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잡기] 만화책인 줄 알았다가 놀란 <비수기의 전문가들>

만화책인 줄 알았다.
글자도 얼마 없어 보이길래
명절에 지친 마음을 가다듬어 볼까하여
도서관에서 솔직히 성의없게 골랐다.

그랬다가 감짝 놀랐다.
이런 책이 다 있었다니...
내 독서의 일천함이여.

저자 김현민씨가 현재 리스본에서 거주한다고 써 있어서
영화 <리스본 행 야간열차>가 떠올랐다.
아직 포르투갈에 가 보지 못했고 언젠가는 그곳에 갈 날이
있겠지 생각하고 있는 어떤 나라다.

그곳에서 방랑자처럼 2년을 살았던 혹은 살고 있는
남자의 예술에 관한 낙서같은 글인데, 원래 아포리즘은
낙서에 박혀있기 일수다.

헨리 밀러 덕에 학교를 그만 두고 있는 돈 다 털어서
한국을 떠났는데 도착한 나라는 단위 면적당 기인이 가장
많다는 포르투갈이다.
화자(저자)는 시와 예술과 자유에 대해 생각한다, 모든
예술가가 그렇듯이.

시니컬한 독백이 그런데 예사롭지 않다.
만화도 좋다(자꾸 눈동자를 그려 넣고 싶게 만드는 캐릭터).
도망자, 초심자, 떠돌이, 그의 친구, 성자, 비둘기, 아이,
산책자, 시인, 구경꾼, 환자, 죄인, 탐정들, 끝?
소제목에 그림을 넣고 시적이면서도 굉장히 주관적인
독설이 이어진다.

단군신화에서 체제에 순응한 곰이 아닌 뛰쳐나간
호랑이의 아류인 '퀭' 처럼 굶주리면서도 길들여지지 않는
야성을 꿈꾸는것 같다.

암튼 현대 예술에 대해 아는 척 하고 싶다면
이 책을 권한다.
아울러 만화 속 여행자 가방에 들어 있던 책이 로베르토
발저의 <산책자> 였던 것이 꽤 반갑다.

누워서 읽다가 벌떡 일어나게 한, 현학적이면서도
생각거리를 던져 주는 책.
바로 이 책이었다.

Experts of Low Season/김한민 지음/ 2017/워크룸 프레스/1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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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 이제는 주주들에게까지 손을 쓰고 있나;;;;

^{내가 이러려고 국내기업에 투자했나 자괴감이 들어;;; 싶은 생각이 절로 들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