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gvely Kitchen] 미국에서 만들었던 삼계탕, 현실은 백숙

in #photokorea6 years ago (edited)

안녕하세요! 요리하는 피라미 쏭블리입니다. :)

@songvely July. 21.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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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복이 있었던 이번주!

@gghite님의 (제주음식스토리텔링) 제주 닭으로 한 백숙 그리고 야채 닭죽으로 초복 더위 극뽁^^ 글을 보고 따라해 보려고 리스팀도 해두었습니다. 하지만 그러기에는 너무 더워서 교촌 허니콤보로 스리슬쩍 초복을 넘기고 말았네요. (닭을 먹었으니 됐어 라는 마음으로..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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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다른 분 포스팅에서 보고 처음 주문해 본 교촌 허니 콤보!! (요즘 외식메뉴는 자꾸 스팀잇을 보고 결정하게 되네요.^^;) 매운 것 못 먹는 저에게는 새로운 최애 메뉴가 될 것 같은 중독성 있는 맛입니다. 그에 비해 교촌허니스파클링.. 이건 대체 무슨 맛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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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복은 이렇게 치킨과 함께 넘어갈 것 같아서, 예전에 미국에 살 때 만들었던 삼계탕(백숙?) 사진을 가지고 왔습니다. 그 때는 아무래도 휴직 중이라 이런 저런 요리 실험(?)을 많이 했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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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저를 도와주었던 삼계탕(백숙) 재료!

제가 살던 곳 근처에는 한국 음식점이 하나도 없었고, 삼계탕을 파는 곳은 더더욱 없었습니다. 유난히 국물 요리를 사랑하는 햇님군은 여름이 되니 삼계탕 노래를 불렀구요. 그러다가 한인 마트에서 이 제품을 보자마자 바로 이거다!! 싶어서 기세 좋게 구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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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면에는 삼계탕 조리 순서가 나와있었는데 사진과 달리 저희 집에는 대추도 인삼도 없었지만 안되면 백숙이라도 되겠지 라는 심정으로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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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어보니 황기, 뽕나무 가지, 오가목, 엄나무, 당귀 등 다양한 삼계탕 재료들이 티백 안에 몽땅 들어가 있었습니다. (2개 티백으로 나뉘어 있어서 냉장고에 넣어뒀다가 한 번 더 해먹었습니다.)

이것만으로는 삼계탕 맛을 내기에 턱없이 부족했지만, 이것 덕분인지 잡내가 전혀 나지 않았고, 국물에서 깊은 맛이 느껴지는 것 같았습니다. 티백 형태라 간편하기도 했구요. ^^ 백숙이 아니라 수육처럼 다른 요리를 할 때에도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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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으로 냄비에 물을 넣고 삼계탕 재료 티백을 넣어 끓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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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에 있던 (상하기 직전의) 마늘도 왕창 넣었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저는 항상 상하기 전 재료 처리를 위해 요리를 한바탕씩 합니다...

물이 보글 보글 끓어오르니 티백에서 재료들이 우러나왔습니다. 집 안이 한약 냄새로 가득했습니다. 햇님군은 냄새만 맡아도 건강해지는 것 같다며 계속 킁킁거렸습니다. 이웃에 살던 미국인 이웃들이 그 냄새를 맡았다면 무슨 생각을 했을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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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닭손질을 하고 있는 햇님군



삼계탕을 끓일 때 껍질을 어찌해야 할 지 잘 몰랐는데, 저는 기름이 많이 나오는 게 싫어서 다 벗겼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좀 하다가 너무 힘들어서 햇님군이 반쪽을 손질했어요. 월마트에서 가장 작은 닭을 사왔는데도 너무 커서 닭 손질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껍질을 뜯어내고, 헹구고, 지방 덩어리인 꼬리쪽을 잘라내며 손질을 끝냈습니다. 자 이제 냄비 속으로 풍덩 할 차례!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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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에 비해 냄비가 너무 작았습니다. ㅠㅠㅠㅠㅠ

덕분에 닭이 다이빙을...아니, 다이빙이라고 하기에는 몸이 너무 많이 나와있네요. 접시물에 코박은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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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겨우 옆으로 눕혔더니 몸통이 만 익어 있었습니다. 제가 상상한 것과 전혀 다른 그림이었죠... 아직 들어갈 재료가 많은데 닭 한 마리만으로 꽉 차 버린 우리 집에서 제일 큰 냄비...

이 때부터 저는 실패를 직감하고 삼계탕에서 백숙으로 노선을 변경했습니다.(지금 생각해보면 더 일찍 실패를 예감했어야 하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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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파를 있는대로 때려넣고 부글부글



내 속도 부글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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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오르는 기름과 거품을 다 건져내고 거의 한 시간을 끓였습니다.

냄비가 작아서 엎드리면 닭 등이 나오고, 뒤집으면 다리가 삐죽 나왔습니다. 이리 저리 돌려가며 끓이느라 얼마나 힘들었는지... 흑흑 지금 생각해보아도 아비규환의 부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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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내고 보니 닭에게 절로 미안해지는 비쥬얼이었습니다...석고대죄를 해야 할 것은 저인데 닭이 대신 하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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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1시간을 다양한 약재들과 함께 끓였더니 국물이 어찌나 진한지!! 국물만큼은 삼계탕 국물처럼 육수가 제대로 우러나왔습니다. 착한 햇님군은 삼계탕 먹을 때 나오는 찹쌀 죽 대신 육수에 밥을 말아 먹으면서도 맛있다며 감동했습니다. (원래 죽을 했어야 했는데 닭을 돌려가며 삶느라 너무 진을 빼서 뻗어버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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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같았던 삼계탕, 아니 백숙 만들기를 끝내고 푹 익은 닭다리로 건배를 했던 날! 부드럽게 야들 야들 잘 익은 닭고기도, 진하게 우러난 국물도 참 맛있었습니다. 하지만 엉망진창이었던 과정 사진들을 보니 역시 집에서 다시 해먹는 건 망설여지네요. ^^;

스팀잇에서 맛있는 삼계탕 맛집이나 검색해봐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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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이 반신욕 제대로 하셨네요.ㅎㅎ
그래도 엄청 맛있었을듯.ㅋ
정말 이런 거 해먹을 때 큼지막한 찜통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먹고 나면 어디 놓을지 골치라능..ㅋㅋ

ㅋㅋㅋㅋ 반신욕!! 그 말이 정답이네요 :)
그런데 하체가 아니라 상체를 담그고 있었다는... ㅎㅎ
큰 찜통은 진짜 그게 문제에요;; 공간이 남아도는 게 아니라서 그런 큰 찜통은 자주 쓰는 것도 아니고... 보관이 참 귀찮죠

닭이 반만 익어버린 모습이 너무 안타깝네요.ㅋㅠㅠ

저 반만 익은 닭 보고 처음에는 정말 멘붕이었습니다.... ㅋㅋㅋㅋ

그래도 엄청 맛있었을거 같은데요. ^^
냄비가 작을땐 도리탕처럼 잘라서 해도 좋더라고요 ㅎㅎㅎ

잘라서 할 생각은 왜 못 했을까요.... ㅠㅠ
어쨌든 이리 저리 돌려가며 끓이기는 했는데 여름에 집에서 하기에는 겁이 납니다 ㅎㅎㅎㅎ

ㅋㅋㅋㅋㅋㅋㅋ 송블리님은 속이 타셨을텐데, 닭이 반쯤 익고 반은 여전히 핑크빛 속살을 드러내고 있는 사진을 보니 웃음이 나오는걸 멈출수가 없네요 ㅠㅠ ㅋㅋㅋ

ㅋㅋㅋㅋㅋ 저도 사실 웃었어요. ㅋㅋㅋㅋ 엉덩이만 빨간게 너무 웃기더라구요. 내가 지금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기도 하구요 ㅎㅎㅎㅎㅎㅎ

너무 재밌는 포스트네요 ㅎㅎㅎ 반만 익은 닭! 그래도 맛있었다니 그럼 된 거죠! ^^ 재밌게 잘 읽고 갑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주말 잘 보내셨나요? :)
오늘 진짜 더워서 하루 종일 진이 쭉쭉 빠지더라구요... 삼계탕 한 그릇 먹고 싶은 날이었습니다. ^^

삼계탕은 닭의 배를 갈라
그 안에 인삼과 찹쌀, 마늘 등을 넣고 푹 끓이는 탕입니다
반면 백숙에는 속에 들어가는 것이 별도로 없으며
고기를 먼저 먹은 후 국물에 찹쌀을 넣어 죽을 만들어 먹는 것을 말합니다.

삼계탕과 백숙의 차이를 이제야 알았습니다. 사용하는 닭의 크기도 다르더군요 ㅋㅋ

아하!!! 삼계탕과 백숙이 이런 차이가 있군요!! :)
처음부터 배 속에 찹쌀 등을 넣어야 하네요-
흠... 결론은 사먹어야겠습니다...ㅋㅋㅋ

저도 무슨차인가 궁금해서 검색해 보다 덕분에 알았어요 ㅋㅋㅋ
사먹는게 제일 편안... ㅋㅋ

참 맛나 보입니다 : )

반만 익은 닭이 인상적이네요 ㅋㅋㅋ

ㅋㅋㅋㅋ 저는 멘붕이었습니다 :o 그래도 결국엔 맛있게 먹었지요~

닭엉덩이 부부만 빼고 익었네용 ㅎㅎㅎ노리신건가요?

ㅋㅋㅋㅋ 노렸다기에는 너무 멘붕이었어요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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