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르바의 악기, 산투리

in #kr6 years ago (edited)

illustration by @carrotcake


"그런데 그 꾸러미 안에는 뭐가 있는 거요? 음식? 옷? 연장들?"
내 동반자는 어깨를 으쓱하면서 웃음을 터뜨렸다.
"참견을 많이 하시는구려, 날 좀 내버려두쇼." 그는 이렇게 말하며 길고도 억센 손가락으로 꾸러미를 쓰다듬었다.
"아뇨, 이건 산투리예요." 그는 한숨을 쉬었다.

산투리. 처음 산투리를 들었을 때,
호주머니에 넣을 정도로 조그만 악기일 거라 생각했다.

아니었다.

그는 조심스럽게 정성을 다하여, 마치 여인의 옷을 벗기듯 보따리를 풀어, 줄이 많고 구리와 상아 장식이 있으며 끝에 빨간 비단이 달린, 매끈거리는 오래된 산투리를 꺼냈다. 굵은 손가락이 천천히, 열정적으로 여인을 만지듯, 그것을 쓰다듬었다. 그리고 마치 사랑하는 사람이 추위를 탈까 봐 감싸주듯이 다시 쌌다.

그리스인 조르바.

그리스어를 한국어로 직접 번역한 책은 처음이다.
이 책을 번역한 유재원 교수는 그리스어-한국어 사전 편찬 작업까지 하고 있다.

오래전 읽은 책은 이윤기씨가 번역하고
열린책들에서 출간된 책

중역은 중역 나름대로.
원전 번역은 원전 번역 나름대로.

매력이 있다.

산투리가 궁금해 영상을 찾아봤다.

생각보다 크다.
이렇게 크고 무거워 보이는 걸
조르바가 들고 다녔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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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 악기네요^^
책도 흥미로울 듯 합니다.
제가 지금 PC가 이상해서 소리가 재생은 안되지만
약간 실로폰 같은 느낌이네요 ㅎㅎ

산투리. 오호, 좋은 주말 보내세요~~

처음보는 악기인데 소리가 생각보다 좋네요

그리스인 조르바 이책 작년인가 재작년에 알게되어 볼까말까 고민만 했었던 책인데요;; 그세 잊고있었네요ㅎ

그리스인 조르바.
재밌게 읽어던 기억이 있네요. 고전 중에서 그나마 술술 읽혔던. ㅋㅋ
크고 무거운 악기를 들고다녔다니 역시 상남자 조르바 답군요. ㅋㅋㅋ

팟캐스트에서 조르바를 이대근씨 캐릭터에 비유했던게 기억나요ㅋㅋ
마초중의 마초ㅋㅋ 저도 참 재미있게 읽었어요ㅎ 과부 꼬시던 장면이 생생했어요. (이런것만 기억에 남기...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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