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막1장] 소독차

in #krsuccess4 years ago

어릴적 하얀 연기를 뿜으며 동네를 누비고 다니던 용달차량이 있었습니다.
바로 소독차였죠.
가끔 티비에서 보면 소독기계를 들고 다니시는 분들을 보곤 하는데, 저희 동네엔 그런 분들은 안계시고 항상 차량으로 온 동네를 소독하곤 했습니다.
하얀색 소독 연기를 뿜으며 온동네를 누비며 다니는 차량을 왜 그리도 쫓아다녔는지 모르겠네요.
평소에 아무리 뛰어놀기를 좋아했더라도 그만큼 먼 거리를 달린적이 별로 없을 정도입니다.
한참을 소독차를 따라서 뛰다보면 어? 여기가 어디지? 하면서 이미 우리 동네가 아니라 다른 동네에 와 있음을 깨닫습니다. 그럼 머쓱해서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천천히 걸어서 집으로 돌아오곤 했죠.
소독연기 냄새가 좋다고 느끼면 몸 안에 기생충이 많은 거라는 말도 들었으나 그에 대한 근거는 잘 모르겠네요.

소독기계를 직접 사용해 본적이 있습니다. 약품과 기름을 넣고 기계를 돌리면 그 연기가 휩쓸고 지나간 자리는 모기라든지 각종 벌레들이 우두두 떨어진 흔적이 남습니다.
이렇게 독한 소독연기를 뭐가 그리 좋다고 쫓아다녔는지..

하지만 그 시절이 그때 그 소독연기처럼 그리움이 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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