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다하다 소설을 다 쓴다] 황소우의 투자일기6(가제)-여전히 아름다운지

in #kr6 years ago

3월31일 저녁 과동기모임

깜박 잠 들어버리는 바람에 약속시간 보다 30분 늦게 약속 장소에 도착해버렸다.

"야..왜이렇게 늦었어?...다들 기다렸잖아."

창민이가 먼저 말을 걸어왔다.

"응..깜박 잠드는 바람에 미안..미안.."
"야 다들 반갑다야...!!"

나머지 동기들이 서로 손을 내밀며 악수를 청했다. 여자동기들도 손을 흔들어 반가움을 표시했다. 그중에 은영이도 보였다.

'하..얼마만인가' 그녀는 여전히 예뻤다.

"저쪽으로 앉아.."

창민이 내게 남은 자리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제 다들 왔으니 건배 한번 하자구...자 술잔을 들어봐."

우리는 누구라고 할것 없이 서로 술잔을 채우고 채워주며 정신없이 서로의 근황을 묻고 대학시절 에피소드로 이야기 꽃을 피웠다.
여자동기들은 한쪽에 모여앉아 깔깔대며 자기들만의 이야기로 바빴다.
학창시절 친구들은 금방 만나도 스스럼없이 그때 그시절로 돌아갈 수 있어서 참 좋다.
나는 그렇게 시끄럽게 이야기하고 웃는 중에도 멀리서 그녀를 힐끔힐끔 곁눈질했다. 그녀는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았지만.

"니들 코인들 하냐?..저번 12월에 우리회사 과장이 엄청 벌어가지고 퇴사하는데 부러워 죽는 줄 알았잖아."

한 친구가 화제를 갑자기 코인얘기로 돌렸다. 몇몇 친구들은 이미 투자를 하고 있는듯이 관심을 보였다.

"그 과장은 얼마를 벌었길래 퇴사까지 했어?"

퇴사까지 했다는 말에 갑자기 다들 관심이 쏠렸다.

"응, 오래됐나봐 투자한지...초창기에 투자해서 1000배정도 수익 본 모양이야...우리회사 그 과장님 때문에 한때 난리났잖아...서로 투자해서 퇴사한다고."
"그때 투자한 사람들 다 지금은 폭락해서 회사 열심히 다닌다....하하하."

하지만 이내 폭락얘기에 동병상련의 눈빛들을 보내고 있었다.

"근데 그거 알아 내가 어디에서 본건데 지금 코인판이 세력들 싸움으로 번지고 있어서 난리라던데?"

창민이 어디서 들었는지 세력 어쩌고하는 얘기를 꺼내면서 나서기 시작했다.

'나서기 좋아하는건 여전하네'

여자동기쪽을 힐끔보니 은영은 즐거운지 연신 웃고 있었다.

"너 그 얘기는 또 어디서 들었어?"

다른 친구가 출처가 궁금한지 되물었다.

"야, 잠깐만 그게 중요한게 아니고 주목해봐...다들 주목!!"

출처를 물었던 친구의 말을 짜르면서 오늘 모임의 이유를 말했다.

"사실은 오늘 모이라고 한건 성미가 5월달에 결혼을 한데..그리고 은영이도 곧 캐나다로 유학을 간다고 해서 어렵지만 내가 자리를 마련했다."

몇몇 둘과 연락하고 지내는 친구들은 아는 눈치였고 나머지는 금시초문인 것 같았다. 모르기는 나도 마찬가지 였고.

"그러니까 술만 먹지말고 축하도 해주고 은영이 잘가라고도 좀 해주고 그래라..자식들아.."

"성미는 결혼이 5월5일이라고 했고 은영이는 언제 간다고 했지?"

"응, 난 다음주 일요일에.."

'갑자기 천장이 꺼질것같은 이 허망함은 무어란 말인가?'

여기 오는 버스 안에서 내내 은영이와의 재회를 꿈꾸고 있었는데 어쩌면 가능하지 않을까하고. 역시 허망한 꿈이었다.

정신이 아뜩해져 잠시 시간이 멈춘것같았다.

동기들은 둘의 주변으로 몰려가 결혼얘기, 유학얘기를 묻고 답하며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나만 자리에 바다 가운데 외딴섬처럼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어색하지 않게 하려면 그리로 가야했다. 영혼없이 그 자리에서 버텨야했다.

"야..황소우..넌 왜 말이 없어..자식 아직도 못잊은거야?"

철민이가 눈치없이 옛날 얘기를 꺼내서 더 어색하게 만든다.

"뭘..아냐..축하해..내가 한잔씩 따라줄게 잔 받아.."

어색하게 성미와 은영에게 잔을 권했다.정말 내가봐도 바보같았다.시간이 빨리 가기만 기다렸다. 어떻게서든 여기서 벗어나고 싶었다.

"애들아, 나 가야겠다...나 내일 일찍 가야할데가 있어서.."

"뭐야..이제 막 분위기 좋은데 갑자기..좀 더 있다가 가.."

몇몇 동기들과 철민이 서운한듯 만류했지만 나는 가고 싶었다.

"아냐...내일 중요한 일이야..갈게.."

그 때 였다. 은영이가 자리에서 일어서며 말했다.

"나도 가야해서..지금 일어날게..기차표를 끊어놔서.."

은영이는 말하면서 외투와 가방을 챙기고 있었다.

"야..다 가면 어떻하냐...에이..오랜만에 만났는데 이것들이.."

철민은 자기가 주최한 모임이 파장 분위기가 될까 걱정스럽게 말했다.

가로수밑

동기들의 만류에도 나와 은영은 자리를 벗어나 거리로 나욌다.

"기차시간이 몇시야? "

나는 어색하지 읺으려고 기차시간을 묻고 있었다.

"응, 30분 남았어..저기서 택시 타면 돼..왜 그동안 연락도 없었어?"

"그냥...난 다시는 너 못볼줄 알았는데.."

"왜?"

"느낌이 그랬어..그런데 만나자 마자 이별이네..얼마나 가 있을건데?"

질문을 해 놓고 아직도 미련을 못버린 바보같다는 생각을 했다.

"나...안 올지도 몰라..이번에가면 그냥 거기서 살게 될지도 모르거든..나이도 있고."

점점 더 희망은 사라졌다.

'이제는 정말 영영 이별이구나.'

저쪽에서 빈택시가 보였다.

"늦겠다...택시 온다..잘가. 건강하고..혹시라도 한국 들어오면 연락해..맛있는거 사줄게."

"그래..갈게..너도 건강하고...그리고...너...아니다..진짜갈게."

그녀는 그렇게 내가 잡아준 택시를 타고 떠났다.

'잘가...내 사랑...내 첫사랑..'

나는 이렇게 끝까지 바보같았다.

집으로 가는 택시에서는 이노래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Radiohead - Creep


이번회를 마지막으로 황소우의 투자일기는 잠정 중단할까합니다. 그동안 많은 분들이 성원해주셨는데 아쉽습니다. 우선은 당초 기획의도와는 다르게 황서우의 투자부분을 보여줄 어플이 문제가 생겨 초기화되는 문제가 있었으며 무엇보다 무작정 글을 시작하다보니 이야기 구성의 소재나 흐름의 한계를 느꼈습니다. 시간의 촉박함도 상당한 압박으로 다가왔습니다. 마감시한을 맞춰야하는 작가님들의 고충을 잠시라도 느낄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당분간은 짧은 이슈나 개인적인 잡설 위주의 포스팅만 남기게 될것같습니다.
다시 한번 연재를 잠정 중단함을 죄송하게 생각핮니다.
다 저의 불찰입니다. 더 좋은 포스팅으로 찾아뵙겠습니다.


※대화내용중 세력에 관한 부분은 biba1029님의 포스팅에서 얻었습니다. 본 포스팅에서 대화형식으로 풀어보려 했으나 여기에 쓰기에는 제법 긴 내용이고 어려운 내용인지라 생략하였습니다. 자세히 알고 싶으신 분들은 아래 링크를 통해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꽤 흥미롭습니다.
링크:
https://steemit.com/bitcoin/@biba1029/1
https://steemit.com/bitcoin/@biba1029/2

※외국 포스팅 중에서는 아래 링크를 읽어보세요.
세력에 관한 내용을 꽤 길게 자세히 설명하네요. 기회가 된다면 해석을 통해서 여러분에게 소개드리고 싶네요. 번역기를 돌리면 대략의 내용정도는 이해하실 수 있을 겁니다.
링크:
https://steemit.com/bitcoin/@supercrypto1/4th-dimension-bitcoin-manipulation-cartel-price-suppression-is-the-go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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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게봤었는데요
잠정중단이라니.
그동안 수고하셨어요
황소우 팬이었는데^^

그동안 격려해주시고 꾸준히 읽어 주셔서 고마웠습니다.
여기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니까 자주 뵈요.

네. 또 다른 시작이죠.
힘내요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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