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bbel vs. Duolingo 2

in #language6 years ago (edited)

언어의 틀 익히기
언어의 틀, 즉 문법을 익히기에는 바벨이 더 낫다. 듀오링고도 단/복수, 격, 인칭, 성 등의 기본적인 문법 내용을 다룬다. 레슨을 나아갈수록 관계사 등 중등 이상의 문법도 다루려고 한다. 하지만 문법만 따로 정리되어 있다기보다는 여러 예문을 먼저 보여준 다음에, 사용자가 추가로 터치할 경우 문법적 배경지식을 전달하는 형태이다. 이에 비해 바벨은 문법 세션이 명확하게 구분되고, 훨씬 더 많은 분량을 할애하고 있기 때문에 문법 학습 측면에서 우수하다. 그러나 절대적인 효과가 좋다고 말하기에는 둘 다 부족하다. 아무리 언어는 쓰면서(learning by doing) 익힌다고 하지만 교재 형태로 깔끔하게 정리된 문법책에 대한 갈증은 사라지지 않는다.

어휘 학습
듀오링고는 문법보다는 카테고리 별 어휘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바벨도 물론 어휘 세션이 따로 존재하지만, 메인 코스만 따라가다 보면 한정적인 어휘를 배우기 마련이다. 듀오링고는 어휘 위주로 레슨이 진행되기 때문에 더 많은 어휘를 초반에 익힐 수 있다. 만약 전혀 모르는 나라에서 장을 본다고 가정하면, 듀오링고를 배운 사람이 더 유리할지도 모르겠다. 바벨은 각 카테고리별로 정말 자주 등장하는 어휘가 반복적으로 나오지만 듀오링고는 기초 어휘를 생각보다 많이 ‘주입’해주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철자 익히기
종이(연습장)과 필기구 없이 철자 쓰기를 익히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아는 단어조차도 제대로 된 철자를 몰라 사전을 뒤적이는 일은 언어 학습 단계가 고도화될수록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바벨은 섞어놓은 철자를 제대로 배열하는 연습 문제가 포함되어 있다. 때문에 학습자가 철자 기억에 조금 더 집중하게 된다. 듀오링고 시스템은 아무래도 철자 순서에 더욱 둔감하게 된다. 영어로 된 문장을 해당 언어로 옮기는 연습문제의 경우에도 어려운 어휘는 대부분 힌트를 주기 때문에 어느새 힌트에 의존적으로 될 수도 있다. 물론 둘 다 철자를 완벽하게 익히기에는 부족하다. 필자도 듀오링고 몇 개월보다 해당 언어로 일기 쓰기 숙제를 두세 번 하면서 훨씬 철자법에 대한 ‘센스’가 생김을 경험했다.

필기체 익히기
현재로서 필기체를 익히는 것은 두 애플리케이션 모두 불가능하다. 어떤 애플리케이션이든 필기 인식 시스템을 탑재한다면 필기체 연습을 포함시킬 수 있을 것이고 이 문제가 극복될 수 있을 테지만 현재는 이 시스템을 도입한 쪽이 없다. 개인적인 견해로는 바벨이 필기체 인식을 도입하기 조금 더 유리한 인터페이스를 갖추었다고 생각한다.

당장 쓸 수 있는 표현들을 가르치는가?
듀오링고는 앞에서 설명한 대로 단어 중심이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는 어휘는 분명 약하다. 바벨은 어휘가 약한 만큼 일상생활의 상황을 주제로 각 단원이 진행되기 때문에 일상 회화 부분에서 매우 강하다. 이 분야만큼은 바벨이 훨씬 낫다. 게다가 바벨은 꽤 많은 성우를 동원해 문장을 녹음했다. 때문에 ‘앱으로만 배웠어도’ 일상에서 한 마디라도 알아들을 가능성은 바벨에서 커진다. 한 가지 더, 스웨덴어 기준으로 바벨은 가끔 방언 발음을 다루어준다. 다른 언어와 마찬가지로 스웨덴 어의 몇몇 단어는 방언에 따라 발음이 사뭇 다르다. 이런 세션이 생각보다 유용할 것이다. 듀오링고는 아마 각 나라의 표준 발음을 기준으로 삼은 모양이다. 여러 성우에 의한 녹음도 없다. 심지어 스웨덴 어의 경우 여성 화자만 녹음에 참여한 모양이다. 조금이라도 다양한 발음과 억양을 접하고 싶은 사용자에게는 안타까운 일이다.

결론: 무료 애플리케이션과 구독 애플리케이션은 다를 수밖에 없다
결론적으로 바벨이 듀오링고보다 언어 학습에 있어 좀 더 도움이 될 것 같다. 이는 당연한 결과이다. 무료 애플리케이션과 유료 애플리케이션의 수준이 동일하다면 아무도 바벨을 구독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바벨에서 다루지 못하는 나머지 13개 언어를 배우고자 하는 경우, 혹은 잠깐 몇몇 필수 어휘만 익히고자 할 경우에는 듀오링고가 가지는 강점을 무시할 수 없다. 만약 좀 더 진지한 언어 학습자라면 두 애플리케이션을 상호 보완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바벨을 주로 하되, 듀오링고를 통해 단어 복습을 하는 정도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1부에서 다루지 못한 점이 있는데 듀오링고의 경우 해당 언어가 인기가 있다면(즉 투자가 많이 되었다면) 언어를 배우는 커뮤니티에 가입할 수도 있고, 앱 내에서 회화 부분을 강화해주는 챗봇도 있다(예를 들면 스웨덴어 커뮤니티는 그다지 크지 않고, 챗봇 시스템도 없지만 독일어의 경우 일정 단계를 달성할 때마다 새로운 챗봇 기반 복습 푸시가 온다). 이런 것들은 모두 듀오링고의 약점을 강화시켜주는 보완책으로 작용할 것이다.

다시, 처음에 제기한 질문으로 되돌아가보자:** ‘인간’ 선생님 없이 언어를 배울 수 있을까?**

바벨이나 듀오링고 같은 애플리케이션은 ‘어느 정도는 그렇다’고 주장할 근거를 제시하는 것처럼 보인다. 빠른 학습자라면 초급 단계를 시작하는 데 있어 이런 애플리케이션을 매우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필자는 이런 마중물 역할 이상을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본다. 물론 마중물 역할을 하는 무언가를 찾기 위해 꽤 많은 비용과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환경보다 오늘날의 환경은 진입 장벽이 훨씬 낮은 환경이다. 하지만 주춧돌을 쉽게 구할 수 있다고 주춧돌로만 집을 지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외국어 학습은 때로는 새로운 언어를 공부하기 위한 마중물이, 때로는 효과적인 복습 도구가 될 수 있겠지만 결국 그 이상의 ‘헌신’ 없이 외국어 학습을 하겠다는 것은 아직은 –어쩌면 영원히- 너무 큰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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