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플로이드, 1992 LA, 기생충

in #no-racism4 years ago (edited)

조지플로이드 사건이 미국을 뒤흔들고 있다.
시위가 격화되는 모습을 보면서 1992년 LA 폭동 및 한인사회의 피해가 떠올랐고, 영화 기생충이 오버랩 되었다.

1992년 로스앤젤러스
흑인 로드니 킹에 대한 백인 경찰들의 과잉진압 동영상이 공개되고 경찰관들은 기소된다. 법원은 백인 경찰들에게 관대한 판결을 내렸고 로스앤젤러스 흑인들은 거리로 나와 시위를 벌였다. 시위는 점점 폭력적으로 변해 방화, 약탈 등이 자행되었고 결국 군대까지 투입되면서 시위가 진압된다.

그 와중에 엉뚱하게도? 그 불똥이 한국인에게 튀게된다.
폭동이 일어난 곳과 가까운 위치에 수많은 코리아 타운이 있기도 했지만, 평소 곪아오던 흑인과 한인간의 인종갈등이 흥분한 시위대의 분노로 인해 터져나왔고, 하필 비슷한 시기 발생한 '두순자 사건'으로 인해 (이를 집중보도하는 언론들로 인해)흑백갈등이 흑인과 한인의 갈등으로 번져나갔다.

원인은 미국 사회에서 높은 지위를 가진 백인과 낮은 지위였던 흑인간의 갈등이었으나 그 끝이 서로 낮은 지위를 가진 흑인과 동양인간의 갈등으로 번지게 된 것이다. (바닥에 있는 자들 끼리 싸우는 모습을 보면서 백인들은 소위 '팝콘각' 이었겠지)

이러한 모습은 영화 기생충 속 가난한 자들간의 혈투가 떠오르게 한다.

'기택'은 '기정'이가 꾸민 팬티사건을 통해 쫓아낸 운전기사의 자리에,
'충숙'은 온가족이 기획한 사건으로 '문광'을 쫓아내고 가정부의 자리에 앉는다.

가난한 자들끼리 비열한 술수로 서로 쫓아내고 서로의 자리를 차지하려 다투는 것이다. 그리고 빗속에 충숙이 찾아오면서 기택네와 충숙네의 혈투마저 벌어진다.

한편, 이러한 치열한 대결을 모르고(그들의 삶에 관심도 없는) 박사장과 연교는 자신들이 쫓아낸 운전기사 이야기를 안주삼아 잠자리를 갖는다.(팝콘각)

기생충에서 겉으로 보이는 사회문제는 박사장의 부유함과 기택, 충숙의 가난함이 대비되는 '빈부격차'이다. 따라서 이를 해결하려면 기택네와 충숙네는 힘을 합해도 모자랄 것인데, 서로를 끌어내리고 상대를 짓밟고 올라가려 다투며 진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이것이 기생충이 말하는 진짜 이 세상의 비극이다.

1992년 LA에서 일어났던 폭동은 우월한 지위를 가진 백인들이 벌이는 유색인종에 대한 차별이 원인이었으나, 사건의 진행이 흑인과 한인간의 갈등(유색인종간의 갈등)으로 비화되면서 진짜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고 2020년 조지플로이드 사건으로 재현되었다. 기생충의 클라이맥스도 결국 기우와 충숙은 가난한 반지하 생활을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묘사된다.

이번 조지플로이드 사건으로 일어난 시위의 끝이 30년 전과 다르길 바라고, 그 와중에 재미 교포들의 피해가 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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