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터미널]하트타임- 인기 많은 김치볶음밥

고속터미널 이쪽이 먹을만한 곳이 없는 곳은 아니다. 파미에스테이션도 있고 데블스도어나 모던눌랑처럼 신세계에서 관여한 식당들도 있고 백화점 식당가도 있어서 먹을 곳을 찾는건 어려운건 아니다. 그래도 파미에스테이션 아이디어 자체가 전국의 맛있는 곳들을 모아 놓아 놓는다는 생각이라 버스를 탈 때는 편하게 이용하긴 하지만 사람도 많고 다른 곳에서도 먹을 수 있는 맛이라 그다지 끌리지가 않았다.

고속터미널 하트타임은 예전에 친구한테 들은 곳인데 이 근방에서 중고등학교를 나온 동네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은 먹어봤을 만한 곳이고 호프집이지만 다들 김치볶음밥을 먹고 있을 것이라는 설명을 들었다. 설명한 들어도 땅값 비싼 이 동네에서 흥미가 생겨서 동네 주민이 아님에도 궁금해서 한 번 가보게 되었다.

위치는 반포상가5동 지하에 위치해 있는데 화려하고 깔끔한 백화점, 터미널 바로 앞쪽에 정말 동네 상가 느낌의 상가가 쭉 늘어서 있는 것도 재미있는 것 같다. 겉 모습은 딱 오래된 상가에 있는 호프집같은 모습이고 내부 인테리어도 오래된 느낌이 물신 풍긴다. 여기까지는 그럴 수 있는 흔한 풍경인데 재미있는 부분은 저녁 식사시간이었음에도 테이블에는 사람들이 가득했고 대부분은 10대~20대의 어려 보이는 학생들이 대부분이었다는 점이다. 이곳에서 어린시절을 보내지 않은 외부인 입장에서는 참으로 미스테리한 부분이 아닐 수 없었는데 메뉴는 김치볶음밥, 돈가스 등 간단한 식사메뉴와 안주로 보이는 치킨류, 기타 등등이 있었다.

볶음밥류를 몇 개 시키고 치킨 메뉴 중에 하나를 시켰는데 치킨은 평범한 맛이었고 김치볶음밥은 맛있긴 했다. 간도 잘 돼있고 기름도 충분히 써서 고소한, 어디선가 먹어본 것 같은 느낌의 김치볶음밥의 맛이 났다.

맛있게 잘 먹고 나오면서도, 맛있긴 한데 가격이 저렴한 것도 아니고 왜이렇게 인기가 많은걸까라는 생각을 했는데 지금 포스팅을 하면서 생각해보니 어렴풋이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지금은 없어진데다가 마지막으로 간 것도 시간이 꽤 흘러서 기억을 못하고 있었는데 중고등학교때 나에게도 이런 비슷한 느낌의 음식을 파는 식당이 있었다. 메뉴도 비슷하고 맛도 비슷하고 풍기는 분위기도 비슷했는데(가격은 물론 이것보다 저렴했지만 여기도 예전에는 가격이 더 저렴하지 않았을까 싶다) 종종 갔고 좋아했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흘러서 아예 기억에서 잊고 있었다.

아마 그곳이 지금도 있었다면 여전히 학생들은 밥 먹으로 그 곳을 들르고 나이가 들어버린 어른들도 그때 생각을 하며 가끔 찾아가지 않을까 싶다. 나에게는 그냥 궁금함에 한 번 들른 식당이지만 누군가에겐 추억이 담긴 식당일텐데, 추억이 담긴 공간이 없어지지 않고 계속 자리를 지키고 있다니 새삼 부러운 마음이 드는 것도 같다.

하트타임 주소
서울 서초구 신반포로 1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