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렴 선형 보상" 은 현재 문제 해결에 도움이 안된다.

in #sct5 years ago (edited)

오늘 스팀잇 재단에서 나온 글입니다.

Improving the Economics of Steem: A Community Proposal

한글 번역본은 @ayogom님께서 이미 작성해 주셨습니다: 스팀의 경제 개선 : 커뮤니티의 제안

이 포스팅에서는 3가지 제안 중 첫번째인, 선형 보상에서 수렴 선형 보상으로의 이동 부분만을 다루겠습니다.


자세한 식이나 수치를 다루기에 앞서서, 일단 이 보상 공식을 바꾸려는 이유부터 알아봅시다.

재단측의 주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스팀파워의 수익 극대화에만 관심이 있는 사용자는 신중한 큐레이션을 통해 플랫폼에 이익을 주는 대신 셀프 보팅이나 보팅봇에 임대를 주곤 합니다. 수렴 선형 보상으로 변경할 경우,

  1. 더 적은 수의 포스팅에 보팅이 집중되게 인센티브가 주어질 것이고, 그러면 이렇게 비생산적인 (counterproductive) 한 행위가 더 잘 보일 것이다.
  2. 다수의 계정으로 스팀파워를 나눠서 대응할 수 있으나, 이럴 경우 수익률이 악화될 것이다.

이런 이익 추구 행위를 막을 수는 없으나, 수익률을 낮출 수는 있다.

이게 왜 현실성이 떨어지는지, 그리고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는지 이제 분석해 보겠습니다.


이렇게 이름도 어려운 수렴 선형 보상에 관한 제안은 이 글에 별도로 설명되어 있습니다: 링크

이게 무슨 소리인지 이해하려면 일단 "수렴 선형 보상" 부터 알고 가야 합니다. 그러면 그 전에, 선형 보상과 초선형 보상에 대해서 먼저 알아야 합니다.

"선형 보상" 은 f(x) = x 로 이해하면 됩니다.

내가 받은 보팅들의 "스팀파워" (엄밀히 말하면 rshares 수치이지만, 스팀파워라고 이해해도 큰 문제 없을 것이기에 이 글에서는 rshares와 스팀파워, 스파를 같은 의미로 사용하겠습니다) 에 비례해서 보상이 책정됩니다. rshares가 2인 글은 1인 글보다 2배 더 보상을 받는거죠. 지금의 스팀잇 보상 체계가 이렇습니다.

"초선형 보상" (superlinear) 은 f(x) = x^2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rshare가 2인 글이 1인 글보다 2배 넘는 보상을 받는 겁니다. 대표적으로 스팀잇 초기의 제곱보상이 있죠. 제곱보상의 경우 rshares가 3인 글은 1인 글의 보상의 3^2 = 9배를 받게 됩니다.


대부분의 경우, 선택안들은 장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면 선형 보상과 초선형 보상의 장단점 이라고 주장되는 것들은 무엇일까요? 간단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선형 보상의 장점: 이해하기 쉽다. 보상이 정비례하므로 "공평" 하다.

  • 선형 보상의 단점: 다계정으로 스파를 나누어서 셀봇을 많이 하거나 보팅봇을 쓰기 쉽다.

  • 초선형 보상의 장점: 한 계정으로 스파를 모으게 유도하므로, 그 계정의 행동만 "감독" 하면 된다.

  • 초선형 보상의 단점: 스파가 적은 계정들의 보팅들이 의미가 많이 줄어든다.


그래서 두 보상 형태의 장점을 합한 것이 "수렴 선형 보상" 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글쓴이가 예로 든 것은 f(x) = x^2 / (x+1) 형태입니다. 이 형태는, 초기에는 초선형 보상과 비슷하다가 x가 커질수록 선형 보상에 근접하게 됩니다. 그래프로는 이렇지요 (@ayogom에서 가져옵니다):


Source : https://steemit.com/steem/@vandeberg/reward-curve-deep-dive

빨간색 : n^2
파란색 : n
녹색 : n^2 / (n + 1)
분홍색 : n log( n )

빨간 선과 같은 초선형보상은 스파가 커질수록 스파당 보상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지며,

파란 선과 같은 선형보상은 스파의 크기에 무관하게 스파당 보상이 일정하며,

초록이나 분홍 선과 같은 수렴 선형 보상은 스파가 작을 때는 초선형 보상과 비슷하고, 스파가 커지면 선형 보상 형태에 수렴합니다.


자, 그럼 이게 왜 현실성이 떨어지거나 오히려 해가 될 수 있을까요?

1. 스파가 낮은 유저들의 보상을 더욱 줄인다:

수렴 선형 보상은 초기에는 초선형 보상과 거의 같습니다. 달리 말해서 스파가 낮은 범위에서는 보상이 더 줄어듭니다. 스파 1과 10이 예전에는 보상이 1:10이었다면 이제는 1:100이 되는거죠. 구체적인 변수 값들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겠지만, 기본적으로 이 형태가 되면 스팀잇 초기 진입 뉴비들이나 스파업 안한 분들은 보상이 정말 0에 수렴할겁니다. 실제로 제곱보상일때 스팀잇을 겪으셨던 분들은 아마 잘 아실듯.

2. 한 계정으로 스파가 모여서 그 계정의 행위만 감시하면 되면, 그 계정의 행위를 제제할 수 있는가?

특정 계정의 행동을 제제하는 것이 옳고 그른지는 둘째치고, 제제를 하는게 옳다고 하더라도, 지금 보팅봇이나 고래 계정(버니라던가...) 들의 행위를 몰라서 못 막고 있나요? 이건 눈가리고 아웅입니다. 상당수의 증인들마저 보팅봇 사업을 하거나 셀봇 또는 부계정들을 이용한 사실상의 셀봇을 하고 있는 판에 말이죠.

3. 보팅봇이나 보팅풀 형태를 오히려 장려합니다.

내가 1만 스파를 가지고 있고, 나는 수익 극대화에 관심이 있다고 합니다. 이럴 경우 보팅풀에 합류하는것이 (보팅봇도 일종의 보팅풀이므로 보팅풀에 대해서만 논하겠습니다) 지금보다도 더 이익입니다. 간단한 예로 1만 스파를 가진 사람 10명이 모여서 스파임대로 10만 스파 계정을 하나 만들고 그 스파 계정에게 하루에 한번 10만 스파짜리 풀봇을 받는 것이, 각자 1만짜리 스파로 셀봇 10번 하는것보다 수익률이 더 좋으니까요. 지금 선형 보상 형태인데도 각종 형태의 보팅풀이 넘쳐나고 성업중인데 (참고로 저는 이게 맞고 틀리다는 이야기를 할 생각은 전혀 없으며, 저도 참여하고 있는 스팀엔진 각종 토큰들은 지금으로는 보팅풀과 크게 차이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되면 더더욱 보팅풀이 늘어날 것이고, 그러면 스파가 적거나 신규 유저의 경우 더욱 받을 보상이 줄어들게 될 겁니다.


보상의 불공평함, 아니 보상이 최적화되지 않은 방식으로 ("최적화" 의 개념도 애매한데, 스팀 가격의 상승 또는 지지, 아니면 유저 수의 증가를 의미한다고 하겠습니다) 분배되고 있기에 이를 고치려는 시도는 좋은데, 문제는 적어도 이 "수렴 선형 보상"은 현실성이 없고 오히려 다른 문제를 생기게 하거나 기존 문제를 악화시킬 것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이해하기도 힘들죠. 룰이 뭔지를 알아야 논의를 할텐데, 룰 자체도 이해하기 힘들면 이건 그냥 아웃입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봅시다. 사실 선형 보상이 아니면, 대부분의 경우 "어뷰징" 이 존재합니다. f(x)=x^2 같은 초선형 보상의 경우 보팅풀을 장려한다고 위에 썼었지요? 초선형 보상의 반대인 f(x) = sqrt(x) 같은 형태는, 계정 쪼개기로 어뷰징이 가능합니다 - 1만 스파 대신에 100스파짜리 계정 100개로 서로 돌려가며 보팅하면 됩니다. 이건 어쩌면 "활성 유저" 를 늘리기엔 좋을 수도 있겠군요.

이 중간에 있는 이런저런 형태도, 변수에 따라서 최적값이 달라질 수는 있으나 결국 특정 스파를 보유하는게 가장 이익이 되는 구간이나 지점이 존재하고 (예를 들어서 1000스파), 그러면 딱 그만큼의 스파를 보유하게 부계정들로 쪼개거나 아니면 여러 계정들을 합해서 그만큼의 스파를 보유하는 보팅풀을 만드는 "어뷰징" 이 가능하죠.


"공평" 하게 보상을 나누는 것은 기본적으로 존재하기 힘든 것이지만, "신규 유저 영입" 이란 목적조차도 달성하기 어렵게 하거나 고래들에게 가는 보상이 더 커지는 형태로 바꾸려는 이유는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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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전부터 예로 들었지만 스팀잇은 mmorpg입니다
Smt로 나아가는 지금은 보통 게임들이 유저 감소를 겪으면서 길드위주의 콘텐츠에 집중하는 시기입니다
소위 말하는 고인물 화 되어가는 거죠
결국 수익(스팀시세)를 유지 혹은 상승 시키려면 보상을 몰아서 더 경쟁을 부추기면 가장 간단합니다
이 과정에서 개인이 가지는 가치는 더욱 줄어들고 구간별 격차는 더 벌어지니 인구는 더욱 감소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거죠
유일한 해결책은 기존 유저의 힘을 약화시키는 것이나 이건 그대로 멸망을 뜻하니 아무 해결 방법도 없습니다

전에 mmorpg에 비유해서 쓰셨던 글이 인상깊었습니다.

Mmoprg의 경우도 악순환을 막을 방법은 없는 것이지요?

mmorpg에 대한 개인적 견해가 있긴 하지만 너무 길어질것 같은 관계로 담에 풋살 끝나고 얘기 함 해보죠 ^.^

매우 기대됩니다. 어제도 그렇고 다음달까지 개인적 사정으로 못나갈듯해서 슬픕니다... ㅠㅠ

크흑... 이럴수가.. ㅠ.ㅠ

슬프게도 와우처럼 정액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이 아닌 대다수의 페이2윈 구조에선 답이 없는 상황입니다
얼마나 덜 악랄하게 착취하냐 아니냐의 문제겠죠

고견에 대한 감사의 뜻으로 소정의 보팅을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glory7 님 ㅎ
설명을 너무나 잘해주셔서 오늘의 제 큐레이션의 풀봇은 이글에 드립니다 ^^
써주신대로 피라미에게 너무 안좋은건 아닌가 싶기도하지만, 그렇게라도 스파업을 한다면... 긍정적으로도 볼 수 있지 않을까요 ㅎㅎ

좋은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이렇게라도 스파업을 하게 만들면 좋은 것..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고견에 대한 감사의 뜻으로 소정의 보팅을 드립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어려운 개념인데 알기 쉽게 설명해 주셔서 술술 읽혔네요.
과연 현재 시행하기는 탈이 많은 제도인것 같습니다. 각자의 생각이 있겠지만 신중한 검토가 이루어져야 할 것 같아요.

워낙 의견이 분분하기에 아마 또 다양한 의견들 대잔치만 하다가 끝날 것 같습니다. 장단점이 각각 있기에..

고견에 대한 감사의 뜻으로 소정의 보팅을 드립니다.^^

고견에 대한 감사의 뜻으로 소정의 보팅을 드립니다.^^

스팀은 많은 부분에서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런 개선이 블록체인의 원래 의미인 탈중앙화라는 관점에서는 참 힘든 부분이라 생각됩니다.
탈중앙화는 지향하지만 실제로는 철저한 자본주의의 논리로 힘쎈 고래들에 의해 좌지우지되어 가는 모습이 보여서 안타깝습니다.
그런 부분에서 많은 고민을 하시며 분석을 해주신 글에 풀보팅 드립니다. ^^

고견에 대한 감사의 뜻으로 소정의 보팅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탈중앙화가 되서 그런지 오히려 약육강식의 정글이 되어가는듯해요.

개념이 상당히 어렵네요.
위의 댓글 처럼 점점 고인물화가 되어갈까봐 두렵습니다.

공론의 장이 필요하네요.

개념이 복잡해지면 그걸 쓰는 혜택이 커야 하는데.. 이건 그럴지 의문입니다.

고견에 대한 감사의 뜻으로 소정의 보팅을 드립니다.^^

보상체계 변경이라는 것은 정말 core요소인 만큼 많은 유저들이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재단도 많은 생각을 하며 변경해야 할 것 같구요.

SCT 첫날 큐레이팅에 풀봇을 부르는 포스팅들이 보이네요~ :-)

보상체계 변경은 쉽지 않을겁니다. 논리도 애매하고 기존 유저들의 반발도 있을거고..

또 beta도 땐 지금 체계가 바뀌는 것이 더 이상할 것 같기도 합니다 :-)

고견에 대한 감사의 뜻으로 소정의 보팅을 드립니다.^^

스팀 가격이 내려가면서 조금은 내려놓구 있지만..
스팀잇도 조금씩 변화에 발맞추어갔으면 하네요

나름 전보다는 노력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나마 다행이지요.

고견에 대한 감사의 뜻으로 소정의 보팅을 드립니다.^^

스팀잇의 유지를 위해 신규 유입보다 기존 고래급 유저들을 붙잡는 것을 재단이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이제는 SCOT으로도 보팅과 보상이 가능하니 정책에 따라 어떤 결과가 나올지 궁금해집니다.

좋은 지적이십니다. 이런 정책들은 대부분 증인이나 고래의 이익에 맞춰져 있고, 포장을 어떻게 하느냐만 달라 보입니다.

선형보상은 45도 기울기의 우상향 그래프 아닌가요? 보상 방식의 변화는 거기에 맞은 대응 방안이 나오기 때문에 큰 의지가 없을 듯 합니다. 커뮤니티가 지향하는 바를 반영하면 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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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저 그래프는 marginal 스팀파워 증가에 대한 보상 증가분을 나타낸 것일겁니다. 스파 1 늘때마다 보상이 느는 정도. 그래서 선형의 경우 그냥 수평 직선...

말씀처럼 보상 변화가 어떻게 되던 거기에 맞는 "최적화" 가 나오기에, 결국 커뮤티니티가 지향하는 바로 가야겠지요.

아. 증가분이군요. 그럼 상수 값이 맞겠네요.

이건 진짜 눈 가리고 아웅하기이고, 저자 50/큐레 50인
반반 무많이나 시도해봤으면 좋겠습니다 ㅎㅎ

반반 무마니를 처음 시도한다는 점 하나만으로도 스판은 가치있는 프로젝트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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