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 에세이] 7. 영화를 통해 알게된 밴드, 그 밴드를 기리며 만든 노래(Tribute to Devils)

in #norae8 years ago

[포스팅에 앞서-Tribute to the Devils]
이 글은 어느 락밴드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팬심을 담은 글입니다.
왜냐면 오늘은 영화 "고고70"의 실제 모델인 밴드 데블스에 대한 헌정 포스팅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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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wind : 10년 전 겨울로 돌아가서]
2008년 당시 저는 갓 복학을 해서 열심히 공부를 해야하는 7학기를 맞이하는 복학생 이었습니다.(군복무를 늦게 해결해서요)
덕분에 예전 밴드 멤버들은 졸업을 했거나 취업 준비 등으로 분주했고 노땅(?) 복학생 아저씨가 된 저는 밴드를 할 멤버도 개인적 시간의 여유도 없어 불가피하게 원맨밴드로 전향할수 밖에 없었습니다.
(부모님께서 하라시던 공부는 안하고...)

11만원짜리마이크와 12만원짜리 사운드 카드,
그리고 지금까지 저와 음악을 함께 해준 올해로 22살이 된 낡은 일렉 기타를 가지고
말하고 싶은게, 표현하고 싶은게 많던 나이
감성들을 조악한 환경에서 조악한 연주 실력으로 북치고 장구치고 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고고70 조승우를 통해 데블스를 만나다]
그렇게 틈나는대로 기타를 뚱기면서 노래하던 시절 겨울 영화 고고70을 통해서 내가 태어나기 이전에 활동하던 락밴드 데블스를 알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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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m.music.naver.com/album/index.nhn?albumId=141655

70년대 그들의 음악은 그리고 그 사회는 당시 태어나지도 않은 저로서는 그저 상상밖에 할수 없지만... 억압되고 부조리한 세상 가운데서 Rock Spirit으로 자유를 외치던 밴드를 모델로한 영화는 최루탄 속 공연장면과 함께 끝이난 뒤에도 영화관에서 돌아와 잠자리에 들어서도 잊혀지지가 않았습니다.
결국 그 계기로 데블스의 앨범을 찾아서 듣게 되었죠.
(저작권 문제로 데블스의 음원은 올리지 않겠습니다. 관심있으신분들께서는 스트리밍 사이트를 이용하세요)
http://m.app.melon.com/album/music.htm?albumId=300043

원맨밴드로서 저는 어쿠스틱 기타를 베이스로한 조곤조곤한 음악을 만들던 사람이었는데...
제대로 만들어본적 없는 Rock&Roll 이란 장르로 영화와 앨범의 감동을 그리고 이 밴드의 이야기를 노래해보고 싶었습니다.

문제는
형편없는 저의 연주실력과
락알못의 흉내내기에 지나지 않는 얕은 장르에대한 지식
락엔롤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가느다란 목소리였습니다

[스물다섯이 부르던 70년대]
우선 영화를 통해 접하게 된 데블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가사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1960's Seoul City
Naked Suzie for U.S. Army
Forget my honey for getting money
My body is cheaper than your whisky Shake it shake it
This is Gogo 70's
미8군 정통 Devils Funky
통제된 거리의 기타 소리
찬양하세 건전가요 금지된 Rock & Roll
세상 더러워 기른 야생 내 머리

이 노래가 몽둥이와 최루탄에 쳐 발려도
청춘과 Rock & Roll은 죽지 않으리
민주가 아닌 민주 자율이 아닌 자율
금지된 멜로디에 춤을 춘다
민주가 아닌 민주 자율이 아닌 자율
12시가 가둘 수 없는 청춘

나의 기타 Fender Blackie
너의 심장을 울리는 Sadowsky
무대의 끝을 알리는 사이렌이 숨막히는 세상이
그대의 몸이 지금 움직인다
그대의 신성한 그 Riff 음악에 맞춰
난 오늘 Rock & Roll을 불러

  • 고고70(recorded in 2008)

이렇게 가사를 써놓고 곡을 붙이려다보니
평소에 제가 만들어오던 얌전한(?) 장르로는 도무지 표현할 방법이 없어보였습니다.

'에라 모르겠다 일단 가즈아~!(현시대 표현으로)'
그렇게 낡은 기타와 베이스를 들고 마치 무대위에선 락스타에 빙의라도 한듯 혼자 신나서 방구석에서 기타를 뚱겼습니다.
(아 10년전 작업물을 공유할 생각을 하니 벌써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은...)

지금 하라면 죽어도 못할것 같아요
패기있고 부끄러운줄 모르던 치기어린 20대의 노래가 앞으로 얼마나 이불킥을 하게 만들지 모르겠지만 @devils 선배님 앞에서 부리는 재롱 정도라고 생각하시고 너그러이 들어주세요.

http://m.music.naver.com/track/index.nhn?trackId=2482136

P.S : 얼마전 스팀잇을 통해서 @devils 선배님과 온라인에서 조우하게 되면서 얼마나 가슴이 뛰었는지 모릅니다. 덕분에 갑자기 10년 전에 녹음했던 치기어린 도전이 생각 나서요...

P.S2 : 원래는 이런장르의 노래를 하는/만드는 사람은 아닙니다. 10년 전 무모한 도전을 끝으로 지금은 저의 몸에 맞는 차분한 노래들을 만들어 부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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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홍보하는 프로젝트에서 나왔습니다.
오늘도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오늘도 여러분들의 꾸준한 포스팅을 응원합니다.

안녕 하세요
저희 데블스가 아직도 건재하다는 사실을
널리 알려주셔 감사 드립니다

영화에서 열연을 해준 조승우는 조경수씨의 아들로
조경수씨의 곡은 당시 마장동에 있는 녹음실에서
제가 키보드를 맡았지요
당시 녹음실 멤버는 지금은 작곡가로 유명하고
모 음대 음악학장을역임한 이범희씨가 키타를 했고
제가 메인건반을 했고
지금은 이세상에 없는 사랑과 평화의 김명곤씨가 편곡과
키보드를하고 드럼 베이스키타 이렇게 다섯친구들이
그당시 녹음은 거의 우리가 한것같습니다
옛날 얘기죠 당시에는 녹음이 바로 합주로 들어 갔습니다

아래 사진은 남산 타워호텔 일할 당시 아래쪽에
당시 반공교육 받던 건물 문 앞에서 뒤돌아 서서
찍은 사진 입니다
앨범 디자인 상을 받은걸로 기억 합니다
앞으로도 활동 기대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살아있는 역사의 고증을 직접 전해들을수 있어 매우 신기하네요. 아무튼 조만간 직접 공연장에 찾아가서 데블스의 건재함을 몸소 느끼러 가고싶습니다. 포스팅 통해서 공연소식도 전해주셔요

네 자주 뵙죠~~

저에게 음악적 이론을 알려주시는 분이라 긴히 요청드려
@devils 선생님도 norae 소모임에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즐거운 소모임 활동이 되셨으면 좋겠네요 ^^

네 처음에 아이디 보고 설마설마 했었는데 이렇게 온라인상으로 대선배님과 댓글을 주고받았는게 믿기지가 않더라구요

식견이 모자라서 @devils님을 알아보지 못했던 멍청한 저를 탓하며 영화를 보러 갑니다.

더블디님이 작곡하신 헌정곡 정말 신나고 좋은데요ㅋㅋㅋ (차분한 노래들은 얼마나 좋은 곡들인가요)
정말 신나게 듣고 갑니다.

많이 부끄럽고... 또 감사합니다.
영화를 보시면 저 위의 앨범자켓에 좀더 감정이입이 되실거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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