것을 좋아했다. 예전에는 지식을 많이 쌓고 생각(?)을 많이 하다 보면 만물의 이치를 이해하고 먼가 큰 깨달음을 득도하여 나의 육체적 정신적 한계, '인간' 이라는 틀에서 벗어 날 수 있다고 믿었다. 맨 처음에는 종교,신화 부터 시작하여 각종 고대 신화와, 종교의 기원, 다신교/유일신의 역사 를 공부하였고, 주변에 쉽게 접할 수 있는, 교회와 성당에 다니기 시작하였다. 먼가 성실(?) 했던 나는 성경 공부를 정말 열심히 했고, 기도도 열심히 했다. 한 때는 '신부', '성직자' 라는 직업을 동경하고 꿈꾸기까지도 하였다. 절대적 존재인 신을 믿고 그 말에 순종하면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속세의 고민들을 다 있고 구원받을 수 있으리.. 그렇게 믿었었다. 어떻게 보면 단순히 현실을 도피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여 회의감이 들기도 했다. 성경 공부를 하면 할 수록 나는 성경 그 자체의 모순과 주변 종교인들의 이중적인 모습 속에서 회의와 환멸을 느겼다. 그래서 기독교가 아닌 불교나 공부하기도 했고, 유학을 공부하기도 도교도 공부하기도 했다 . 종교는 나에게 어느정도 심리적 안정을 제공해 주었지만 근본적인 나의 질문, 진리에 대해서 답해주지 않았다.

어느새 나는 머리가 커졌고, 어렵게 느껴졌던 철학과 과학이 친숙해지는 시기가 왔다. 그 중에도 나는 과학에 꼳혔다. 이론과 실험을 통한 검증, 합리성, 이성 등으로 무장된 과학의 모습에 빠졌다. 첫 멋 모르던 입문자 초보 시절에는 거의 과학 그 자체를 신봉 하다시피 했다. 그러나 이내 철옹성 같던 과학이론도 틀리기도 하고 모순투성이로 이루어졌다는 것을 깨달았다. 혼란스러웠다. 이것이 이성으로 둘러싼 과학의 진모습인가? 이런 혼돈의 시기에 접한 토머스 쿤의 "과학 혁명의 구조" 는 나의 고민에 대해 어느정도 답을 주었다. (과학혁명의 구조의 내용, 비판점 등에 대해서는 나중에 기회가 되면 다루도록 하자. 1962년에 정식 출판되었으니 60년도 더 된 책이며 관련 논문과 강연도 엄청나게 많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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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과학" 과 "패러다임" 이 개념은 나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즉 지금 내가 공부하고 있는 것들도 후대에 가면 틀린 이론이 되거나 사장되겠지.... 그렇다면 나는 무엇을 공부해야 하는 것인가!

그러나 바쁜 일상 속에 이 고민은 금방 잊혀졌고 나는 과학의 늪에 빠져, 최신 과학 이론에 빠져 어느새 그 길을 걷고, 뛰고 있었다. 길을 걷는 도중에도 많은 생각을 했다. 걸어가고 있는 이 길은 지금 당장 봐도 논란의 소지가 많은 길이기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젊고 유능한 사람들이 뛰어들어 때론 좌절하고 후회하고 포기하면서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이 길이 답일 것이라고 믿고 있는 그 길... 요즘 같은 시기에 나는 더 고민하고 생각하고 있다. 내가 이 길에서 기득권자가 되어 가고 있기 때문에, 혹은 지금까지 투자했던 노력과 재화가 아깝다는 이유만으로, 계속 걷고 있는 것이 아닌지 반성하고 고민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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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때 양서로 읽었던 책이네요. 추억이 새록새록.

저는 요즘도 붙잡고 있어요 ㅎㅎ 언제 봐도 새롭고 신기한 책이더라구요

책 찾아서 다시 한 번 읽어봐야겠어요. :)

고생길인줄 훤히 알면서도 불나방처럼 뛰어들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열심히하는 모습이 대견합니다 ㅎㅎ

그 유명한 토머스 쿤의 저작을 가지고 오시다니 굉장한 안목입니다 ㅎㅎ 글 잘 보았습니다!! 참가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리고 열심히 달려가고 계신 @beoped의 삶또한 응원합니다!^^ 화이팅!

오 이 책 20살 때 도서관에서 큰 맘 먹고 빌렸는데 몇 장 읽고 반납했던 기억이 나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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