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타

퇴근 후 도서관에 공부하다가
편의점에 들러 간단히 요기 하는데
중년부부가 기계가 끓이는 라면과 도시락을 준비하는 게 보였다.
아마도 기계가 끓이는 라면을 처음 접하는 듯 보였다.
아이들처럼 즐거워 하는 그들을 보면서
나는 지금 이곳에서 무얼하고 있는지 현타가 왔다.
가족들과 보내야할 소중한 시간을 허비하고 있는 건 아닌지
자격증을 딴다고 뭐가 달라지기는 할지
앞으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 수 있을지
여태껏 의심하지 않고 믿고 달려왔던 앞길에
보이지 않던 유리벽이 나타난 기분이었다.
어째든 올해 남은 마지막 시험까지 열심히 해봐야겠다.
나중에 후회를 하더라도 포기하고 후회하기보다는 그편이 나을 것 같다.

그나저나 라면이 무척이나 맛깔나게 보인다.
젠장… 햄버거 하나로는 부족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