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중세유럽의 상인들 #1
역사를 읽는 방법을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겠다.
사건 중심과 인물중심
각각의 방법이 가진 장단점이 있으니
개인이 필요에 따라 선택하는 것이 제일이다.
이 책은 역사에 관한 것이면서
구체적인 인물 중심으로 시대적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잠깐 짬을 내면
반나절안에 메모를 하면서 읽을 수 있을정도로
가벼운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다.
이 책의 저자는 12세기 이후
화폐와 관련된 많은 사건들중 세가지 상황을 다루고 있다.
짧은 줄거리이므로 직접 읽는 것을 권하고
나는 세번에 걸쳐서 정리를 해본다.
첫번째 이야기는 13~4세기 피렌체의 금융업자를 중심으로
유럽의 분위기를 전한다.
봉건시대를 특징지우는 '장원경제'시대에 상인들이 출현하고
그 상인들이 상행위를 통해 부를 축적해 가는 과정이 소개된다.
저자의 설명을 따르면
당시의 상업은 '약탈(도둑)'과의 전쟁이었는데
그것은 육지나 바다나 마찬가지였다.
동시에 상인은 약탈자이기도 했던 모양이다.
중세를 묘사한 영화들
그중에서도 유명한 해적영화 '캐리비안의 해적'을 보면
이해하지 못할 공권력과 개인들의 관계가 나타나는데
그런 터무니없는 관계가
중세시대에는 오히려 자연스러운 형태일 수 있었다는 힌트를 얻게 된다.
상인들은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공간들을 여행하며 부를 축적했고
그들이 쌓은 부는 필연적으로 권력(=왕,교황)과 연결되었다.
권력자들은 부유한 금융업자에게 돈을 빌려서 전쟁을 벌이고
때로는 자신의 권력을 바탕으로 '모라토리엄'을 선언하기도 했다.
권력자에 저항할 방법이 없던 수많은 금융업자들은
그들의 배짱앞에 희생양이 되었다.
이 책에서 대표적인 희생양으로 언급되는 것은
피렌체의 '바르디'가문이다.
부를 쌓아올려서 명망있는 가문으로 성장했지만
영국국왕이 부채를 청산하지 못하겠다고 선언함으로써
가문이 몰락하는 신세가 된다.
여기까지는 단지 특정가문이 투자를 잘못한 결과로
몰락의 길을 걷는 당연한 결말에 대한 이야기다.
채무자의 무책임과 관리력 부재로 몰락의 길을 걸었다면
너무나 자연스러워서 이야기 거리도 되지 않았을텐데
그 과정에서 너무나 터무니없은 상황이 발생한다.
바르디가문은 자신들의 몰락위험을 해소하기 위해
권력을 장악할 목적으로 쿠데타모의를 하거나
심지어 위조화폐를 발행하려는 시도를 한다.
당시의 법률에 따르면 체포된 그들은 모두 사형대상이다.
그러나 결말은 언제나 예외다.
주동자인 바르디가문의 인물들은 단지 비난을 받고
조용히 자신들의 영지로 떠나거나
심지어 다시 권력의 품에 안긴다.
법에 따른 준엄한 심판을 받았던 인간들은
어리숙한 하수인들에 불과했다.
기사가 말을타고 벌판과 숲속을 내달렸을 시대로 연상되는 중세는
이미 화폐가 권력과 세상을 지배하는 세상이었다.
상인들은 교회의 비난으로부터도 자유로웠다.
교회는 상인들의 탐욕과 부도덕을 비난하면서도
그들로부터 얻을 수 있었던 단물은 외면하지 못했던 것이다.
무엇이 돈의 힘을 거부할 수 있겠는가.
돌이켜보면,
그 권력자와 화폐보유자들간의 긴장과 알력이
오늘날의 화폐경제를 특징지우는 중요한 원인이 되었던 것임을 눈치챌 수 있다.
왕도 교황도
약탈자이자 사기꾼이었던 상업자본가들과
서로 줄다리기를 하며
앞에서 웃고 뒤에서 비난하는
고결함과 추악함이 비빔밥이 되어버리는
그런 시대는 벌써 수백년전에 시작되었음을
이 책은 재미난 이야기로 들려주고 있다.
특별한 이야기 잘 읽고 갑니다
더운 여름 건강 조심하세요^^
종교가 가장 득세하고 많은 사람들이 신을 믿었던 중세 시대가 지금 되짚어 보면 오히려 인간이 가장 부패한 시기가 아니었나 싶어 아이러니 합니다.
중세 시대 상인들은 유명하죠. 이탈리아뿐만 아니라 북쪽에서는 한자 동맹이 만들어져 그 영향을받은것들이 아직도 내려오고 있고....그런 문제 때문에 조선시대에는 상인을 낮게 만든모양입니다만 결과는 사회의 퇴보였죠.
생산물의 유통이라는게 참 중요한 것인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