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잡기] 오랜만에 읽는 중국소설 <석류나무에 앵두가 열리듯>

in #promisteem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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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이나 서점에 가면 일본 책들이 상당히
많이 번역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유명 작가 작품은 출간되기도 전부터
예약이 된다는 얘기를 들은 것도 같고.

그러면 중국 소설은 어떤가.
내 경우 부끄럽게도 노신 이후 <허삼관 매혈기>에서
멈춰있다. 하여 맘 먹고 중국 소설책을 들었다.

<석류나무에 앵두가 열리듯>은 짐작하듯 일이
엉뚱한 결과를 가져왔다는 속담이다. 석류나무에서
앵두가 열릴 까닭이 없잖은가.

소설 줄거리는 이렇다.
판화는 인구 1500여명 관좡마을의 지부서기 즉
촌장이다. 그녀는 마을을 관리하기 위해 새벽부터
밤까지 최선의 노력을 기울인다.
문제는 강력한 산아제한 정책을 비웃듯 임산부가
자꾸 생긴는 점이다. 잘 설득해 유산을 시키고 정관
수술을 받게 하는게 가장 골치아픈 일거리다.

마침 촌장 선거도 다가오는데 하필이면 쉐어라는
여인이 세째 아이를 임신 사실이 들통나자 숨어
버려 마을이 발칵 뒤집힌다.

판화는 여인을 추적하는 한편 재선을 위해 외부 자금을
유치하려고 애쓰고 현과 성의 고위급에게도 책잡히지
않으려 죽도록 노력한다.

그러나 사방에서 자신을 견제하려는 움직임을 포착했고
심지어 직원인 칭수, 샹성도 촌장 출마를 기획했던
것으로 드러난다.

판화를 가장 실망시킨 것은 신임했던 여비서 사오훙의
배신이었다. 그렇게 찾아 헤맨 임산부에게 식사를
공급해 왔고 그런 인정어린 면과 추진력으로 마을
사람들의 신임을 받아 판화를 제치고 신임 촌장으로
선출된 것이다.

한마디로 판화가 당의 강령대로 움직인 석류라면
융통성과 합리적 판단을 갖춘 사오훙은 앵두였던
것이다. 판화는 씁쓸하게 물러나는 시대였다.

시골을 배경으로 했으나 중국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는 소설이다. 적나라한 욕과 성적인 대화는
두고라도 인물들이 생생하고 재밌어서 폭소를
자아낸다.

중국인들은 이야기를 직접적으로 하지 않고
속담이나 인용구를 먼저 꺼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긴 그 많은 인구의 저마다 다른 지적 정서적 환경을
고려할 때 귀에 박히는 경구가 효과적이긴 하겠다.
역대 주석들이 유명한 말을 많이 남긴 이유다.

또한 이익을 남기는 일이라면 역시 중국인들을
따라잡을 수 없을 듯 하다. 우애보다는 실리다.
그러면서도 때론 놀라울 정도로 군자론을 펼친다.

이 소설은 '중국 사회의 문을 여는 열쇠'라는 평으로 독일에서 엄청 인기가 있었다고 한다. 2008년 메르켈 총리가 독일어 번역본을 원자바오 총리에게 선물했다 한다. 과연 서양인들에게 열쇠가 되었을까, 우리에게도 어려운 중국인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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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ㅎㅎ

도잠님 서평을 정말 잘쓰시네요!!
너무 감칠맛이 나 책을 사지 않고 못베길 것 같습니다 ㅎㅎ
중국책은 삼국지에서 멈춰있는데 꼭 봐여겠어요

어이쿠... 과찬이십니다.ㅎㅎㅎㅎ
들러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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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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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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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즐거운 월요일 보내세요.

중국이기에 가능한 소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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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습니다. 중국도 역시 가까운듯 묘한 나라입니다.

중국은... 좀 어렵죠...
역사가 길고. 워낙 큰 나라라...
그래도 그나마 우리가 중국을 좀 아는 편일듯 한데...
우리가 인도에 대해 아는 것처럼 유럽은 중국을 보지 않을까요???

일리있는 말씀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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