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낚.시.(화천산천어축제)

아들이 언젠가부터 낚시를 가자고 합니다.
어느 만화에서 본건지,
어느 아이가 자기 아빠랑 낚시 간 걸 자랑하는걸 들은건지,
도시어부에서 본건지 모르겠지만 낚시를 가자고 합니다.

그런데 어쩌죠. 전 낚시 장비가 하나도 없습니다.
그래서 생각해 낸게 얼음낚시죠. 쉽잖아요.
안그래도 요즘 화천 산천어 축제가 한창이죠.

저는 부산 삽니다.
화천까지는 거리가 대략 450km 정도 됩니다.
운전해서 갈라치면 5시간 걸립니다.
아이랑 함께 가니까 중간중간 쉬어가면서요.

그래서 새벽에 출발합니다.

요즘 차에는 스마트 크루즈 기능이 있어 다행입니다.
핸들에 손만 걸치고 있으면 알아서 운전합니다.
덕분에 새벽에 좀 덜 피곤했네요.
그렇게 달리고 달려서 도착했습니다.

바로 앞 눈썰매장엔 별로 없는데,
뒤에 낚시터에는 아침부터 사람이 바글바글 합니다 정말.
금요일 아침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열기가 장난이 아닙니다.

입구 앞에 낚시용품점에서 낚시대(5,000원)를 두개를 사고
표(어른 1인 15,000원)를 끊어 입장합니다.

호기롭게 자리잡고 앉아 포즈를 잡았으나...

낚시터에 구비되어있는 T형 쇠막대기로 구멍을 파고나니
너무 더워서 패딩을 벗게 되더군요.
물론 5분만에 다시 입긴 했습니다만..ㅋ

구멍을 팠으니 낚시를 시작해 봅니다.

사뭇 진지합니다.
알려준 방법대로 낚시대를 오르고 내리고 합니다.
물고기가 곧 올라올거라는 기대에 차 있습니다.
하지만 올라오지 않습니다.

아들이 연신 묻습니다.
"아빠 물고기 언제 와?"
"이리 줘봐, 아빠가 해볼게"

아빠가 해도 안올라와요ㅋ
보다못한 엄마가 해본답니다.

엄마가 해도 안올라와욬ㅋㅋㅋ
슬슬 지쳐갑니다.
아무리 해도 물고기가 안올라와요ㅋㅋㅋㅋㅋㅋ
건드리지도 않아요.

구멍을 노려보며 집중해서 낚시해보지만
절대 안올라와욬ㅋㅋㅋㅋㅋ
그래도 자존심이 걸린 문제라 더더욱 집중하며
낚싯대를 휘둘러봅니다.

그러다 문득 고개를 돌려보니....

아아 이미 지쳐버린 아내와 아들이
의자에 걸터앉아 세상 잃은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5시간째 빙판 위에 있었으니 그럴만도 합니다.

하지만 전 2시간은 더 해야겠다고 했는데도
이제는 그만하잡니다...ㅠㅠ
제 자존심도 가족이 힘들다는데 무쓸모죠.
접었습니다.

5시간이 걸려서 온 화천에서 5시간만에 낚시를 접고
춘천으로 갑니다.......

이미 나온 뒤에 춘천에서 현지인분들에게 팁을 들으니
낚시바늘이 360도방향으로 달린 삼발이를 써야 잘 잡힌다고 하네요.

산천어가 메탈지그(미끼)를 무는게 아니기 때문에
삼발이로 지나가는 산천어를 낚아 채야된답니다. 헐...

그리고 떡밥을 몰래 가져와서 구멍에 넣고는
다가오는 산천어를 낚아채는 사람이 많다네요.
아무리 물고기를 잡고 싶다지만 그러면 안되겠죠?
비양심,비매너입니다. 내가못잡아서그렇다는건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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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 정보
● 대한민국 강원도 화천군 화천읍 화천산천어축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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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낚.시.(화천산천어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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