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몰랑 일기 222ㆍ평범한 하루

in #kr5 years ago

reading-4045414__480.jpg

요즘 나태하고 게을러진 거 같다. 일을 하지 않으니 시간에 자유롭고, 오히려 일할 때보다 집안은 더 엉망인 것이.. 역시 사람은 일을 해야 하나. 그래도 이제 출산일까지는 고작 39일이 남았다. 경산모라서 일찍 나올 거라는 이야기는 익히 들어서 알고 있지만 그래도 나는 예정일 근처에 낳을 거라는 말도 안 되는 희망을 가지고 4월 13일에는 어디론가 떠날까 한다.

나의 바람이라면 아이가 5월에 태어났으면 한다는 것. 4월 한 달을 내리 더 쉬고 싶다는 강한 나의 의지. 말은 그렇게 하면서 잘도 이것저것 먹어대서 배가 부른 게 확실히 티가 난다. 나보다 몸집이 더 큰 여동생이 작아서 못 입는다고 준 옷은 나에게는 안성맞춤인 임부복이 되었다.

스트라이프 셔츠인데 앞부분은 짧고 엉덩이 쪽 뒷부분은 길어서 살이 쪄 펑퍼짐 해진 뒤태를 조금이라도 가려준다. 첫째 임신 때는 임부복을 뭘 사야 하나 이런 고민들을 잠시라도 했었는데 둘째 임신에는 모든 것이 초연하다. 사실 그때그때 필요한 것을 주문하는 것이 과소비를 막는 길이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물론 기저귀와 분유는 세일할 때 많이 쟁여두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말하고 싶다. 분유값도 상상 이상으로 돈이 많이 드는 것인데 다행인지 엄마의 고집에 아이가 꺾인 것인지 모르겠지만 첫째가 분유 중에 그나마 중저가 분유에 적응해준 것이 큰 위안이 되었다. 산양분유 같은 한통에 십만 원은 넘어버리는 것만 고집했다면 금전적으로 힘들었을 것 같다. 6개월만 넘어가도 일주일에 한통 이상 먹어대는 아이에게 들어가는 식비가 어마어마할 것이기 때문에. 아무튼 그냥 주는 대로 잘 먹은 아이라고 칭찬이 하고 싶은 거 같다.

spring-4015690__480.jpg

아침마다 하는 산책은 앞으로도 출산 전까지 계속 더 하고 싶다. 며칠 안 남은 평온한 일상인데 마음껏 글 쓰고, 돌아다니고, 이것저것 챙겨봐야겠다. 그런 마음으로 재밌을 거라고 생각하고 오후에 읽은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은 생각보다 몰입이 되지 않아 50페이지쯤 읽다가 관두고 짧은 낮잠에 들었다. 어떡하지. 뭔가 바뀌어 간다.

생각해보니 이곳에 글을 쓴 이후로 빠져드는 소설을 읽은 것이 손에 꼽을 지경이다. 특히 에세이를 보고 잘 썼다고 느끼는 글들은 더욱 드물게 되어 버렸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최근 이병률 작가의 짧은 글을 보게 되어 오랜만에 필사를 하는데 글이... 글이 특별하지 않았다. 내가 생각하는 그분들의 글이 전혀 특별하게 보이지 않게 되었다. 그저 넋두리 섞인 푸념 같은 에세이라고 느껴버려서 놀라 황급히 펜을 내려놨다.

에쿠니 가오리 소설을 보다가 도저히 몰입이 되지 않아 책을 덮어버렸다는 것은 단순히 재미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닌 것 같다. 나는 이제 생산적인 글에만 열광하게 된 걸까? 어떻게 그들의 글을 읽다가 덮을 수가 있게 된 걸까. 2019년 올해에 또 나의 관점이 바뀐 것 같다. 무슨 이유로 바뀌고, 어째서 내가 좋아하는 작가들의 글을 읽다가 덮어버리게 되는 것인지 그건 조금 더 생각해볼 문제다.

아몰랑

Sort:  

세키로 하고싶다.

곰돌이가 @mipha님의 소중한 댓글에 $0.017을 보팅해서 $0.006을 살려드리고 가요. 곰돌이가 지금까지 총 3796번 $44.966을 보팅해서 $47.025을 구했습니다. @gomdory 곰도뤼~

산...산양분유가 그렇게 비싼건가요??????
집에 한통 그저께 샀던데.@_@;;;;

한통이야 뭐ㅎㅎ
1년간 먹는것도 아니궁ㅎㅎ

분유 유통기한이 긴가보오 ㅎㅎㅎ
즐겨 즐겨 더 즐기삼~!!

1년정도 되더라구용^^!

3,4월에 태어나는게 아이한테는 더 좋다고 저희 어머니도 얘기하시던데...백일까지 덥지않게 보내고 체력이 어느정도 쌓이는 100일후에 여름을 맞이하는게 낫다네요

4월말이 좋겠군요🤔

진월생이냐 사월생이냐 따라 팔자의 구성도 많이 달라질텐데......

역시 사주를 ㅋㅋㅋㅋ
하긴 저희 시어머니도 5월생보다는 차라리 4월이 ...이런 이야기를 하시던데 나오는건 본인의 선택이니 ㅎㅎㅎㅎ

맛동산 먹으면서 생각하는건 어떨까요?
우리애들 임페리얼로 만족해줘서 개고마움 ㅠㅠ
혹시 뽐뿌라는 사이트를 아시는지요?
대한민국에서 싸게 사는방법은 거기에 다있음 ㅋㅋ

사실저도 임페리얼임
진짜 내딸에게 고마웠음ㅋㅋㅋㅋ
휴 뽐뿌가 그정도임?
ㅋㅋㅋㅋㅋㅋㅋㅋ명성은 익히들어 알고있었지만
ㅋㅋ

뽐뿌는 그 이상임 ㅋㅋㅋ
임페리얼 먹은 우리 아이들 미쉐린 타이어 됐는데 찡은 안그런가요? ㅋㅋ
일주일 한통이면 장난아닐텐데 ㅋㅋ

Posted using Partiko iOS

비밀인데...
잠시 공개하도록하죠
Screenshot_20190325-195748_Gallery.jpg

7BBA5005-B841-4AF6-8DF0-B17BCBAE1666.jpeg

역시 임페리얼 ㅋㅋㅋㅋㅋ 그렇다면 저희 딸래미도.... ㅋㅋ
딸래미의ㅜ미래를 위해 내일 없애는걸로 ㅋㅋ

Posted using Partiko iOS

아요곰님이 @ayogom ㅋㅋㅋㅋㅋㅋㅋㅋ확실하게 보팅해주셨네요. 여윽씨 증인 ㅋㅋ

귀욤댕이들 ㅋㅋ

곰돌이가 @zzing님의 소중한 댓글에 $0.007을 보팅해서 $0.016을 살려드리고 가요. 곰돌이가 지금까지 총 3800번 $45.009을 보팅해서 $47.074을 구했습니다. @gomdory 곰도뤼~

찡언니가 좀더 성숙해져서 그런가 아니에요? ^^
원하는 날짜에 둘째가 나오길 바래요 찡언니^^

오웅 고마워 언니

나의 바람이라면 아이가 5월에 태어났으면 한다는 것

단지 4월을 내리 더 쉬고싶어서? ㅋㅋㅋㅋㅋㅋㅋㅋ
어디 생명의 탄생이 바람되로 되나요? 그만 쉬시고 건강하게 출산하세요^^

앙대여 ㅠㅠ 이 행복을 조금이라도 더 ㅋㅋㅋㅋㅋㅋ

가오리 소설 좋지요. 생선 이름이라 잊어버릴 일도 없고요. ^^ 저도 요즘 책을 끝까지 못 읽네요. ㅠㅠ 쓰기에 집중하느라. ㅠㅠ

생선이름ㅋㅋㅋ

고생이 많으십니다 ㅎㅎ 이제 정말 얼마 안남았네요!

하하하. 지금을 즐겨야죵

Coin Marketplace

STEEM 0.30
TRX 0.12
JST 0.034
BTC 64136.70
ETH 3128.20
USDT 1.00
SBD 3.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