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슈쿠 체험 [Kameyama, Otsumago, Japan]

in #tripsteem5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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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숙소 카메야마가 있는 오쓰마고(大妻籠, Otsumago)와 우리의 목적지였던 쓰마고 (妻籠宿, Tsumago)에도 현대식 설비를 갖춘 호텔은 아예 없다고 마을 공식 홈페이지에 나와있었다. 그만큼 전통적인 모습이 잘 보존된 마을이라 바로 그 이유로 관광객이 몰려오기도 하지만 관광객들도 그에 따른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이 마을에서 가장 큰 하나야 여관과 오쓰마고 마을 입구 모습

가장 큰 불편함은 화장실과 욕실이 공용이라는 점이겠지만 개인적으로 크게 불편하진 않았다. 일본 영화 등을 통해 일본 문화에 익숙하신 분은 잘 아시겠지만 욕조에 물을 받아 온 가족이 차례로 같은 목욕물을 사용하는 일본의 목욕문화는 정말 생소하다. 예전에 작은 교토라 불리는 쓰와노에 갔을 때도 민슈쿠(民宿, minshuku)에 묵어본 적이 있는데 그곳도 이곳 카메야마도 민슈쿠에는 이런 목욕문화가 남아있었다. 물론 전편에 잠깐 소개해드린 이 마을에서 가장 좋다는 하나야(Hanaya) 여관도 마찬가지이다.

숙소에 들어갔을 때 가장 눈에 띄었던 건 이런 화로 같은 시설이 거실 한가운데 놓여있는 거였다. 쓰와노에 갔을 땐 못봤던 거라 이 지역만의 전통인 건지? 자세한 건 잘 모르겠다.

나중에 다른 곳에서 보니 아직 나무를 연료로 사용하는 집도 있었는데 우리 숙소의 경우 숯을 구입해 사용하고 있었다.

예전에는 저 고리에 주전자나 냄비를 매달아 요리를 하고 물고기에 달려있는 줄의 길이를 조절해서 요리할 때 화력의 강약를 조절 했다고 한다. 우리 숙소의 경우 저 장치가 고장이 나서 실제로 어떻게 줄을 조절하는지는 보여주지 못하셨다.

이 모든 이야기는 우리 옆방에 숙박했던 미국인 노부부를 통해 알게 되었는데 할머니가 일본계 미국인 이셔서 일본문화에 익숙하시기도 하고 숙소 사장님과의 통역을 담당해 주셨기 때문에 가능했다.

사장님의 추가설명에 의하면 고리가 달려있는 물고기는 소나무로, 연통처럼 보이는 기다란 것은 대나무로, 대나무 안에 들어가있는 긴 막대는 매화나무로 만들어져서 복을 기원하는 의미라고 한다. 물고기는 tai라는 물고기라는데..사전을 찾아봐도 모르겠다. 이 물고기도 복을 기원하는 의미이다.

우리의 개인 거실쯤 되는 공간에 놓여있던 코타츠, 요즘은 우리나라 인터넷 쇼핑몰에서 판매하기도 한다.


코타츠

코타츠 전체를 찍은 사진이 없어서 구글에서 빌려왔다. 밖에서 추위에 떨다 들어가 코타츠 안에 발을 넣고 따뜻한 차를 마시면서 함께 제공되는 과자를 먹다보면 행복이 멀리있는게 아니라는게 느껴진다 ^^

코타츠가 놓여있던 개인 거실과 연결된 방이 침실인 셈인데 보시다시피 이중문도 아니고 유리문에 커튼을 치는 것 만으론 산속마을의 바람을 차단하기엔 부족했다ㅜ; 이 숙소에서의 모든 것이 생각보다 훌륭해 친구도 나도 만족스러웠는데 방 공기가 너무 차가웠던게 가장 아쉬웠다.

사진 왼쪽에 살짝 보이는 종이 상자에 유카타와 그 외 칫솔 등 개인 세면용품이 담겨있었는데 유카타 위에 입는 겉옷을 뭐라 부르는지 모르겠지만 그 겉옷에 털이 달려있어서 우리는 그 털옷을 입고 잤다 ^^;; 아마 입고자면 안되는 옷일텐데 추워서;;어쩔 수가 없었다.

가장 훌륭했던 건 숙소에서 제공하는 저녁과 아침식사였다. 산속마을이라 식당도 없을뿐더러 있다 해도 일찍 문을 닫기 때문에 숙소예약 시 식사를 반드시 포함시켜야 하고 식사를 제외한 숙박만 가능한지는 잘 모르겠다.

숙소예약 후 숙소후기에 올라온 사진을 보고 사실 전혀 기대를 하지 않았었는데, 우리나라 한정식만큼은 아니지만 종류도 많고 모든 음식이 훌륭해서 감탄하며 먹었다. 여느 일본 음식처럼 간이 세지 않고 음식 재료의 맛을 살리는 건 기본이고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먹어본 일본 가정식 중 거의 탑에 속할 정도로 사장님의 음식 솜씨가 훌륭했다.

투숙객은 우리와 옆방의 미국인 노부부 포함 총 4명이었는데 함께 식사하며 (비록 엄청 버벅거렸지만;;) 유쾌한 대화를 나눈 것도 큰 양념역할을 했다. 여행지에서 만나면 흔히 나누는 어디를 다녀왔는지 이후 어디를 갈건지 등의 대화를 하다가 내가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의 배경이 된 히다후루카와에 갈 생각이라고 하자 (방문 예정일에 비가 와서 결국 못가고 말았다 ㅜ;) 할아버지 눈이 반짝이며 목소리 톤이 높아지셔서 왠일인가 했더니 알고 보니 애니메 광팬이셨던 것이다.

나는 특히 애니메만을 좋아하는건 아니라서 미국, 일본 애니메이션 중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애니메이션만 보는 편이긴 하지만 저녁식사 내내 그리고 다음날 아침식사까지 이어졌던 두 분과의 애니메이션, 그림, 여행 관련 대화가 이번 여행이 즐거웠던것에 큰 몫을 했다.


여행지 정보
● Otsumago, 나기소마치 나가노현 일본
● Kameyama, 1304-2 Otsumago, 나기소마치 나가노현 일본
● Hanaya, 1811 Otsumago, 나기소마치 나가노현 일본
● Tsumago, 나기소마치 나가노현 일본



민슈쿠 체험 [Kameyama, Otsumago, Jap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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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JJM 화이팅~!

일본산골 생활의 면모를 알게된 알찬 여행 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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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가지로 정말 재미있는 여행이었습니다~ ^^
감사합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

아기자기한 예쁜 마을이네요~
가보고 싶어지네요~^^

이 마을 보다는 다음에 소개해 드릴 마을은 정말 강추드립니다!
감사합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

매일 1포스팅 보팅남깁니다. 편안한 밤되세요~
오늘도 디클릭!

항상 감사합니다~ ^^
편안한 주말 밤 그리고 내일도 행복한 일요일 되세요!

베로니카님 그림보다가 들렀어요. 풍경이 정겹네요. ㅎㅎ.

들러주셔서 감사합니다~ ^^
저희가 갔을땐 좀 추웠는데 베로니카님께서 더 정겨운 풍경으로 그려주셨더라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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