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트북스 전자책 폴리애나 1] 19장. 놀라운 사실

in #pollyanna6 years ago

19장. 놀라운 사실 


9월이 되자 폴리애나는 학교에 들어갔다. 입학시험 성적은 또래 여자아이들에 비해 우수했고 곧 또래 남자아이들과 여자아이들이 뒤섞인 반에 배정되었다. 


학교는 폴리애나에게 놀라운 장소였다. 그리고 학교에서도 여러 가지 면에서 폴리애나를 놀라워했다. 하지만 곧 학교생활이 안정되었고, 폴리애나는 몇 번이나 의심했었지만 결국 학교에 가는 것은 살아 있는 것이라고 이모에게 인정하게 되었다. 


아무리 새로운 생활이 즐거워도 그동안 친하게 지냈던 사람들을 잊을 수는 없었다. 이제는 그들과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없게 된 것이 사실이었지만 폴리애나는 정해진 시간을 지키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불평을 늘어놓는 것은 아마도 존 펜들턴일 것이었다.


어느 토요일 오후, 그가 이렇게 말했다. 


“폴리애나, 여기서 나와 함께 사는 게 어떻겠니? 요즘은 네 얼굴을 보기가 힘드니 말이야.” 


폴리애나가 웃었다. 펜들턴 아저씨는 참 재밌는 분이라고 생각하면서. 


“아저씨는 주위에 사람들이 있는 걸 싫어하시잖아요.” 


그는 실망한 얼굴이었다. 


“그건 네가 그 멋진 놀이를 가르쳐 주기 전의 일이지. 이젠 시중을 받는 게 아주 기쁘단다. 됐다, 신경 쓰지 마라. 곧 두 다리로 걸을 수 있을 텐데. 그땐 누가 이 주변을 돌아다니는지 봐야겠다.” 펜들턴은 옆에 있던 지팡이 하나를 집어 장난스럽게 폴리애나에게 흔들어 보였다. 오늘 두 사람은 큰 서재에 앉아 있었다. 


“하지만 아저씨는 어떤 것에도 진심으로 기뻐하고 있지 않은걸요. 말로만 그러시지.” 폴리애나가 난로 옆에서 졸고 있는 개를 바라보며 말했다. “아저씨가 그 놀이를 제대로 하고 있지 않다는 건 아저씨 자신이 잘 알고 있겠죠.” 


펜들턴의 표정이 갑자기 매우 진지해졌다. 


“그러니 네가 필요한 것 아니겠니. 놀이하는 걸 도와줘야지. 와줄 거지?” 


폴리애나는 깜짝 놀랐다. 


“아저씨, 진심이세요?” 


“그럼. 난 네가 필요해. 와주길 바란다.”


폴리애나는 난감했다. 


“아저씨, 전 올 수가 없어요. 제겐 폴리 이모가 계시잖아요!” 


펜들턴의 얼굴에 순간 스쳐간 표정을 폴리애나는 알아차리지 못했다. 펜들턴이 거칠게 머리를 들어 올렸다. 


“넌 이모만의 것이 아니야. 아마 네 이모도 널 보내 주실 거다. 이모가 허락한다면 와줄 거니?” 


폴리애나가 이마에 주름을 지으며 깊은 생각에 잠겼다. 


“하지만 폴리 이모는 제게 잘해 주시는걸요. 제게 부인회밖에 남지 않았을 때 절 맡아 주셨고요.” 


다시 한 번 펜들턴의 얼굴에 경련이 일었다. 그는 낮고 아주 슬픈 목소리로 말했다.


“폴리애나, 아주 오래 전에 난 어떤 사람을 무척 사랑했단다. 언젠가는 그 여자를 이 집에 맞이하고 싶었지. 이 집에서 오랫동안 함께한다면 얼마나 행복할지 그려 보았지.” 


“그렇겠죠.” 폴리애나의 눈이 안타까움으로 반짝였다. 


“하지만, 난 그 여자를 이곳에 데려오지 못했어. 이유는 아무래도 상관없어. 하여간 오지 않았어. 그 이후 이 큰 석조 건물은 그저 집에 불과했지. 결코 가정이 되지 못했어. 여자의 손길과 마음, 아이들이 있어야 비로소 가정이 완성되는 것이지. 난 그중 어느 것도 갖지 못했어. 그러니까 네가 와줄 거지?” 


폴리애나가 벌떡 일어섰다. 그녀의 얼굴이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 


“아저씨, 아저씨는 여자의 손길과 마음이 필요하다고 계속 생각하신 거예요?” 


“음, 그래, 폴리애나.” 


“와, 정말 기뻐요! 그럼 됐어요.” 폴리애나가 한숨을 쉬었다. “그럼 우리 두 사람 모두 데려가시면 되잖아요. 그럼 모든 문제가 해결될 거예요.”


“두사람… 모두?” 펜들턴이 의아해하며 물었다. 


폴리애나의 얼굴에 옅은 의심이 피어올랐다. 


“물론 폴리 이모는 아직 승낙하지 않았지만 아저씨가 방금 한 말을 전한다면 분명 승낙할 거예요. 그러면 우리 둘 다 올 수 있어요.” 


펜들턴의 눈에 두려움이 어렸다. 


“폴리가 이곳에 온다고!” 


폴리애나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아니면 아저씨가 저희 집으로 오시겠어요? 물론 아저씨 집만큼 훌륭하진 않지만 가깝고….”


“폴리애나, 무슨 말을 하는 거냐?” 


“우리가 살 집 말이에요.” 폴리애나가 이상하다는 듯 말했다. “이곳에 가정을 꾸리기 위해서는 폴리 이모의 손길과 마음이 필요하다고 하셨잖아요. 그리고….” 


펜들턴이 기가 막힌 듯 버럭 소리를 질렀다. 그는 손을 들어 말을 시작하려다 그만 손을 신경질적으로 내려 버렸다. 


“의사 선생님이 오셨어요.” 가정부가 문에서 말했다. 


폴리애나가 즉시 자리에서 일어났다. 


존 펜들턴이 흥분하여 폴리애나에게 고개를 돌렸다. 


“폴리애나, 제발 내가 한 부탁은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거라.” 그가 낮은 목소리로 간청했다. 폴리애나가 보조개를 지으며 환하게 웃었다. 


“물론이죠! 이모에게 직접 말하고 싶으신 거잖아요!” 폴리애나가 돌아보며 쾌활하게 말했다. 


펜들턴이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무슨 일이오?” 1분 후 나타난 의사가 환자의 빨라진 맥박에 손을 짚으며 캐물었다.


펜들턴의 입술이 기묘한 웃음으로 바르르 떨렸다.


“선생님이 처방해 준 약을 너무 많이 복용한 것 같군요.” 펜들턴이 웃었다. 의사는 폴리애나가 현관을 나서는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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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COSINT가 진행하는 < 보팅 파워를 나눠 드립니다 #3 >에서 나왔습니다.
이벤트에 참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꾸준한 포스팅 기대할게요!

^^ 감사합니다! 저도 관심 많이 가지고 자주 방문할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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