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에서 생긴 일]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

in #tripsteem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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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


로마가 대제국을 건설할 수 있었던 이유는 군대의 빠른 기동력 때문이었습니다. 사진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로마는 마을을 가로질러 말과 마차들이 달릴 수 있는 도로를 현대의 도로와 비슷한 수준으로 건설해 놓았습니다. 자세히 보시면 인도와 차도의 단차를 두고 건설하여 효율성을 극대화 한 것을 알아 챌 수 있으실 거예요. 도로의 아랫부분은 모래와 자갈로 채워 투과성을 높였고 별도의 배수로를 설치하였기 때문에 비가 내려도 물이 고이지 않아 말과 마차의 진출입이 자유로웠습니다.

이렇게 건설된 도로는 군대의 기동성을 극대화 시켰고, 이탈리아 반도뿐만 아니라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대륙을 관통하는 광활한 영토를 점령할 수 있는 배경이 됩니다. 점령지 곳곳에는 도로가 만들어지게 되었고 넓고 반듯한 도로는 “로마의 길”이라 불리게 되요. 거미줄처럼 복잡해 보이던 길들도 로마의 길로 들어서면 결국 로마로 통할 정도로 도로가 건설되었고, 이를 보고 많은 사람들이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라고 말하기 시작합니다.




로마를 여행하는 내내 느낀 점이 있다면 저와 아내님을 제외한 모든 이탈리안, 여행객들은 왠지 모르게 여유가 있어 보인다는 것이었습니다. 저희는 여행 계획을 세울 때부터 15개월의 아이를 데리고 가는 것이기 때문에 빡빡한 일정을 세우지도 않았고 언제든지 아이의 컨디션에 따라 일정을 조정하자고 협의가 된 상태였기 때문에 상당히 여유 있게 여행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다른 사람들을 보니 꼭 그런 것 같지만은 않더라구요. 여행을 하면 할수록 하나라도 더 보고 싶은 그런 욕심 때문에 처음 의도와는 달리 여유가 없어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로마에서 보내는 마지막 날은 제대로 된 여유를 즐기자고 아내님과 의견을 나눈 후 목적지를 정하지 않고 발 닿는 곳으로 걸음을 옮겼습니다. ^^

사부작사부작 걸음을 옮기다가 나무 그늘이 공원을 잘 덮고 있는 곳이 보이길래 잠시 멈춰선 뒤 휴식을 취했어요. 흙장난을 하는 아이와 함께 너른 흙바닥을 도화지삼아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뭐라도 하나 얻어먹으려고 기웃거리는 닭둘기(우리나라만 있는 게 아니었어요!)를 쫓아다니기도 하고, 인상 좋아 보이는 할머니와 까꿍 놀이도 하면서 마음껏 여유를 즐기고 있었습니다. 한적한 벤치에 앉아 아내님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제대로 된 여행의 여유를 즐겼죠. 한참을 쉬다가 주위를 둘러보니 높은 언덕 위로 멋진 건물들이 보이길래 올라가 보았더니 바로 캄피돌리오 광장이었습니다.

고대 로마의 발상지는 7개의 언덕으로 알려져 있는데 캠피돌리오 광장은 그 중 하나입니다. 광장으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상당한 수(108계단 정도?ㅎㅎ)의 계단을 걸어 올라가야 하니 마음을 단단히 먹고 올라가세요. 계단을 걸어 올라가기가 조금 힘들 수도 있지만 확실히 높은 곳에 올라 내려다보니 로마 시내가 한 눈에 들어와 경치가 상당히 좋았습니다. 멀리서 다가오는 먹구름도 잘 보였구요(또 비 오겠네 ㅋㅋㅋㅋ).

광장에 올라서면 당장이라도 출전할 것 같아 보이는 멋진 기마상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로마의 오현제(다섯명의 현명한 황제) 중 한명인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입니다. “팍스 로마나”라고 불리는 로마시대 최고 번영기의 주역인 그는 현명하고 어진 정치를 펼쳤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정이 많고 자비로워서 항상 백성들을 먼저 생각하는 성군이라는 기록이 있고 “명상록”이라는 철학적 에세이를 남길 정도로 스토아 학파를 대표하는 철학자이기도 합니다.
혹자는 당시 로마의 경제 상태가 최고조였고 재정적으로 안정되어 있는 시기였기 때문에 정치와 침략에 집중할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져 있어서 누가 황제가 되었더라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그런 완벽한 조건 속에서도 나라를 말아먹는 군주들이 많았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아주 훌륭한 군주였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캄피톨리오 광장과 건물의 디자인은 미켈란젤로의 가장 뛰어난 건축 작품으로 꼽히고 있는데 광장의 중앙을 장식하기 위해 라테라노에 있던 아우렐리우스 기마상을 옮겨다가 화룡점정을 찍었다고 합니다. 아마도 '미켄란젤로 역시 그를 존경하는 마음으로 옮기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파치야~”

한참 동상을 구경하고 있는데 누군가 저의 이름을 부르는 것처럼 환청이 들렸어요. ‘주변에 한국 사람도 없는데 한국어가 들리다니 나도 참 귀가 어떻게 됐나’ 라는 생각에 시청사와 박물관도 마저 둘러보려고 자리를 옮기려는데...

“파치야~”

으잉? 한 번 더 환청이 들리는 거예요.
아내님은 오빠 혹은 애칭(비밀입니다;;)으로 부르기 때문에 제 이름을 부를리가 없는데 참 이상한 일이였죠. 그런데 그때 아내님이
“오빠. 저기 XXX오빠 있어.”
라고 말하는 게 아니겠어요. 무슨 소린가 하고 아내님이 가리킨 곳을 봤더니 글쎄 제 친구가 떡하니 서 있는 것이었습니다!!!

소오름!!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더니! 로마 한 복판에서 친구를 만날 줄이야! 2년 정도 만에 만나는 것이었는데 어찌나 반가운지 몇십년만에 만나는 사람마냥 즐거웠습니다. ㅎㅎ 돈도 잘 버는 놈이 최저비용으로 배낭여행을 왔다길래 든든하게 밥도 사 먹이고 서로 사진을 찍어주면서 이것저것 챙겨줬네요. 갑자기(?) 비가 쏟아져 하루 일정을 접어야했기에 친구의 입장에서는 이곳저곳 돌아보지 못하는 아쉬움이 컸겠지만 저는 소기의 목적이었던 여유 넘치고 행복한 하루를 보낼 수 있었습니다. ^^;;

다음 일정이 친구는 북쪽, 저는 남쪽이여서 아쉬운 작별을 하고 1년 정도 드문드문 연락을 하며 지냈습니다. 제가 한국을 귀국을 하고 며칠 후 만났는데 글쎄 제가 돌아오면 주려고 가족들과 함께 찍은 사진들을 자석으로 만들어서 선물로 주더라구요. 추억을 고스란히 담아 놓은 생각지도 못한 선물에 또 얼마나 감동을 받았는지 ㅠㅠ 지금은 저희 집 냉장고에 잘 붙여놓고 밥 먹을 때 마다 보면서 추억을 회상하고 있습니다! ^^


오랜만에 보고 싶은 사람, 가끔씩 그리운 사람, 아니면 우연을 가장하더라도 한 번쯤 보고 싶은 사람이 있으신가요? 그렇다면 지금 당장 로마로 떠나보세요. 모든 길을 로마로 통하니까요~^^(억지스러운 마무리 뭐지? 아몰랑!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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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에서 생긴 일]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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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에서 친구라니..나는 나고 자란 이곳에서도 아무도 안마주치는데ㅋㅋ

ㅎㅎㅎ 나도나도!!

다들 피하는게 아닐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별똥별이 또...?

사실 허언증이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재미나게 잘보고갑니다

둘째 낳기전의 여행이라 더 젊으셨네유.
여행지에서 친구를 만난 것은 기마병상보다 더 기념비적인 일입니다. 왜냐? 동상은 그 나라 것이지만 친구는 내 것이기 때문이죠. ㅎㅎ

좋은 말씀 새겨듣겠습니다.
친구들에게 더 잘해야겠네요 ㅎㅎ

살인미소보소......

정말 기적같은 만남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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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포스팅: 신용하 서울대 교수의 "독도 인터넷 독본" 무료판매

널리 공유되기를 희망하며, 참여에 감사를 드립니다.

기적처럼 친구를 만나고 선물을 받고 마음이 엄청 따뜻해지셨을꺼 같아요~
좋았던 이탈리아 여행을 더 뜻깊게 만들어주신거 같기도 하고~
글에서도 따뜻함이 너무 좋습니다. 아내님이라도 불러주시는 호칭도 전 너무 좋습니다 ^^ (제가 아내님도 아닌데 왜 좋은건지요 ㅋ)

와국에서 우연히 친구를 만나면 정말 반가울 거 같아요. 지구촌 이라더니 정말 세상은 좁구나 싶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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