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真)짜(字) 이야기
며칠 전에 벗님들과 이 한자에 대한 토론이 있었습니다.
바로 참 진(眞)인데요. 이게 폰트로도 또 한가지가 있으니 진(真)입니다. 어느 것을 써야 하며 그근본적인 뜻은 뭐냐-에 대한 의견들이 있었는데요. 원래 이런 심심(深心)풀이한자는 제가 좀 잔뼈가 굵지 않습니까? 지구 끝까지 쫓아가서 그 진실을 밝혀보는 쪽입니다.
아, 그런데 이런 한자의 뿌리는 지구 끝에 간다해서 나오는 게 아닐지도 모르죠. 오히려 옛날옛적으로 시간여행을 하는게 현명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느 옛날까지 가볼까요? 한자의 뼈가 보이는 시점까지 가보죠. 그게 갑골문(甲骨文)이나 금문(金文)입니다.
그랬더니 이런 모양이 나오네요. 우선 상단의 비수 비(匕)는 원래 사람 인(人)하고 같다고 보시면 됩니다. 비수라면 단검을 이르는데 그런 의미로 쓰이는 경우는 비수(匕首) 말고는 본적이 없습니다. 비(匕)-그건 그냥 사람입니다. 그렇게 기억하시면 되요. 그러면 그 아래덩어리는 뭘까요?
보기를 드립니다.
1 눈 목(目)
2 조개 패(貝)
3 솥 정(鼎)
4 곧을 정(貞)
여기서 묘한 일이 발생합니다. 솥 정(鼎)과 곧을 정(貞)의 고대 모습이 거의 비슷합니다.
우선 솥은 뭘까요? 물이나 음식물을 담아 끓이는 큰 그릇? 그와 동시에 그 솥의 안이나 밖에는 문자를 새기곤 합니다. 이게 포인트죠. 물론 금방 지워지는 것이 아니고 장구한 세월을 유지하므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담겠죠. 쇠북 종(鐘), 솥 정(鼎)
그래서 그런 문장을 금문(金文), 또는 종정문(鐘鼎文)이라 하여 그 가치가 어마어마하며 고대 문자의 연구에 지대한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그 내용을 거짓된 것 허망한 것을 담을 수 있겠습니까? 진실한 것 가치있는 것을 담아야겠죠. 그래서 참 진(真)과 맥이 이어지는 것입니다. 주로 내용은 제사나 정벌 계약 등이었는데 역시 진실성이 매우 중요했겠지요.
그러면 곧을 정(貞)은? 상단의 모양은 사람을 뜻하는 비(匕)와 거의 통하지만 또 하나의 의미가 있으니 바로 점 복(卜) 입니다. 거북이 껍데기를 불에 구워 그 갈라터지는 모습을 보고 길흉을 점쳤다는 거북점에 유래를 둔 문자입니다. 그 작대기 옆에 달린 꼬리가 위를 향하면 길하다고 보았고 처지면 흉하다고 보았습니다. 아래는 역시 솥 정(鼎) 입니다. 또 돈을 뜻하는 조개 패(貝)와도 비슷하지만 역시 근원은 진실을 기록하는 큰 솥을 뜻합니다.
자! 최초의 주제 참 진(真, 眞)으로 돌아와 볼까요? 우선 두 모양의 진 모두 맞습니다. 다만 필기체로 쓸 때에는 전자 진(真)이 더 쉽고 균형도 좋습니다. 그리고 본질만 훼손되지 않는다면 심플한 쪽이 더 나은 것입니다. 다만 현대 중국대륙의 간체자는 본질마저 훼손된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저는 정자체를 옹호하는 편이죠. 오늘 우리 참 진(真)이라는 한자를 숙성시키고 굽고 데쳐서 뚝딱 먹어 보았습니다. 정리해 보죠.
참 진(真)-이 글자는-진실하면서 가치 있는 것을 뜻합니다. 그게 진자, 진짜(真字)입니다.
돌아보세요. 당신이라는 자신은 어떻습니까? 진실하고 가치있나요? 네! 그렇다면 당신은 참한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