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 하면 챡!

in #life8 years ago

-아, 그 드라마. 뭐지? 느낌표?
-어. 반올림.

-저기...망설임 한개 주세요.
설레임을 계산해준 알바생.

-기사님, 전설의 고향이요.
예술의 전당에 내려준 택시기사님.

-사만다 어쩌고 있잖아.
-아만다 사이프리드요.

-아 그 영화 있잖아. 로미오와 줄리엣 남자 주인공이 나온 영화. 꿈만 꾸면 건물이 자꾸 무너져.
-인셉션이요.

나이를 먹을수록 고유명사가 떠오르지 않고 그에 관한 서술만 잔뜩 늘어놓으며 답답해 하는 일이 자주 생긴다.
딱 그 단어만 기억이 안 나고 그 외의 것은 그렇게 기억이 잘 나는거. 그래서 설명하는 게 A4 한장이다.

-신부장은 언제부터 머리가 좋았어?
답답함을 해결해 준 내게 사장님은 항상 고마워하시며 이렇게 놀리곤 하셨다.
쓸데없는 기억력만 좋았던 시절도 마흔 넘으니 안드로메다로.

꼭 내가 다 기억하지 않아도 된다.
대충 쪼물딱해서 던지면 착 받아주는 주변인이 있다는 것은 꽤 시원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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