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벨로타고 제주일주-8 한라산 구상나무

in #tripsteem5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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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벨로타고 제주일주-8 한라산 구상나무

영웅이나 위인은 살았을 때 보다 죽어서 그 가치를 인정받는 경우가 더 많다. 나무 중에도 그런 나무가 있다. 진달래밭 대피소에서 백록담 사이에서 군락을 이루어 살고 있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에서만 자생하는 구상나무이다.

살아서 100년, 죽어서 100년

내가 이 나무의 고사목을 처음 만난 것은 덕유산 등반에서 이다. 당시 기기묘묘하게 생긴 고사목은 주목이 죽어서 만들어진 것으로 착각했다. 살아있는 구상나무도 멋있지만 죽은 고사목도 마치 조각가 빚어 놓은 듯 아름답다. 덕유산, 지리산에도 일부 있지만 한라산에 있는 군락에는 비교가 안 된다.

2kg 이나 되는 DSLR 카메라를 목에 메고 가파른 산을 오르는 것은 속도를 엄청 떨어뜨리는 행위이다. 몽고병사처럼 속전속결을 좋아하는 나는 가능한 한 빨리 정상을 정복하는 게 잠재된 나의 질주본능을 충족시키는 또 하나의 시도이다. 그래서 산을 오를 때는 어지간하면 배낭에서 카메라를 꺼내지 않거나 잠깐 찍고 바로 배낭에 넣는 버릇이 습관화되어 있는데 여기서는 사정이 다르다.

푸른 구상나무와 고사목이 오케스트라처럼 절묘한 하모니를 이루는 풍경은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한라산이 만들어 낸 아름다움의 극치를 보여 주었다. 그 풍광이 카메라를 배낭에 넣을 시간을 주지 않는다. 광활한 자연을 작은 CCD 상에 담는 것은 조족지혈에 불과하지만 난 큰 화면을 조금씩 쪼개어 수백 장의 조각을 메모리에 담았다.

구상나무

소나무과에 속하는 구상나무는 피라미드형태로 곧게 펴진 늘 푸른 모습, 죽어서도 기묘한 형상 등을 간직해 ‘살아서 100년, 죽어서 100년’이라는 별명이 있다. 늘 푸른 바늘잎나무로 키는 10~15m이다. 한라산 구상나무 숲은 세계에서 가장 광활한 면적을 자랑하는 제주의 보물 가운데 하나다.

그런데 수년 전부터 구상나무가 시름시름 앓더니 말라 죽기 시작했다. 2006년 738.3㏊였던 숲 면적은 2015년 626.0㏊로 15.2% 감소했다. 10년 동안 구상나무 숲 112.3㏊가 사라진 것이다. 태풍에 따른 뿌리 흔들림, 가뭄, 겨울철 폭설 등 복합적인 기상이변으로 구상나무가 말라 죽은 것으로 분석됐지만 아직도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지 못하고 있다. 한라산 구상나무숲 중 고사목이 차지하는 비율은 45.9%로 절반 가까이 된다.

구상나무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서 구상나무를 멸종 위기종으로 지정할 만큼 세계적인 보전가치를 지녔다. 이전 영실탐방로에 시험 식재한 구상나무는 현재 90%이상 생존율을 보여 구상나무 숲 복원 가능성이 높아져 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고 있다.




미니벨로타고 제주일주-8 한라산 구상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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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한라산을 만나보 고 싶네요~~

꼭 한번 가보세요 너무 좋아요.

파란하늘과 구상나무의 모습이 아름답군요
50%정도 고사되었단 말에 안타까웠는데
숲 복원가능성이 높다고 하니 다행이네요 ^^
멋진 작품들 잘 감상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우리의 자연은 후손을 위해서도 반드시 복원해야 할 듯합니다.

엄청나게 무거운 카메라를 들고 등산가신 보람이 있네요!!
사진이 가슴을 뻥뚤리게하는것같아요!!

감사합니다. 무거워도 그만한 가치를 합니다.

구상나무 멋지네요! 저도 옛날 덕유산 종주갔을때 고사목도 정말 멋지다는걸 느꼈었는데...
말라죽는게 지구 온난화 탓이라고 들었는데... 복원할 수 있는건가요?
그렇게 된다면 정말 다행이네요!

복원하기 위한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답니다.

와 정말 멋진 풍경이네요!

감사합니다. 한라산 정말 멋진 곳입니다.

사진들이 참 멋집니다!

스틱도 없이 무턱대고 올랐던 한라산 등산의 추억이 떠오르네요. 귀여운 노루를 만나기도 했었고, 어리목을 오르고 나서는 운해에 압도되기도 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괴석들이 많이 보이는 영실 코스가 가장 좋더군요. 오르다가 한창 힘들때는 직원용/비상용 레일타고 가고 싶더군요.ㅎㅎ

내려와서 회로 식사하면 꿀맛이었네요.

한라산은 당일치기만 가능한게 좀 부담스럽긴 한데, 따뜻한 날에 한번 다시 가고 싶긴 하네요.

한라산 등반 대신 한라수목원 정도로 대체해도 충분히 좋은 곳이었습니다.

노루도 보시고 대단하네요. 전 못봤는데... 아침 일찍가면 충분히 백록담에 갈 수있습니다.

한라산 한번 올라고보고 싶어지는 사진이네요.
구상나무는 늘 사진으로만 보는 것 같아요. ㅎㅎ

시간내어 꼭 가볼 곳중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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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도 좋고 나무도 멋지네요. 예전 지리산 능선에서 고사목들을 보고 감동했었는데 그게 구상나무였나 봅니다.

예 맞습니다. 지라산에도 고사목이 꽤 있죠 구상나무입니다.

이번에 J분 얘기가 없으니 왠지 허전한데요?^^

ㅎㅎ 오늘은 좀 많이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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