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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악플러

in #sct5 years ago (edited)

저는 인터넷 실명제에 관해 찬성과 반대 중 어느 하나를 고르라면 반대 쪽에 가깝습니다.

한 번도 악플을 달아본 적 없으나, 실명제가 도입된다고 하더라도 과연 확연하게 혐오 발언이 감소할지에 관해서도 의문입니다. 그나마 자신의 이름을 걸고 활동하는 페이스북조차도 많은 이가 실명을 쓰지만 혐오 표현이 가득하니까요. 또한 아이디를 도용하여 다른 이의 이름으로 악플을 달 일도 많아질 것 같습니다. 지금도 빈번하게 일어나는 해킹을 보자면, 이후 그 이름으로 공개적인 사이트에서 혐오 발언을 일삼게 된다면 그의 잘못이 아님에도 사회적으로 이미 매장당한 뒤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실제로 인터넷실명제가 지방선거를 앞뒀던 2002년부터 한동안 시행된 적이 있었으나 지속적인 단체의 반대 청원으로 인해 2012년 헌법재판소가 위헌 결정을 했죠. 익명성이 보장되기 때문에 인터뷰이가 솔직하게 갑질을 당했던 경험을 터놓을 수 있는 것처럼, 의견을 제시하는 사람들도 익명성이라는 장점이 있기에 거침없이 어려운 정치적 주제에서도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또 사회적인 지위나 나이를 넘어서 모두가 익명 아래 평등하게 피력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죠. 압박 받지 않고 말할 수 있는 건 민주주의 토대를 세우는 것이기도 하고요. 아마 실명제로 댓글을 써야한다면 모두가 블랙리스트에 오를까 쉬쉬하게 될 것 같아요.

사이버 범죄에서 가해자를 추적하는 건 수사기법으로도 가능하니 모두가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당할 필요는 없어보입니다. 그렇기에 "이름이 보이면 악플을 안 달거야"라며 실명제를 바로 도입하는 건 무리가 있어 보이고요.

악플을 다는 사람들은 자기 신원을 드러내는 것에 고민하지 않는다. 자기 권리라고 생각하기 때문 - 한상희 건국대 교수

저 분이 말씀하신 것처럼 오프라인에서도 빈번하게 일어나는 혐오 표현을 고려한다면 이름이 있으면 뭐 어때, 하며 오히려 당당하게 나오는 이들도 있으리라 생각해요. 극단적으로 인터넷 실명제를 도입하기보다 차별금지법 제정에 힘을 들여야 한다는 의견입니다. 19대 국회에서는 발의가 되었으나 20대 국회에서는 현재 발의조차 되지 않죠. 혐오표현은 반드시 사라져야 하니까요. 인터넷 실명제보다는 혐오와 차별 발언을 금지할 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뒤늦게 글이 길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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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읽다보니 공감가는 부분도 참 많은 것 같습니다.

악플을 다는 사람들은 자기 신원을 드러내는 것에 고민하지 않는다. 자기 권리라고 생각하기 때문 - 한상희 건국대 교수

이것도 정말 문제 중 하나네요..
악플을 다는게 권리이긴 하겠지만, 상대방의 배려가 있어야 할 부분일텐데 말입니다.

제가 볼 때 페이스북이 실명으로해도 악플을 달기도하지만, 아마 비공개 혹은 계정삭제를 통해서 본인을 숨길 수 있어서 일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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