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라이프] 열둘. 방콕의 해변으로 가는 기차

in #tripsteem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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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여행을 자주 와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BTS는 시원하고 빠른 방콕 대중교통 수단이죠. 수쿰윗이란 길을 따라 함께 나 있는 비티엣('비티에스' 아니죠, '비티엣' 요렇게 발음해야 태국식 엣지있는 발음)은 아속역에서 공항방향으로 타고 오다보면 온눗이란 역을 만납니다. 제가 여기서 살기 시작한 2014년만 해도 온눗이 종착역이라고 느낄만큼 기차가 텅 비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온눗역은 사람이 내린만큼 다시 타는 혼잡한 역이 되었습니다.

기차이야기 아니었냐고요? 네 BTS는 기차입니다. 길면 기차~ 이 라인은 원래 베링역이 종착였이었는데 1년 전 쯤 비티엣을 타러갔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마지막 베링역 간판이 쌈롱이란 낯선 역이름으로 바뀌어 있더군요. 역 한개가 더 생겨난 거죠. 그리고 오늘 무려 10개에 가까운 역이 시범운영 된다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습니다. 이제 이쪽 종착역은 베링도 쌈롱도 아닌 케하 (เคหะ) 역입니다. ฯ(빠이얀너이)가 붙어있는 걸 보니 뭔가 뒤에 글자가 더 있는 고유명사군요.

ฯ 가 뭘 의미하는지 궁금하시면 태국어 12탄을 참고하세요~
정체를 찾았습니다. 정식명칭은 케하사뭇빠깐 (เคหะสมุทรปราการ)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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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가도 도착하지 않습니다. 대체 몇 개의 정거정이 그새 열린걸까요. 가는 길에 유명한 방콕의 랜드마크, 창 에라완을 만납니다. 실제로 보면 상당히 거대합니다. 사진이 왜 이따구냐고용? 전철 창에 미세한 햇빛창이 있어서 어쩔수가 없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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쭉쭉 뻗은 도로와 지상철의 지평선이 끝없이 모이며 뻗어나갑니다. 이 시간엔 차도 많이 없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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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를 내려다 보니 알록달록 방콕의 명물 택시들이 모두 빈차(왕, วาง)불을 켜고 나란히 서 있습니다. 위에서 내려다보니 미니어쳐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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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목적지는 사실 새 기차역을 보러 온게 안니라 Suk Ta 다리(สะพาน สุขตา)를 보러 온 것이었습니다. 지도에서 보면 요렇게 생겼습니다. 제법 많은 사람들이 나와있습니다. 아마도 현지인들이 길을 알아도 차가 없으면 여기까지 오는게 만만치 않았을텐데, 케하역이 열리고 나니 많은 사람들이 온 것 같습니다. 뭐 대단한 볼거리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방콕에서 바다를 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즐거운 일이죠. 방콕에서 바다를!

다리 끝에는 식당도 있어서 맛있는 해산물과 태국요리를 파는 것 같습니다. 냄새도 좋습니다. 해외여행을 와서 남는 시간을 괜히 어슬렁거려보고 싶다면 좋은 곳입니다. 하지만 바다특유의 비린 냄새가 전혀 나지 않습니다. 편안하고 여유롭게 노닐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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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갈매기들에게 밥을 주며 사람들은 쌓인 스트레스도 풀고 바닷바람도 쐬고 그렇게 하는 것 같습니다. 케하역에서도 한참 와야 하는 곳이죠. 저 시커먼 놈은 누구냐고요? 네! 비둘기입니다. 시내에서 몇 백마리씩 모여다니며 엄청난 해충과 먼지를 일으키고 똥을 갈겨대는 미운놈들이죠. 쪽수 때문인지 갈매기들 떼 사이에서 한 번 제대로 날개도 펴보지 못하고 저 블럭들을 거의 뛰다시피 해서 이동 중입니다. 역시 나와바리(?)가 없으니 서럽습니다. 미워죽겠던 비둘기를 보며 어떤면에선 좀 고소하기도 하고 어떤 면에선 좀 불쌍하기도 하고 기분이 교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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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 먹이를 준 다음 손을 깨끗이 씻을 수 있게 배려해 두었습니다. 저 대량의 비누 떼는 어릴 때 대중탕에서 대야에 녹이는 것 이후로 처음이군요. 손을 씻고 나니 한결 기분이 깔끔해 졌습니다. @himapan님이 저 비누를 갈매기한테 먹여보자고 하시는걸 겨우 말렸습니다. 잔인한 분입니다. (@soosoo는 천성이 착해서 그런 상상조차 꺼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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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릴 땐 보지 못했는데 오는길에 보니 케하역 입구에 제법 큰 벼룩시장이 있습니다. 언뜻 보기엔 그냥 쓰레기를 모아둔 것 같은데 그 사이로 제법 괜찮은 물건들이 보입니다 대여섯개 들었다 놓고나니 벌써 손이 새카매졌습니다. 그래도 시간나면 쓸만한게 있는지 뒤지러 와야할 것 같습니다. 벼룩시장 좋아하거든요. 하지만 결코 싸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우리도 벼룩시장이 좀 활성화되면 어떨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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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himapan님께 갑자기 끌려나갔다가 더 넓은 방콕을 구경하고 콧구멍에 바람을 쏘인 이야기 였습니다. 새로 오픈한 BTS 케하 사뭇빠깐 역과 쑥따 다리의 주변 이야기였습니다. 특별한 건 없지만 특별한 여행이었습니다. 시간과 체력이 남는 여행자들이 방콕의 바다를 보고 싶다면 추천합니다. (그리고 저 소폭 파워업했습니다. 소곤소곤…)


여행지 정보
● Kheha, Thai Ban Mai, Mueang Samut Prakan District, Samut Prakan, Thailand



[태국라이프] 열둘. 방콕의 해변으로 가는 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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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누조각을 던지면 갈매기가 받아먹을려나요 ㅎㅎㅎ
그리고 집단 공격 ㅎ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갈매기 생각보다 사납다던데.ㅋ

저도 들은 것 같습니다. 못먹을 거 줬다가 갈매기한테 뜯겨죽...

ㅋㅋㅋㅋ 비누던졌다가 아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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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감사드려용~

태국에서 방탄소년단이 있었군요.ㅋㅋ 엣지있게 비티엣!

ㅋㅋㅋ 엣지있게 ~

아직도 오래된 대중 목욕탕은 저 비누 씁니다ㅋㅋㅋㅋㅋ

ㅋㅋㅋ 그쵸? 요새 집에서 씻고 대중탕 잘 안가니 점점 추억이 되는 것 같네요. 역시 한국은 대중탕이죱~

좋은 라이프입니다.

@soosoo님 천성이 착한분 되셨더라구요~~

좋은 분 이시지요.

@himapan 님과 @soosoo 님은 항상 저랑 다른 방콕에 사시는분 같습니다.
같이 차를 마시고 이야기를 나눌 친구가 많치는 않아도 있는데...
@himapan님과 @soosoo님이 소대해주시는곳을 같이 갈친구를 찾는게 쉽지 않네요ㅜㅜ 한국에 다들 가버려서;;; BTS가 더 길어졌다니, 어떻게든 한번 타봐야 겠습니다요~~ ^^

저도 힘들었습니다. @himapan님이야 뭐 방콕 구석구석을 누비고 다니시니 어케 따라 가겠습니까~ 저도 끌려나가서 그렇지 저기까지 혼자 갔다오라면 에효...

안녕하세요~ 맨처음 팔로우 해주셨는데 이제야 인사드립니다~ ^^
태국에 거주하시나봐요~ 영어관련글도 올리시는것 같구요
저도 태국인 친구가 있어서 반갑기도 하구요.
종종 들러 단어 하나라도 눈에 넣어보도록 하겠습니다 ^^

안녕하세요~^^ @sklara님 저도 @sklara님 유럽사진들 잘 보고 있답니다. 넹 방콕에 살고 있습니다. 영어랑 태국어는 공부하는 족족 올리고 있습니다. 포스팅이 안올라오면, 공부 안하고 있다는거죠. 태국인 친구 있으시군요 우앙~ 외국인이나 외국살고 있는 친구가 있다는 건 정말 좋은 일이죠~ 자주 뵙겠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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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룩시장 돌아다니면 정말 재미있죠...

맞습니당 역시 벼룩시장만한 쇼핑이 또 없죵~

방콕 지도 펴놓고 공부좀 해야겠네요
해변으로 기차여행이라니~!!

4년 살았는데 방콕에서 바닷가 갈 수 있다는 거 처음 알았습니다. 물론 행정구역은 사뭇쁘라깐이긴 하지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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