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4 오랜만에 서울 1탄
[여행] #4 오랜만에 서울 1탄
오랜만에 한국에 들어왔어요. 한 일주일 된 것 같습니다. 거의 1년 만인 것 같습니다. 열흘씩 올 때는 과감하게 호텔도 지르고 했는데 한 달 정도 있으려니 이래저래 돈도 많이들고 불편하네요. 지인들 몇몇이 집에서 재워준댔는데 제가 덩치와는 다르게 남의 집에서 잘 못자거든요.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제가 주인을 잠못들게 하기도 하고요. 코골이가 우주최강 수준이라서…
그래서 찜질방 투어도 하다가 문득 출발하기 전에 24시간 만화방도 함 가보라는 이웃의 귀뜸이 생각나서 급히 검색했습니다. 장소는 이수역에 있는 "24시간 만화방" 별로 헤메지 않고 찾았어요. 어릴 땐 그렇게 가서 놀고싶은 곳이었는데, 정작 누구의 허락도 없이 갈 수 있는 때가 되니 관심사에서 멀어져 버렸었네요. 완전히 잊고 지내던 만화방이라는 공간. 도전해 보기로 했던 것이죠.
끼니는 물론, 편하게 누워서 잠도 잘 수 있고, 심지워 샤워실도 있어서 아주 좋다는 평이 많은 곳이었습니다. 이수역에서 엄청 가까운 곳이었습니다. 건물을 뛰어 올라가니, 그곳은 비상구랍니다 -_-;
이용해본 적이 없다보니 한참 어리버리 했는데 무심한듯 잘 알려주시는 사장님께 이것저것 물어보고, 샤워실은 그냥 원할 때 들아가면 되고, 수건은 달라하면 줍니다. 면도기나 칫솔 같은 일회용 필수품들을 팔고 있습니다. 내 이를 더럽히느니 일회용 칫솔로 지구를 더럽히지 않겠다는 굳은 의지로 양치지를 패스합니다 라고 말은 했는데 사실은 평소 이를 잘 안닦습니다…
따끈한 물에 샤워 한판하고 나니 11시인데 노곤노곤 합니다. 하지만 찜질방이나 만화방은 실은 코골이 전용방이 아닌이상 불특정 다수에게 심각한 데미지를 입히므로… 엎드려 자는 방법을 택합니다. 물론 그전에 남들이 피곤해서 쓰러질 시간을 노려야 하므로 아직까진 노곤함에 몸을 맡겨선 안됩니다. 역시 오랜만에 너구리 한마리 3천원… 헐
아시겠지만 세상에 라면 보다 맛있는 음식은 왠만해선 존재하지 않죠. 한국라면 구해서 외국에서 먹는거랑, 한국 직산지에서 먹는거랑은 차원이 다르군요. 그릇까지 씹어먹을라 하다가 꾹 마음을 다스립니다. 최후의 국물 한방울 김치 한조각, 물 한방울까지 아쉬운 마무리를 하고 나니 졸음이 더 옵니다. 글을 쓰는건 거의 불가능할 것 같고, 그래도 만화방에 왔으니 예전에 보다 끊어진 만화, '열혈강호'를 빌렸습니다. 넘 오래되서 몇 편까지 봤는지 기억도 안나고 그냥 50-53호를 가져와서 보다가 꾸벅꾸벅… 사진 보니까 59호 네요 ㅋㅋㅋ
의자칸 - 항공사라운지 의지처럼 두꺼운 인조가죽 쿠션이 앞권이며 테이블 위에서 작업하기 좋게 되어 있습니다.
침대칸도 많이 있는데 무릎부터 발까지는 보이는 구조입니다. 커플석은 발까지 가려지긴 합니다만 역시 천장과 입구는 뚫려있는 캡슐 형태입니다.
뚫려있긴 해도 나름 안락합니다. 침대위에 올라 앉아도 머리가 안보일만큼 높은 ㄷ자의 벽, 빛을 차단하기 위해서 가져다 쓰라고 세워둔 스티로폼 판도 있습니다. 이불과 배개는 깨끗한 것 같습니다. 아마 매일 빨지 않을까 싶은데요 여튼 침대가 제법 아늑합니다. 역시 가슴팍에 배개 끼고 엎드려서 뒹굴어야 진정한 만화독서죠.
어느듯 잠이 들었던 모양입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소음공해에 시달렸을지는 생각 안할랍니다. 가끔 너무 심하면 깨우는 사람들이 있는데 엎는걸로 봐선 넓은 공간에서 어느정도 상쇄효과가 있었거나 잘 잡은 자세 덕분에 의외로 조용했는지도 모르죠. 암튼 긴장한 탓에 4시간 정도만 자고 일어나서 한참을 꿈속에서 헤맸습니다.
주섬주섬 챙겨서 밖으로 나오니 비가 내리는군요. 지하철을 타고 돌아가는 중에 갑자기 선물용으로 사야할 저렴한 와인과 커피콩이 떠올랐습니다. 급히 이마트를 검색하니 세상에 이수역에 있었군요 -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작은 지점입니다 - 한 치 앞을 못내다 보고 신용산행 반대열차를 탑니다. 그리고 도착하니 왠걸 10시에 문 연답니다. 갑자기 비가 내립니다. 시간은 7:50분… 또 돌아왔던 그 기차를 타고 용산역에 있는 이마트를 노렸습니다. 그래도 다행입니다. 4호선상에 딱 있으니 내려서 바로 가면 되니까요.
신용산 역에 내리면서 뻘짓은 … 아니 신용산역에서 이수역으로 돌아가던 시점부터 이미 시작되었죠. 그니까 이수->신용산->이수->신용산 이짓을 아침8시 전부터 하고 있던거죠. 외국인도 이렇게 해매지는 않았을겁니다. 신용산 역 2번출구. 몇번을 확인하고 이마트 가까운 2번 출구로 내렸는데 구글지도가 저를 반대편으로 보내버립니다. 애먼 지도를 욕하며 투덜거리며 아무리 걸어도 알 수 없습니다. 출구를 확인하고 또 확인하고...비는 부슬부슬 내리고 사방을 아무리 봐도 이마트가 있을만한 곳이 아닙니다. 오피스 고층건물들만…
20여분을 뺑뺑이를 돌고 나니 벌써 부슬비에 옷이 다 젖어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차분해져야 합니다. 흥분하면 안됩니다. 만고의 진리죠. 어디서부터 일이 꼬였는지 지도와 현지형을 차분히 살폈습니다. 그렇습니다. 구글지도가 저를 반대편으로 보낸게 아니라 저는 진짜 반대에 있었습니다. 신용산역과 용산역이 도로 하나를 두고 둘 모두 2번출구를 따로 갖고 있었던 것이죠. 으레 지하철역 두 개가 만나는 곳엔 한 번호의 출구만 있어야 한다는 선입견에 떨어져 있는 두 개의 역을 하나로 계산한거죠. 오랜만에 서울 오니 안그래도 길치인데 제대로 고생 좀 했습니다.
지하철로 저는 무려 2시간 만에 이수역에서 신용산에 있는 이마트앞에 도착했습니다. 결코 덥지 않은 이 날씨에 비까지 오는데 땀을 흘리고 있는건 저밖에 없습니다.하지만, 비극은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One. More. Thing.
둘째 주 일요일. 그렇습니다. 둘째 주 일요일에 용산점 이마트는 문을 닫습니다.
그리고 월요일 저는 다시 그 험난한 여정을 기억을 더듬어 한 번에 찾아왔습니다. 커피도 샀고, 와인도 샀죠. 그리고 인터넷이 빵빵하게 터지는 스벅에서 - 용산역과 이마트 간판이 커다랗게 보이는 곳 -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한국 여행하시는 분들, 머리가 나쁘면 손발이 고생한다는 옛 부모님들의 말이 증명되었습니다.
허접한 서울 여행기 1탄이었습니다.
여행지 정보
● Seoul, Bangbae-dong, 이수역
trips.teem 으로 작성된 글 입니다.
ㅇㅁ...슬프고 멋지고
순대국이 생각나고
걍 오라는데로 가시죠...ㅎ
정성스런 선물도 구입하는데....ㅋ
지난 겨울 서울, 공항과 지하철 고속버스...
온통 검정색 옷과 머리에 얼마나 놀랬는지요. 95% 정도 였음.
@odongdang님도 순대국? 저도요 ㅋ 순대국만 약 9회, 김밥+라면 약 10회 먹었습니다. ㅋㅋㅋ
ㅋㅋㅋ 멋진 시간 보내셨네요~ 조만간 뵙지요^^
히힛 네~ 제가 내일 외국 나갔다 와야 하는데 갔다와서 뵐 수 있도록 해보겠습니당^^
와~ 한국 들어온지 일주일이나 되셨는데... 이제야 밝히는 건가요? 너무하셨어요~ ㅎㅎ
에구 잠자리가 편해야 하는데... 만화방이라니!!
ㅋㅋㅋㅋ 한국 직산지에서 먹는 라면맛은 어떻게 다른가요?
한달정도면 아직 시간 많이 남았네요! 좋으시간 보내고 돌아가시길 바랄께요~
ㅋㅋㅋ 독거님께 1번으로 연락드려야 하는데 좀 그랬죠? 히히
어렸을 때 만화방은 담배연기 자욱한 곳이었는데, 금연구역으로 지정된 후에는 많이 쾌적해졌을 거 같아요. 만화방 가본지가 오래됐지만, 이제는 어떤 만화가 있는지도 모르겠네요.
@dorian-lee님 휙 날아오셨군요 고맙습니다.^^ 넹 담배연기는 이제 없는 것 같아용~
만화방에 이런 숙식시설이 되어있는건 저도 처음보네요.
항상 귀중품 보관에 신경쓰셔야겠습니다. 자는 사이 슬쩍 가지고 가버리면 찾는게 거의 불가능할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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넵 고맙습니다^^ 오늘은 너무 힘들어서 호텔하나 잡았습니다. 45,000원짜리 ㅋ
응? soosoo 님과 li-li 님이 같은 분인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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넵~ @soosoo는 개인계정, @li-li는 이벤트 계정입죠~ ㅋㅋㅋ
헷갈리실만한 게 신용산역과 용산역은 연결이 안 되어 있다고 생각하기엔 너무 가깝죠. 후에 신분당선 용산 들어올 때쯤엔 세 역 모두 용산역으로 합쳐질 거라는 이야기가 있긴 합니다. 그리고 한국에선 구글지도 쓰지 마세요. 네이버나 카카오 쓰셔야 합니다. 즐거운 한국 나들이 되시길..
그렇군요 구글지도가 좀 안맞는것 같아용 한국에선 확실히… 카카오 써야겠네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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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쩐지 글이 뜸했습니다. 용산에서 욱하실 때 강릉 오셔요. 삼촌~ 조카들이랑 맛있는 거 먹으러 가요. 꼭 욱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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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berrn님이랑 조카들 보고싶긴 한뎅~ 그럴려면 강릉가야겠군요 ㅋㄷㅋㄷ
아놔~ 연락안됨~ 냉큼 오세요. 참고로 빨리 연락해야 숙소 있습니다. 인기폭발 숙소라 나갔을수도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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걍 환영메시지 아니셨나용? ㅋㄷㅋㄷ 저 되게 자주 욱해요~ ㅋㄷㅋㄷ
욱하세요. 언제까지 계세요. 애들이 담주 중간고사라서요. 마치면 조카들 볼 수 있고 아니면 저랑 밥 먹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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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berrn님 알겠습니다. 저 낼 출장갔다 담주에 오는데 곧 욱하겠습니다. 곧 저도 쳐야 하는 시험이 있어서… 고거 날짜랑 애매하면… 여튼 조만간 욱할게욥~
좋아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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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만화방 종종 애용했었는데, 24시간에 이불까지 마련되있는 곳은 또 신세계네요.! 한국에 계신동안 즐거운 여행 되시길 바랍니다 :)
고맙습니다^^ @laylador님^^
오랜만의 추억의 시간 공간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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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여행~ 쓰울~~@bluengel님 항상 화이팅입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