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투자연구소 개판된거 보고 오랜만에 장문의 메모를 남김..

암호화폐가 한창 상승 추세일 때, 버핏은 암호화폐가 실체 없이 가격만 오른다고 경고를 했습니다. 그러나, 디시인사이드를 비롯해서 암호화폐 투자자들의 커뮤니티에서는 일제히 버핏을 조롱했습니다.

'퇴물 노인네.'
'저 영감도 이젠 끝물.'
'시대를 읽을 줄 모르는 영감'
'운 좋아서 돈 좀 번 운빨 투자자'

등 온갖 조롱섞인 글이 올라왔습니다. 그렇지만 버크셔헤서웨이는 변함없이 승승장구 중이고 그때 버핏을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조롱하던 암호화폐 투자자들은 거의 다 깡통을 차고 사라졌습니다.

근 2~3년 동안 주식시장은 특이하리만치 오르는 종목만 오르고, 오르는 종목만 또 오르는 장세였습니다. 유동성 파티의 막바지에 암호화폐로 차트 좀 보는 사람들까지 시장에 유입되면서 가치투자연구소에도 많은 사람들이 유입되었습니다.

신기할 정도로 투자 좀 한다는 고수들이 죽을 쑤고, 막 입문한 사람들이 주식을 사기만 하면 수익이 나는 장세가 몇년간 이어졌습니다.

그 사람들이 수익이 난게 잘못은 아니지만, 굳이 가치투자연구소까지 들어와서 회원들을 싸잡아 조롱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가치투자는 퇴물 투자법 아니냐?'
'아직도 PER, PBR 붙잡고 딸딸이 치고 있냐?'
'요즘 같은 장에도 수익 못내면 ㅄ이지 뭐냐?'

와 같은 온갖 조롱섞인 글들이 올라왔습니다.

이제 진짜 가치투자자들이 기다리던 시장이 왔습니다. 아마 잘 하시는 분들은 요즘 주식 조금씩 줍느라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비정상적이었던 시장이 정상화 되는 과정이고, 마구잡이식 급락 이후에는 다시 밸류에이션 따라가는 장세가 돌아오겠죠.

그런데, 가치투자자들이 싼 주식 많아져서 매수할 종목 많다는 이야기를 다른 곳도 아니고 이곳 가치투자연구소에서 쓰는게 뭐가 그리 잘못된건지 모르겠지만,

"다른 사람들은 주식 떨어져서 고통스러운데 너희는 즐겁냐?"
"타인의 고통에 공감할 줄 모르는 사람들은 악마다.."

따위의 글들이 올라옵니다. 묻지마 상승장에서 묻지마 투자로 수익 내시던 분들이 이제는 입장이 바뀌어서 저런 이야기를 하시고 계시는데 조금은 어처구니가 없네요. (자신들이 가치투자자들에게 했던 짓은 생각 못하고..)

시장 급락으로 가투소도 예전처럼 정화가 좀 됐으면 싶습니다. 썰물시기이니 팬티 안 입으신 분들은, 괜히 자기 방식대로 투자 잘하고 계시는 성실한 가치투자자분들을 조롱하거나, 자기 주식 떨어진다고 시비걸지 말고 조용히 사라지셨으면 싶습니다.

기업분석이고, 밸류에이션이고, 투자철학이고 뭐고 다 무시하고 상승추세라고 기세 좋게 비싼 가격에 주식사서 큰 손실 입어놓고선, 엄한 가치투자자들 탓, 엄한 공매도 탓 하는 모습들을 보니 정말 어이가 없어서 실소를 금치 못하겠습니다. 투자하다보면 손실 입는 것도 당연한건데, 그것 조차도 인정하기 싫어하는 분들이 많으신 것 같구요.

시장 밸류에이션이 낮아지길 힘들게 오래도록 기다린 사람도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