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트 모양 박스 Heart Shaped-Box 16화
일영은 일라와 얘기한 다음 날
규호에게 전화를 걸었다.
" 대위님, 소개해드릴 분이 있어서 전화 드렸습니다!"
일영은 전날 밤 아는 지인들에게 싹 다 전화해서 여자를 물색했었다.
다른 사람을 제물로 넘긴다는 양심의 가책이 그를 찔렀지만, 죽어도 일라만큼은 규호에게 넘길 수 없다고 그는 굳게 다짐했다.
"그래? 난 여자친구가 있는데 어떡하지?"
규호의 목소리는 일영을 놀리는 듯했다.
규호는 잠시 생각한 뒤에 일영에게 다시 말을 걸었다.
" 저녁에 시간 비면, 6시까지 내 집 앞으로 오도록. 얘기 좀 하자."
일영은 전화가 끊어진 후 한숨을 쉬었다.
창고에서 봤던 여자애를 생각하니 몸이 덜덜 떨려왔다. 자꾸 일라와 아이가 겹쳐 보였다.
그는 고개를 흔들었다.
' 악마와 거래를 한다 해도 그렇게 되도록 내버려두지는 않을거야.'
그는 녹음기 하나를 가지고 차에 올라탔다.
규호의 집은 1시간 거리의 다소 외진 곳의 산 옆에위치해 있었다.
그는 가는 동안 머릿속의 아이를 떨쳐내려 노력했다.
'저번에 도망갔을 거야.'
그는 스스로 되뇌었다.
'도망갔을 거야..안 죽었어.'
그가 도착했을 때는 네시 반이었다.
일영은 차 문을 닫고 규호의 집 앞으로 걸어갔다.
규호는 인기척을 느끼고 집 앞으로 나갔다.
" 안녕, 휴가 잘 보냈나?"
그는 웃으며 일영을 바라봤다.
일영도 그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 네, 잘 보냈습니다. 대위님은 잘 보내셨습니까?"
그는 최대한 태연하게 행동하기로 마음먹었다.
"응. 사실 일영 중위 동생과 사귀고 있어. 우연히 카페에서 내 이상형을 만났는데 자네 동생이더라고."
규호는 낄낄거렸다.
규호는 일영의 표정이 순간 굳는 걸 보았다.
일영은 그의 눈치를 살핀 후 거짓말 하나를 생각해냈다.
" 저야 대위님같은 분과 동생이 사귀면 좋지만, 일라는 희귀병이 있어서 아이를 낳지 못합니다..."
"괜찮아, 그건 뭐 상관없어. 내가 부성애가 넘치는 것 같지도 않고."
여자라도 고용해서 규호를 유혹하라 해야 하나?
일영의 머릿속은 어지러웠다.
규호는 일영의 안색이 점점 안 좋아지는
걸 눈치챘다.
' 이렇게까지 네 동생과 사귀는 걸 싫어한다...'
그는 좀 더 일영을 관찰했다.
일영은 애써 괜찮은 척을 하고 있는 사람 같았다.
규호는 뭔가 짚이는 게 있었다.
저번 휴가 잔치 때 담배를 피러 나간 일영이 너무 오랫동안 안 돌아와서 규호가 불안해진 찰나에 그가 들어왔었다. 그가 너무 말짱해보여서 규호는 더 이상의 의심을 하지 않았다.
" 어제 창고에 있는 CCTV를 돌려봤어."
규호는 은근슬쩍 그를 떠보았다.
일영은 경악한 눈으로 규호를 쳐다봤다.
'역시 그랬군.'
규호는 입술을 깨물었다.
1화~14화 링크:
https://steemit.com/kr/@zoethehedgehog/nmjhv
15화:
https://steemit.com/kr/@zoethehedgehog/heart-shaped-box-15
쯧쯧. 일라에게 규호랑 헤어지라고 했어야지. 규호가 천하의 몹쓸 놈에 바람둥이에 숨겨놓은 애도 있는 도박꾼이라고 거짓말을 하건, 자기가 본걸 사실대로 말하건..
:'(
그때 잡았다 요놈!! 을 했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