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쉼터’ 와의 우연한 오랜 인연은 어쩌든 또 이어지는가 봅니다.

in #social-innovator7 years ago (edited)

인연은 어쩌든 이어 지는가 봅니다. 분주하다는 이유로 조금 소홀해진 미안함이 자꾸만 쌓이고 있던 터인데, 몇 년째 들어오던 ‘집을 비워 달라는데 갈 곳이 없어서 걱정’이라는 소리에 늘 마음 쓰였지만 그 기간이 길어지면서 그래도 주인이 봐주는 갑다 했던 것이 이제는 더 이상은 도저히 안되겠던지 결국 기관이 유지하던 쉼터를 더 이상 운영할 수 없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CA36DEA8-43E1-41A2-AB97-556D8082B7AE.png

용산역 건너 지금은 엄청난 건물들이 들어서 당시 형편을 전혀 감 잡을 수 없는 후미진 골목 막다른 집에서 2010년 어느 날 이옥정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당시 그 곳은 이옥정 공동대표가 30년에 국내 최초 성매매 피해 여성 쉼터를 운영하면서 ‘막달레나공동체’를 설립하였고, 이후 2010년 용산의 집창촌 개발을 위해 철거된 이후에도 성매매와 성폭력에 노출된 여성들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며 다시 한 차례 청파동으로 이사를 하게 되었고, 결국 지난 달 청파동에서 이사하면서 새롭게 시설기준에 맞는 곳을 구할 수 없어 ‘쉼터’는 문을 닫게 된 것입니다.

9AE0DBA0-0E33-4A1B-86D6-5B6E98408033.jpeg

첫번째 집보다 세련되고 넓지는 않지만 마당이 있어 좋았던 저도 한 때는 자주 찾던 곳입니다.


2010년 어느 날 다급하게 ‘서울’에 ‘성매매 피해 여성들이 포주를 피해 숨을 곳’ 찾아내라는 친구의 연락을 받고 전화번호 하나로 ‘막달레나공동체’의 공동대표인 이옥정 선생님과 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이후 일자리를 잃은 언니들과 용산경찰서 근처에 ‘동고리’ 국숫집을 내면서 너무나 퍼주어 망해 먹으며 이사로 참여했던 제게 들은 잔소리가 평생 들은 것보다 더 많다며 엄살하시던 인연까지~~~

94030ED6-38FE-4C68-A578-6A21B49D8D0F.jpeg

‘막달레나의 집’은 국내 최초로 설립한 성매매 피해 여성들의 쉼터이자 ‘친정집’ 이었습니다. 그 곳은 또한 10대 가출 여성들을 위한 그룹 홈의 역할도 감당했습니다. ‘막달레나’ 그 곳에서 일하는 분들과 또 그 곳 쉼터에서 쉼을 이어가던 ‘언니’들과의 관계는 그 후로 오랫동안 이어졌습니다. 오늘은 그 곳에서 만났던 분들과의 아쉬움으로 다 써내려 갈 수 없겠지만 언제든 또 다른 날 그 긴 인연의 실타래를 풀어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보렵니다.

CC8FE551-64B6-417F-A860-CD74D1BCD716.jpeg

C94DD7D1-0F0A-4707-8406-538650DA9320.jpeg

생전의 김수환 추기경님도, 서울시장님도 좋아해 준 곳 입니다.

종교가 배경이 되는 ‘막달레나’란 성녀의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자료를 붙입니다.

** ‘막달레나’는 예수의 제자이자 기독교의 성인. 그간 기독교의 남성 중심적인 분위기에서 제대로 인정을 받지 못했으나 성경 복음서에 따르면 항상 예수 그리스도의 옆에 있었던 여성으로, 루카 복음서에는 예수 일행의 한 사람으로 언급된다. 원래는 과부로, 그녀의 몸에 들린 일곱 마귀를 예수가 퇴치하였다고 한다. 막달레나라는 이름은 아람어 '마그달라(מגדלא)'에서 유래하며, 현대 히브리어로는 '미그달(מגדל)'이라 한다. 2016년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그녀의 기념일이 축일로 승격되었다. (출처: 나무위키)

또한, 막달레나 공동체가 30년 성매매 여성을 위한 쉼터를 더 이상 운영할 수 없게 된 사정이 마침 보도 자료가 있어 붙입니다.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828377.html

막달레나와의 최초 인연을 거슬러 올라가 보면, 2000년과 2002년 두 차례에 걸쳐 전북 군산시 대명동과 개복동에 소재한 집창촌에 화재가 나면서 감금되어 있던 성매매 여성들이 사망한 사건과 관련이 있습니다. 당시 수사 과정에서 감금되었던 일부 여성들을 서울 쉼터로 급히 이송해야 했었고, 마침 그 새벽에 행정 일을 수행하던 친구의 전화 연결이 닿았던 제가 운이 좋게? 차편으로 007 작전을 펼치며 피해 여성들을 쉼터로 이동시키고 이후 짐을 옮겨주는 과정을 도우면서 시작된 인연은 차마 오늘 포스팅으로 밝히기 어려운 일들이 많았습니다.

CACB1B2C-A22C-43AA-82AF-6E36D58BF5AE.jpeg
085B10FE-7B30-4192-AB9C-357B1AB8D3BB.jpeg

저와의 인연을 이리 묶어 버렸습니다.


그 오랜 세월 모든 ‘언니’들의 큰언니 그리고 대모가 되어주신 사단법인 막달레나공동체 이옥정 공동대표를 저는 선생님으로 부릅니다. 뭐든 손에 잡히면 못해내는 일이 없고 누구에게나 친구가 되어주고 말과 행동 어느 하나 낯선 구석이 하나도 없는 ‘세상 모든 이들의 벗’인 선생님의 삶은 제14회 가톨릭사회복지대상(사회봉사 부문)을 수상으로도 충분히 설명되고 남음이 있고, 늘 한결 같은 마음으로 몸과 마음 사리지 않고 어두운 사회에 소금의 역할을 감당해 주셨습니다.

742BFF20-9BFB-4663-A3A0-C5E4154FFAED.jpeg

사단법인 막달레나공동체는 올해부터 수십년 이어오던 서울 용산의 쉼터는 더 이상 운영하지 않지만, 가출과 성폭력, 성매매, 위기 상황에 놓인 10대 여성 진료소와 성매매 예방 교육, 상담 사업으로 ‘서울시립청소녀건강센터 나는 봄’의 운영기관으로 존재감을 살리면서,

저 역시 새롭게 위기 청소녀들을 도울 계획을 세우며 다시 연을 이어가게 될 듯하고, 무엇보다 그간 몇 차례 유관 기관의 워크숍의 응원단으로 참여하면서 살펴온 진정한 쉼터 기능을 간간히 해오던 강화도 한적한 또 다른 쉼터가 나이 든 60∼70대 성매매 여성을 지원하는 새로운 사도직을 수행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접하며 서운한 마음을 누르며 곧 반가운 이옥정 선생님께 세배하러 갈 준비를 하고 있답니다.

** 위 주제와 관련한 포스팅은 앞으로 social-innovator와 연계성이 있음으로 태그를 사용하였고 사진자료는 구글 이미지에서 얻어 왔습니다.

6D737246-7D6F-4248-B62E-3789068E1984.jpeg

Sort: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개소리를 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래도 여자를 이해해주는 사람이 여자고 여자를 돕는 사람은 결국 여자더군요.

아쉽게도 막달레나 쉼터가 운영할 수 없다니..
어떻게 개인적으로라도 후원을 하고 싶은 심정이에요.

무슨 일이 있어도 세상에 버림받지 않았다고 말해주고 싶고
누군가 한사람은, 아무 연고도 없는 사람이라도
너를 생각하고 너를 위하고 너를 지지하고 너를 안아주고 싶다고 말해주고 싶네요.

풀보팅하고 갑니다.

@yourhoney님 말씀처럼 그렇게 응원했어야 했고, 지금도 그리해야 합니다. 다시 이어지는 이 끈끈한 인연에서는 진심으로 말씀처럼 말해주고 생각하고 위로하고 안아주며 실천하고 싶습니다. 응원 고맙고 감사합니다.

세상에 이렇게 좋은 일을 하시는 분들이 계시기에, 따스함을 잃지 않고 희망을 꿈꿔보게 되나 봅니다. 미경님도 정말 대단하시고 존경받아 마땅하십니다.^^

아이고~~@Jhani 님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아끼지 않고 넘치게 응원해 주시니 항상 늘 감사드립니다.~^^

응원합니다!

응원, 감사합니다 ~^^

정말 다양한 활동에 멋지다는 생각 밖에 안드네요
이번 강추위에 건강관리 잘하시고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아~! 강추위 정말 무섭네요~^^
오늘은 직원 결혼식이 있어 일찍부터 움직여야 하는데 여전히 추운가 봅니다. @yanpankil27님 즐거운 주말 되시길요 ~**

멋지세요!!!이말 밖엔..

그리 여겨 주시어서~ 고맙습니다. @sunnyy님~^^

Please upvote back my post and follow back me @hery0823

소셜 이노베이터! 잘 기억하겠습니다!

네~~ 고마워요.~^^
참여도 환영합니다.

제 직업이나 역할에서 할 수있는 일을 한번 강구해보겠습니다^^

사랑 받아야 할 나이인데 포주가 잡으러 온다니ㅠㅠ
이옥정 선생님은 여장부의 포즈가 느껴 지네요...
해야 할일들이 많은데, 스티밋이 모든 사람에게 희망을 주는 곳이
되면 좋겠써요 ^^ 아주 어릴적 김수환 추기경을 뵌적이 있써요
대방동 성당에서 인가?
small-red-falling-hearts-pattern-animated-gif-2.gif

참 많은 사연들이 쌓인 곳입니다.
언제든 하나씩 풀어내고 싶습니다.
@euni님, 즐거운 주말 기원합니다~!

Fantastic post friend greetings

글 하나하나 올라올때마다
선생님의 능력과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가늠이 안되는군요. 항상 새롭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 좋은 일을 하시는 모습 대단합니다..
국수집이 잘되어 조금 더 길게 쉼터를 운영했으면 좋았겠지만 아무래도 착한 분들은 퍼주게 되나봅니다.
금요일 마무리 후 주말을 잘 보내길 기원합니당!

그러게 말입니다. 원가의 개념을 설명하고 맞춰보라 하면 맛있고 건강한 음식이 최고이니 맛으로 승부 내야한다고, 고급진 재료 땅땅 불어넣고 육수 푹푹 고아대고 그 큰 손으로 푹푹 덤을 퍼주면서 안살림까지 흠집낸다며 잔소리하는

제게 늘 옥정 샘 표현을 빌리자면 제가 한 잔소리만큼 퍼준게 잘못이라며 엄살하곤 하셨답니다.

Coin Marketplace

STEEM 0.17
TRX 0.15
JST 0.028
BTC 60274.16
ETH 2339.61
USDT 1.00
SBD 2.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