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판문점 선언, 문재인 대통령은 '독일 쾨르버재단 초청 연설'의 퍼즐을 맞춰가고 있었다.

in #kr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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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위키피디아

조커

트럼프 게임의 조커의 역할은 매우 다양하다. 많은 게임에서는 조커를 전혀 사용하지 않지만, 그 외의 게임에서는 조커는 그 게임 안에서 가장 중요한 카드가 된다. 자주 조커는 와일드 카드가 되어, 기존의 카드가 존재하는 범위에서 그 카드를 재현하는 것을 허가한다. 즉, 카드가 존재하는 범위내에서 어떤 카드로든지 변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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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의 뉴스공장을 듣다가 깜짝 놀랐다. 이번 남북정상회담 특집방송을 하면서 오프닝에 소개한 작년 2017년 7월6일에 있었던 문재인대통령 '독일 쾨르버재단 초청 연설' 당시 내용 때문이었다.

대한민국의 보다 주도적인 역할을 통해 한반도에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담대한 여정을 시작하고자 합니다.

첫째, 우리는 북한의 붕괴를 바라지 않으며, 어떤 형태의 흡수통일도 추진하지 않을 것입니다.

둘째, 북한 체제의 안전을 보장하는 한반도 비핵화를 추구하겠습니다.

셋째, 항구적인 평화 체제를 구축해 나가겠습니다.

넷째, 한반도에 새로운 경제 지도를 그리겠습니다.

다섯째, 비정치적 교류협력 사업은 정치·군사적 상황과 분리해 일관성을 갖고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듣는 순간 난 전율을 느꼈다. 이번 '남북정상회담 판문점 선언'을 보고 들은 나로써는 더욱 놀라지 않을 수 없었고 이번 발표와 그때의 연설은 마치 퍼즐조각을 맞춰갈수록 보이는 그림처럼 눈에 들어와 보였기 때문이다. 당시 연설이 현실이
되어가고 있음을 10개월만에 보여주고 있다.
퍼즐을 맞춰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500piece, 1000piece로 난이도가 올라갈수록 완성후의 희열은 더욱 커진다는 것을. 아직까지 퍼즐은 맞줘지고 있고 완성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남북관계에 있어서만은 어느정도 윤곽이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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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우리는 전 박근혜 대통령의 드레스덴 연설에서 "통일은 대박"이라는 말을 익히 들어 알고 있듯이 실현되지 않을 연설은 연설이뿐으로 끝난걸 알고 있기에 더더욱 감회은 크다.
박근혜 정부 시절에도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하진 않은 모양이다. 보도내용을 보면

2018년 1월 일요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2016년 11월경 최순실 게이트가 한창일 때 출구전략의 일환으로 일부 친박 의원들이 추진했던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모 의원은 "한 전직 의원이 여러 차례 해외를 나가 북측과 만났"다고 인정했다. 당시 김영철 통일전선부장 최측근과 만났다고. 북한이 긍정적으로 나오다가 막판에 결렬되었다고 한다. 북한도 탄핵 위기를 우려했었다.

2018년 4월 10일에 방영된 PD수첩에선 북한에서 손을 뻗었는데도 박근혜가 '세월호 때처럼' 연락이 안 되었다고 한다.

#3

앞서 이야기한 '조커joker'는 와일드 카드가 되어, 기존의 카드가 존재하는 범위에서 그 카드를 재현하는 것을 허가한다. 즉, 카드가 존재하는 범위내에서 어떤 카드로든지 변신할 수 있다.
북한이 들고 있는 카드가 아직 많지는 않지만 그중에 어떤패를 들고 있을지 아무도 알수 없다. 이번 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조커joker'를 내밀었다. 일단 지금은 조커를 '평화'와 '종전終戰'이라는 카드로 내밀었다. 진심이기를 바래보자. 남은 카드를 이용하기위여 이기기위한 전략적인 와일드카드가 아닌 공동의 생존을 위한 카드이기를 바래보자.

#4

이하는 차례대로 '남북정상회담 판문점 선언', '문재인 대통령 독일 쾨르버재단 초청 연설', '박근혜 대통령 드레스덴 선언'의 [전문]이다. 꼭 한번씩 읽어보기를 권합니다.

[전문] 남북정상회담 판문점 선언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
양 정상은 한반도에 더 이상 전쟁은 없을 것이며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열리었음을 8천만 우리 겨레와 전 세계에 엄숙히 천명하였다.

양 정상은 냉전의 산물인 오랜 분단과 대결을 하루 빨리 종식시키고 민족적 화해와 평화번영의 새로운 시대를 과감하게 열어나가며 남북관계를 보다 적극적으로 개선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확고한 의지를 담아 역사의 땅 판문점에서 다음과 같이 선언하였다.

1.남과 북은 남북 관계의 전면적이며 획기적인 개선과 발전을 이룩함으로써 끊어진 민족의 혈맥을 잇고 공동번영과 자주통일의 미래를 앞당겨 나갈 것이다.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발전시키는 것은 온 겨레의 한결같은 소망이며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의 절박한 요구이다.

ⓛ 남과 북은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한다는 민족 자주의 원칙을 확인하였으며 이미 채택된 남북 선언들과 모든 합의들을 철저히 이행함으로써 관계 개선과 발전의 전환적 국면을 열어나가기로 하였다.

② 남과 북은 고위급 회담을 비롯한 각 분야의 대화와 협상을 빠른 시일 안에 개최하여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문제들을 실천하기 위한 적극적인 대책을 세워나가기로 하였다.

③ 남과 북은 당국 간 협의를 긴밀히 하고 민간교류와 협력을 원만히 보장하기 위하여 쌍방 당국자가 상주하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개성지역에 설치하기로 하였다.

④ 남과 북은 민족적 화해와 단합의 분위기를 고조시켜 나가기 위하여 각계각층의 다방면적인 협력과 교류 왕래와 접촉을 활성화하기로 하였다.

안으로는 6.15를 비롯하여 남과북에 다같이 의의가 있는 날들을 계기로 당국과 국회, 정당, 지방자치단체, 민간단체 등 각계각층이 참가하는 민족공동행사를 적극 추진하여 화해와 협력의 분위기를 고조시키며, 밖으로는 2018년 아시아경기대회를 비롯한 국제경기들에 공동으로 진출하여 민족의 슬기와 재능, 단합된 모습을 전 세계에 과시하기로 하였다.

⑤ 남과 북은 민족 분단으로 발생된 인도적 문제를 시급히 해결하기 위하여 노력하며, 남북 적십자회담을 개최하여 이산가족·친척상봉을 비롯한 제반 문제들을 협의 해결해 나가기로 하였다.

당면하여 오는 8.15를 계기로 이산가족·친척 상봉을 진행하기로 하였다.

⑥ 남과 북은 민족경제의 균형적 발전과 공동번영을 이룩하기 위하여 10.4선언에서 합의된 사업들을 적극 추진해 나가며 1차적으로 동해선 및 경의선 철도와 도로들을 연결하고 현대화하여 활용하기 위한 실천적 대책들을 취해나가기로 하였다.

2. 남과 북은 한반도에서 첨예한 군사적 긴장상태를 완화하고 전쟁 위험을 실질적으로 해소하기 위하여 공동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다.

① 남과 북은 지상과 해상, 공중을 비롯한 모든 공간에서 군사적 긴장과 충돌의 근원으로 되는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하였다.

당면하여 5월1일부터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확성기 방송과 전단살포를 비롯한 모든 적대 행위들을 중지하고 그 수단을 철폐하며 앞으로 비무장지대를 실질적인 평화지대로 만들어 나가기로 하였다.

② 남과 북은 서해 북방한계선 일대를 평화수역으로 만들어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을 방지하고 안전한 어로 활동을 보장하기 위한 실제적인 대책을 세워나가기로 하였다.

③ 남과 북은 상호협력과 교류, 왕래와 접촉이 활성화 되는 데 따른 여러 가지 군사적 보장대책을 취하기로 하였다.

남과 북은 쌍방 사이에 제기되는 군사적 문제를 지체 없이 협의 해결하기 위하여 국방부장관회담을 비롯한 군사당국자회담을 자주개최하며 5월 중에 먼저 장성급 군사회담을 열기로 하였다.

3.남과 북은 한반도의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하여 적극 협력해 나갈 것이다.

한반도에서 비정상적인 현재의 정전상태를 종식시키고 확고한 평화체제를 수립하는 것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역사적 과제이다.

① 남과 북은 그 어떤 형태의 무력도 서로 사용하지 않을 데 대한 불가침 합의를 재확인하고 엄격히 준수해 나가기로 하였다.

② 남과 북은 군사적 긴장이 해소되고 서로의 군사적 신뢰가 실질적으로 구축되는 데 따라 단계적으로 군축을 실현해 나가기로 하였다.

③ 남과 북은 정전협정체결 65년이 되는 올해에 종전을 선언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며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회담 개최를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하였다.

④ 남과 북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하였다.

남과 북은 북측이 취하고 있는 주동적인 조치들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대단히 의의 있고 중대한 조치라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앞으로 각기 자기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기로 하였다.

남과 북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을 위해 적극 노력하기로 하였다.

양 정상은 정기적인 회담과 직통전화를 통하여 민족의 중대사를 수시로 진지하게 논의하고 신뢰를 굳건히 하며, 남북관계의 지속적인 발전과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향한 좋은 흐름을 더욱 확대해 나가기 위하여 함께 노력하기로 하였다.

당면하여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 가을 평양을 방문하기로 하였다.

2018년 4월 27일

판 문 점

대한민국대통령 대통령 문재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 위원장 김정은

[전문] 문재인 대통령 독일 쾨르버재단 초청 연설

『존경하는 독일 국민 여러분, 고국에 계신 국민 여러분, 하울젠 쾨르버재단 이사님과 모드로 전 동독 총리님을 비롯한 내외 귀빈 여러분.

먼저, 냉전과 분단을 넘어 통일을 이루고, 그 힘으로 유럽통합과 국제평화를 선도하고 있는 독일과 독일 국민에게 무한한 경의를 표합니다.

오늘 이 자리를 마련해 주신 독일 정부와 쾨르버 재단에도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얼마 전 별세하신 故 헬무트 콜 총리의 가족과 독일 국민들에게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마음을 전합니다.

대한민국은, 냉전시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외교로 독일 통일과 유럽통합을 주도한 헬무트 콜 총리의 위대한 업적을 기억할 것입니다.

친애하는 내외 귀빈 여러분, 이곳 베를린은 지금으로부터 17년 전, 한국의 김대중 대통령이 남북 화해·협력의 기틀을 마련한 ‘베를린 선언’을 발표한 곳입니다.

여기 알테스 슈타트하우스(Altes Stadhaus)는 독일 통일조약 협상이 이뤄졌던 역사적 현장입니다.

나는 오늘, 베를린의 교훈이 살아있는 이 자리에서 대한민국 새 정부의 한반도 평화 구상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 독일 통일의 경험은 지구상 마지막 분단국가로 남은 우리에게 통일에 대한 희망과 함께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그것은 우선, 통일에 이르는 과정의 중요성입니다.

독일 통일은 상호 존중에 바탕을 둔 평화와 협력의 과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워줬습니다.

독일 국민들은 이 과정에서 축적된 신뢰를 바탕으로 스스로 통일을 결정할 수 있었습니다.

동서독의 시민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 협력했고 양측 정부는 이를 제도적으로 보장했습니다.

비정치적인 민간교류가 정치 이념의 빗장을 풀었고 양측 국민들의 닫힌 마음을 열어 나갔습니다.

동방정책이 20여 년간 지속되었다는 사실도 중요합니다.

정권이 바뀌어도 일관된 정책이 가능했던 것은 국민의 지지와 더불어 국제사회의 협력이 바탕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독일은 유럽에 평화질서가 조성될 때, 그 틀 안에서 독일의 통일도 가능할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국제사회와 보조를 맞추고, 때로는 국제사회를 설득해서 튼튼한 안보를 확보하고, 양독관계에 대한 지지를 보장받았습니다.

빌리 브란트 총리가 첫 걸음을 뗀 독일의 통일과정은 다른 정당의 헬무트 콜 총리에 이르러 완성되었습니다.

나는 한반도의 평화와 공동 번영을 위해서도 마찬가지로 정당을 초월한 협력이 이어져 나가야 한다고 믿습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우리 국민들에게 베를린은 김대중 대통령의 ‘베를린 선언’과 함께 기억됩니다.

김대중 대통령의 베를린 선언은 2000년 제1차 남북정상회담으로 이어졌고, 분단과 전쟁 이후 60여 년간 대립하고 갈등해 온 남과 북이 화해와 협력의 길로 들어서는 대전환을 이끌어냈습니다.

그 뒤를 이어 노무현 대통령은 2007년 제2차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남북관계의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이정표를 세웠습니다.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은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국제협력도 추진해 나갔습니다.

그 기간 동안 6자회담은 북핵문제 해결 원칙과 방향을 담은 9.19 성명과 2.13합의를 채택했습니다.

북미 관계, 북일 관계에도 진전이 있었습니다.

나는 앞선 두 정부의 노력을 계승하는 동시에 대한민국의 보다 주도적인 역할을 통해 한반도에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담대한 여정을 시작하고자 합니다.

존경하는 내외 귀빈 여러분, 한반도가 직면하고 있는 가장 큰 도전은 북핵 문제입니다.

북한은 핵과 미사일 도발을 계속하며 한반도와 동북아, 나아가 세계의 평화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특히 바로 이틀 전에 있었던 미사일 도발은 매우 실망스럽고 대단히 잘못된 선택입니다.

유엔 안보리 결의를 명백히 위반했을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를 정면으로 거부한 것입니다.

무엇보다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모처럼 대화의 길을 마련한 우리 정부로서는
더 깊은 유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북한의 이번 선택은 무모합니다.

국제사회의 응징을 자초했습니다.

북한이 도발을 멈추고 비핵화 의지를 보여준다면,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을 받을 수 있도록 앞장서서 돕겠다는 우리 정부의 의지를 시험하고 있습니다.

나는 북한이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지 않기를 바랍니다.

북한은 핵과 미사일 개발을 포기하고 국제사회와 협력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합니다.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한반도 비핵화는 국제사회의 일치된 요구이자 한반도 평화를 위한 절대 조건입니다.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결단만이 북한의 안전을 보장하는 길이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나는 바로 지금이 북한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고,
가장 좋은 시기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점점 더 높아지는 군사적 긴장의 악순환이 한계점에 이른 지금, 대화의 필요성이 과거 어느 때보다 절실해졌기 때문입니다.

중단되었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본여건이 마련되었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최근 한미 양국은, 제재는 외교적 수단이며, 평화적인 방식으로 한반도 비핵화를 달성한다는 큰 방향에 합의했습니다.

북한에 대해 적대시 정책을 갖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천명했습니다.

북한의 선택에 따라 국제사회가 함께 보다 밝은 미래를 제공할 수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한미 양국은 또한, 당면한 한반도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도 남북관계 개선이 중요하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통일 환경을 조성함에 있어서 대한민국의 주도적 역할을 지지했고, 남북대화를 재개하려는 나의 구상을 지지했습니다.

중국의 시진핑 주석과도 같은 공감대를 확인했습니다.

이제 북한이 결정할 일만 남았습니다.

대화의 장으로 나오는 것도, 어렵게 마련된 대화의 기회를 걷어차는 것도 오직 북한이 선택할 일입니다.

그러나 만일, 북한이 핵 도발을 중단하지 않는다면 더욱 강한 제재와 압박 외에는 다른 선택이 없습니다.

한반도의 평화와 북한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게 될 것입니다.

나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우리 정부와 국제사회의 의지를, 북한이 매우 중대하고 긴급한 신호로 받아들일 것을 기대하고 촉구합니다.

내외귀빈 여러분, 이제, 한반도의 냉전구조를 해체하고 항구적인 평화정착을 이끌기 위한 우리 정부의 정책방향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오직 평화입니다.

평화로운 한반도는 핵과 전쟁의 위협이 없는 한반도입니다.

남과 북이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며, 함께 잘 사는 한반도입니다.

우리는 이미 평화로운 한반도로 가는 길을 알고 있습니다.

‘6.15 공동선언’과 ‘10.4 정상선언’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남과 북은 두 선언을 통해 남북문제의 주인이 우리 민족임을 천명했고 한반도에서 긴장완화와 평화보장을 위한 긴밀한 협력을 약속했습니다.

경제 분야를 비롯한 사회 각 분야의 협력사업을 통해 남북이 공동번영의 길로 나아가자고 약속했습니다.

남과 북이 상호 존중의 토대 위에 맺은 이 합의의 정신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그리고 절실합니다.

남과 북이 함께 평화로운 한반도를 실현하고자 했던 그 정신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나는 이 자리에서 분명히 말합니다.

우리는 북한의 붕괴를 바라지 않으며, 어떤 형태의 흡수통일도 추진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인위적인 통일을 추구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통일은 쌍방이 공존공영하면서 민족공동체를 회복해 나가는 과정입니다.

통일은 평화가 정착되면 언젠가 남북간의 합의에 의해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일입니다.

나와 우리 정부가 실현하고자 하는 것은 오직 평화입니다.

둘째, 북한 체제의 안전을 보장하는 한반도 비핵화를 추구하겠습니다.

지난 4월, ‘전쟁 위기설’이 한반도와 세계를 휩쓸었습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은 세계의 화약고와도 같습니다.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시급히 완화해야 합니다.

남북한 간의 무너진 신뢰를 다시 회복해야 합니다.

우리는 이를 위해 교류와 대화를 모색해 나갈 것입니다.

북한도 더 이상의 핵도발을 중단해야 합니다.

우발적인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군사관리체계도 구축해 나가야 합니다.

보다 근본적인 해법은 북핵문제의 근원적 해결입니다.

북핵문제는 과거보다 훨씬 고도화되고 어려워졌습니다.

단계적이고 포괄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우리 정부는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 핵의 완전한 폐기와 평화체제 구축, 북한의 안보·경제적 우려 해소, 북미관계 및 북일관계 개선 등 한반도와 동북아의 현안을 포괄적으로 해결해 나가겠습니다.

그러나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법입니다.

북한이 핵 도발을 전면 중단하고, 비핵화를 위한 양자대화와 다자대화에 나서야만 가능한 일입니다.

셋째, 항구적인 평화 체제를 구축해 나가겠습니다.

1953년 이래 한반도는 60년 넘게 정전 상태에 있습니다.

불안한 정전 체제 위에서는 공고한 평화를 이룰 수 없습니다.

남북의 소중한 합의들이 정권이 바뀔 때마다 흔들리거나 깨져서도 안 됩니다.

평화를 제도화해야 합니다.

안으로는 남북 합의의 법제화를 추진하겠습니다.

모든 남북 합의는 정권이 바뀌어도 계승돼야 하는 한반도의 기본자산임을 분명히 할 것입니다.

한반도에 항구적 평화구조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종전과 함께 관련국이 참여하는 한반도 평화협정을 체결해야 합니다.

북핵문제와 평화체제에 대한 포괄적인 접근으로 완전한 비핵화와 함께 평화협정 체결을 추진하겠습니다.

넷째, 한반도에 새로운 경제 지도를 그리겠습니다.

남북한이 함께 번영하는 경제협력은 한반도 평화정착의 중요한 토대입니다.

나는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북핵문제가 진전되고 적절한 여건이 조성되면 한반도의 경제지도를 새롭게 그려 나가겠습니다.

군사분계선으로 단절된 남북을 경제벨트로 새롭게 잇고 남북이 함께 번영하는 경제공동체를 이룰 것입니다.

끊겼던 남북 철도는 다시 이어질 것입니다.

부산과 목포에서 출발한 열차가 평양과 북경으로, 러시아와 유럽으로 달릴 것입니다.

남·북·러 가스관 연결 등 동북아 협력사업들도 추진될 수 있을 것입니다.

남과 북은 대륙과 해양을 잇는 교량국가로 공동번영할 것입니다.

남과 북이 10.4 정상선언을 함께 실천하기만 하면 됩니다.

그때 세계는 평화의 경제, 공동번영의 새로운 경제모델을 보게 될 것입니다.

다섯째, 비정치적 교류협력 사업은 정치·군사적 상황과 분리해 일관성을 갖고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남북한의 교류협력 사업은 한반도 모든 구성원의 고통을 치유하고 화합을 이루는 과정이자 안으로부터의 평화를 만들어가는 일입니다.

남북한에는 분단과 전쟁으로 고향을 잃고 헤어진 가족들이 있습니다.

그 고통을 60년 넘게 치유해주지 못한다는 것은 남과 북 정부 모두에게 참으로 부끄러운 일입니다.

대한민국 정부에 가족상봉을 신청한 이산가족 가운데 현재 생존해 계신 분은 6만여 명, 평균 연령은 81세입니다.

북한도 사정은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이 분들이 살아 계신 동안에 가족을 만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어떤 정치적 고려보다 우선해야만 하는 시급한 인도적 문제입니다.

분단으로 남북의 주민들이 피해를 보는 일들도 남북한이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합니다.

북한의 하천이 범람하면 남한의 주민들이 수해를 입게 됩니다.

감염병이나 산림 병충해, 산불은 남북한의 경계를 가리지 않습니다.

남북이 공동대응하는 협력을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민간 차원의 교류는 당국 간 교류에 앞서 남북 간 긴장 완화와 동질성 회복에 공헌해 왔습니다.

민간교류의 확대는 꽉 막힌 남북관계를 풀어갈 소중한 힘입니다.

다양한 분야의 민간교류를 폭넓게 지원하겠습니다.

지역 간의 교류도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인간 존중의 보편적 가치와 국제 규범은 한반도 전역에서 구현되어야 합니다.

북한 주민의 열악한 인권 상황에 대해서는 국제사회와 함께 분명한 목소리를 낼 것입니다.

아울러, 북한 주민들에게 실제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인도적인 협력을 확대하겠습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 나와 우리 정부는 이상의 정책방향을 확고하게 견지하면서
실천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남북이 함께 손을 잡고 한반도 평화의 돌파구를 열어가야 합니다.

먼저 쉬운 일부터 시작해 나갈 것을 북한에 제안합니다.

첫째, 시급한 인도적 문제부터 해결하는 것입니다.

올해는 ‘10.4 정상선언’ 10주년입니다.

또한 10월 4일은 우리 민족의 큰 명절인 추석입니다.

남과 북은 10.4 선언에서 흩어진 가족과 친척들의 상봉을 확대하기로 합의한 바 있습니다.

민족적 의미가 있는 두 기념일이 겹치는 이 날에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개최한다면 남북이 기존 합의를 함께 존중하고 이행해 나가는 의미 있는 출발이 될 것입니다.

북한이 한 걸음 더 나갈 용의가 있다면, 이번 이산가족 상봉에 성묘 방문까지 포함할 것을 제안합니다.

분단독일의 이산가족들은 서신왕래와 전화는 물론 상호방문과 이주까지 허용되었습니다.

우리도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더 많은 이산가족이 우리 곁을 떠나기 전, 그들의 눈물을 닦아 주어야 합니다.

만약 북한이 당장 준비가 어렵다면 우리측만이라도 북한 이산가족의 고향방문이나 성묘를 허용하고 개방하겠습니다.

북한의 호응을 바라며, 이산가족 상봉을 논의하기 위한 남북 적십자회담 개최를 희망합니다.

둘째, 평창 올림픽에 북한이 참가하여 ‘평화 올림픽’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2018년 2월, 한반도의 군사분계선에서 100km 거리에 있는 대한민국 평창에서 동계올림픽이 개최됩니다.

2년 후 2020년엔 하계올림픽이 동경에서, 2022년엔 북경에서 동계올림픽이 개최됩니다.

우리 정부는 아시아에서 이어지는 이 소중한 축제들을 한반도의 평화, 동북아와 세계의 평화를 만들어가는 계기로 만들 것을 북한에 제안합니다.

스포츠에는 마음과 마음을 잇는 힘이 있습니다.

남과 북, 그리고 세계의 선수들이 땀 흘리며 경쟁하고 쓰러진 선수를 일으켜 부둥켜안을 때, 세계는 올림픽을 통해 평화를 보게 될 것입니다.

세계의 정상들이 함께 박수를 보내면서, 한반도 평화의 새로운 시작을 함께 열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에 대해 IOC에서 협조를 약속한 만큼 북한의 적극적인 호응을 기대합니다.

셋째, 군사분계선에서의 적대행위를 상호 중단하는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한반도의 군사분계선에서는 총성 없는 전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양측 군에 의한 군사적 긴장 고조상태가 변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는 남북한 무력충돌의 위험성을 고조시키고 접경지역에서 생활하는 양측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일입니다.

올해 7월 27일은 휴전협정 64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이 날을 기해 남북이 군사분계선에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일체의 적대행위를 중지한다면 남북 간의 긴장을 완화하는 의미 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넷째, 한반도 평화와 남북협력을 위한 남북 간 접촉과 대화를 재개하는 것입니다.

한반도 긴장 완화는 가장 시급한 문제입니다.

지금처럼 당국자간 아무런 접촉이 없는 상황은 매우 위험합니다.

상황관리를 위한 접촉으로 시작하여 의미있는 대화를 진전시켜 나가야 합니다.

나아가 올바른 여건이 갖춰지고 한반도의 긴장과 대치국면을 전환시킬 계기가 된다면 나는 언제 어디서든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과 만날 용의가 있습니다.

핵 문제와 평화협정을 포함해 남북한의 모든 관심사를 대화 테이블에 올려놓고
한반도 평화와 남북협력을 위한 논의를 할 수 있습니다.

한번으로 되지 않을 것입니다.

시작이 중요합니다.

자리에서 일어서야 발걸음을 뗄 수 있습니다.

북한의 결단을 기대합니다.

존경하는 내외 귀빈 여러분, 독일은 한국보다 먼저 냉전을 극복하고 통일을 달성했지만 지금은 지역주의와 테러, 난민 문제 등 평화에 대한 또 다른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나는 독일이 베를린의 민주주의와 평화공존의 정신으로 새로운 도전을 극복하고
독일 사회와 유럽의 통합을 완성해 나갈 것을 믿습니다.

대한민국도 성숙한 민주주의의 힘으로 평화로운 한반도를 반드시 실현해 나갈 것입니다.

베를린에서 시작된 냉전의 해체를 서울과 평양에서 완성하고 새로운 평화의 비전을 동북아와 세계에 전파할 것입니다.

독일과 한국은 평화를 향한 전진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양국은 언제나 서로를 지지하고 응원하며 연대할 것입니다.

인류의 더 나은 삶, 세계의 더 좋은 미래를 향해 굳세게 함께 나아갑시다.

감사합니다.』

[전문]박근혜 대통령 '드레스덴 선언'

존경하는 한스 뮐러 슈타인하겐 총장님과 드메지에르 전 총리님,
그리고 드레스덴 공대의 교직원과 학생 여러분!

독일의 명문 드레스덴 공대를 방문하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역사와 전통이 살아있는 드레스덴 공대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게 된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이곳 드레스덴은 구 동독에서 가장 빨리 발전한 지역으로
분단극복과 통합의 상징입니다.
독일 민족은 이곳 드레스덴을 자유로운 공기가 가득하고,
풍요로움이 넘쳐 나는 희망의 도시로 만들었습니다.

현실을 넘어,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모든 이들에게
드레스덴은 용기와 영감의 원천이기도 합니다.

저는 이곳 드레스덴에서 하나 된 독일의 오늘과
분단 70년을 앞둔 한반도의 현실을 생각하면서,
역사의 무게를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한국 속담에 교육은 ‘백년대계’라는 말이 있습니다.
저는 오늘 드레스덴 공대를 둘러보며,
이곳이 바로 국가의 장래를 계획하고 만들어가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식이 다리를 잇고, 교육이 사람들을 하나로 묶는다!’ 는
드레스덴 공대의 교육이념이
드레스덴 공대 교직원과 학생 여러분의 열정을 통해 구현되어서
더 나은 미래를 열어가는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저도 대학시절 전자공학을 공부한 공학도로서
과학기술이 국가발전의 초석이자, 원동력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습니다.

제가 한국의 대통령이 된 후 ‘미래창조과학부’를 새로 만들고,
창조경제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였습니다.

지금 우리는 한 사람의 창의성과 혁신이
세계를 움직일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이런 새로운 시대에 저는 창조와 혁신을 통해 시장과 일자리를 창출하고,
과학기술과 ICT를 기존 산업과 결합하여
경제에 활력과 역동성을 불어넣고자 합니다.

그것이 창조경제입니다.

또한 드레스덴市과 같이 학교, 산업, 지역 간 협력을 강화하여
창조경제가 지역의 혁신과 발전을 견인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갈 것입니다.

앞으로도 드레스덴市와 대학의 발전은
창조경제를 향한 우리의 노력에도 중요한 참고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

한국과 독일은 특별한 인연을 이어왔습니다.
50년전 한국은 1인당 국민소득 87불의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였습니다.

대학을 졸업한 많은 한국의 젊은이들이 돈을 벌기 위해
독일에 건너와 광부와 간호사로 조국을 위해 헌신적으로 일했습니다.
그 당시 가난을 극복하기 위해 경제개발을 하려고 해도
동북아의 작은 나라, 더욱이 남북으로 분단된 나라에
어느 나라도 돈을 빌려주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토록 어렵고 암울한 시기에 독일은
한국에게 차관 1억 5천만 마르크를 제공하였고,
선진기술과 직업훈련 프로그램도 전수해 주었습니다.
이러한 독일의 도움은 한국의 근대화와 경제개발에 큰 힘이 되었습니다.

그 당시 독일을 방문하셨던 한국의 대통령은
2차 대전의 폐허를 극복하고 라인강의 기적을 이룬 독일의 기적을
한국에서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셨습니다.

독일의 아우토반을 달리고, 독일의 철강산업을 보면서
우리도 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아우토반과 같은 고속도로를 놓고,
철강산업을 일으켜야 한다는 확신을 갖게 되셨습니다.

그 후 한국에 돌아가서 고속도로와 제철소를 만들려고 하자,
“다닐 차도 없는데, 무슨 고속도로냐,
고속도로 건설은 실패할 것이다“는 반대에 부딪쳤고,
“당장 먹을 것도 없는데 무슨 제철소냐” 는 반대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런 반대에도 불구하고 건설된 고속도로는
이후 한국 경제성장에 탄탄한 기초가 되었습니다.
그 고속도로를 통해 물류와 유통의 숨통이 열렸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시작한 철강과 자동차 산업은
지금 세계 5, 6위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50년전 차관조차 받기 어려웠던 나라가
이제 세계 8위의 무역대국으로 성장하였고,
독일의 중요한 경제협력 파트너가 되었습니다.

저는 대한민국이 어려울 때 힘이 되어준 독일의 신뢰와 믿음에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립니다.

독일의 청년 여러분!

독일인과 한국인은 ‘위기에 강한 국민’이라 생각합니다.

독일과 한국은 모두 2차 세계대전 후
나라가 둘로 나뉘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하지만, 양국 국민들은 암담한 현실에 좌절하기 보다는
희망을 향해 나아갔습니다.

전쟁 후 폐허가 된 땅에서 두 나라의 국민들은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고,
후손들에게 더 나은 국가를 물려주겠다는 의지를 버리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독일은 라인강의 기적을 이루었고,
한국은 뒤이어 한강의 기적을 이루었습니다.

그 후 독일은 통일을 이루었지만,
한국은 아직 통일을 이루지는 못했습니다.

저는 라인강의 기적이 한강의 기적으로 이어졌듯이,
독일 통일도 한반도의 통일로 이어질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습니다.

저는 독일의 통일과 통합과정에서
독일인들의 담대한 용기를 기억합니다.

그토록 높아 보였던 베를린 장벽도
동서독 국민들의 자유와 평화에 대한 열정을 막지 못했습니다.

통일을 향한 동서독 주민들의 오랜 노력은
마침내 독일 통일이라는 큰 꿈을 이루게 했고,
나아가 유럽의 미래마저 바꾸었습니다.

통일된 독일은 유럽의 중심국가로 부상하였습니다.
통일 전 낙후된 지역 중 하나였던 이곳 드레스덴은
통일 후 세계적 첨단 과학도시로 발전했고,
다른 구 동독지역들도 크게 발전했습니다.

이러한 통일독일의 모습은 우리 대한민국에게
한반도에도 통일시대를 반드시 열어야 한다는
희망과 의지를 다지도록 하는 힘이 되고 있습니다.

저는 대한민국도 통일 이후에 더욱 도약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북한지역 역시 급속히 발전할 것이고,
전쟁과 핵무기의 공포에서 벗어난 통일한국은
국제평화유지와 핵비확산, 환경과 에너지, 개발 등
다양한 글로벌 이슈에서 세계에 더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태평양과 유라시아를 연결하는 새로운 물류의 허브로서
동아시아와 세계의 경제에 이바지하게 될 것이라 저는 확신합니다.

여러분,

저는 최근 외신보도를 통해 북한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가슴이 아팠습니다.
경제난 속에 부모를 잃은 아이들은 거리에 방치되어 있었고,
추위 속에서 배고픔을 견뎌내고 있었습니다.

지금 이 시각에도 자유와 행복을 위해
목숨을 걸고 국경을 넘는 탈북자들이 있습니다.

또한 전쟁 중 가족과 헤어진 후 아직 생사도 모른 채,
다시 만날 날만 손꼽아 기다리는 수많은 남북 이산가족들 역시
분단의 아픔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독일 국민이 베를린 장벽을 무너뜨리고 자유와 번영, 평화를 이루어냈듯이,
이제 한반도에서도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기 위해
장벽을 무너뜨려야 합니다.

지금 남북한간에는 한반도의 허리를 가르고 있는
‘군사적 대결의 장벽’이 있습니다.

전쟁과 그 이후 지속된 대결과 대립으로
‘불신의 장벽’도 쌓였습니다.

서로 다른 이념과 체제 속에 오랜 기간 살아온
남북한 주민의 사고방식과 삶의 방식 사이에 놓인
‘사회 문화적 장벽’도 높습니다.

북한의 핵개발로 인해 국제사회와 북한간에 조성된
‘단절과 고립의 장벽’ 도 있습니다.

한반도의 통일을 위해서는 이런 모든 장벽들을 허물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 ‘새로운 한반도’를 건설해야 합니다.

핵무기와 전쟁의 공포로부터 자유로운 한반도,
자유와 평화, 번영이 넘치는 한반도를 건설해야 합니다.

여러분,

저는 현실적으로 이렇게 거대한 분단의 벽을
쉽게 무너뜨릴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미래는 꿈꾸고 준비하는 자의 몫입니다.
한반도의 평화통일이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하나하나 준비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통일이 단순히 하나의 영토, 하나의 체제를 만든다고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통일된 나라에서 같이 살아갈 남북한 주민이
서로를 이해하고 한데 어울릴 수 있어야
한반도가 진정 새로운 하나로 거듭날 수 있을 것입니다.

독일도 통일 이전 동서독 주민간에 지속적인 교류가 있었기에
통일 직후 후유증을 빠르게 극복하고
현재와 같이 통합된 독일을 만들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남북한은 교류협력을 확대해가야 합니다.
일회성이나 이벤트 식 교류가 아니라,
남북한 주민들이 서로에게 도움을 주면서
동질성을 회복할 수 있는 교류협력이 필요합니다.

저는 이 자리에서 평화통일의 기반을 만들기 위해
북한 당국에게 세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합니다.

첫째, 남북한 주민들의 인도적 문제부터 해결해 가야 합니다,
(Agenda for Humanity)

먼저 분단으로 상처받은 이산가족들의 아픔부터 덜어야 합니다.
당연히 함께 살아야 할 가족 간의 만남조차 외면하면서
민족을 말할 수는 없습니다.

내년이면 헤어진 지 70년입니다.
평생 아들 딸의 손이라도 한번 잡아보고,
가족들의 안부라도 확인할 수 있기를 간절히 원하면서 기다리다가
작년에만 한국에서 3천 8백여 명의 이산가족이 돌아가셨습니다.

북한에 살고 있는 이산가족들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이것은 북한측 이산가족들의 한을 풀어주는 일이기도 합니다.
과거 동서독은 이산가족 등 분단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상호 방문을 허용했고, 꾸준한 교류를 시행했습니다.

남북한도 이제는 이산가족 상봉의 정례화 등으로
가족들의 한을 풀고 동시에 남북간에 신뢰를 쌓는 길에 나서야 합니다,

한국은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북한측과 협의해나갈 것이며,
국제적십자위원회와 같은 국제기관과도 필요한 협의를 할 것입니다.

앞으로 한국은 북한 주민들에 대한
인도적 차원의 지원을 확대해 나갈 것입니다.

UN과 함께 임신부터 2세까지 북한의 산모와 유아에게
영양과 보건을 지원하는 ‘모자패키지(1,000days) 사업’을 펼칠 것입니다.

나아가 북한의 어린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해 한반도의 통일 미래를
함께 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할 것입니다.

둘째, 남북한 공동번영을 위한 민생 인프라를 함께 구축해 나가야 합니다.
(Agenda for Co-prosperity)

농업생산의 부진과 산림의 황폐화로 고통 받는
북한 지역에 농업, 축산, 그리고 산림을 함께 개발하는
‘복합농촌단지’를 조성하기 위해 남북한이 힘을 합해야 합니다.

씨뿌리기에서부터 추수까지 전 과정에서 남북한이 협력한다면,
그 수확물뿐만 아니라, 서로의 마음까지 나눌 수 있을 것입니다.

남북간에 신뢰가 쌓여감에 따라 앞으로
보다 큰 규모의 경제협력도 추진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국은 북한 주민들의 편익을 도모하기 위해
교통, 통신 등 가능한 부분의 인프라 건설에 투자하고,
북한은 한국에게 지하자원 개발을 할 수 있도록 한다면,
남북한 모두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는 한국의 자본·기술과 북한의 자원·노동이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것을 의미하며,
장차 한반도 경제공동체 건설에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 추진 중인 나진·하산 물류사업 등 남북러 협력사업과 함께,
신의주 등을 중심으로 남·북·중 협력사업을 추진하여
한반도와 동북아의 공동발전을 이뤄갈 것입니다,

대북 개발협력 사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관심과 협력이 필요합니다.

북한과의 농업 및 산림사업 경험이 많은
독일 및 유럽의 NGO 등의 동참,
그리고 UN, World Bank 등 국제기구의 지원과 협력을 부탁드립니다.

셋째, 남북 주민간 동질성 회복에 나서야 합니다.(Agenda for Integration)

분단의 세월이 길어지면서,
현재 남북한간에는 언어와 문화, 생활양식마저 달라지고 있습니다.
남북한간 진정한 소통과 통합을 위해서는
가치관과 사고방식의 차이를 줄여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남북한 주민이 자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정치적 목적의 사업, 이벤트성 사업보다는
순수 민간 접촉이 꾸준히 확대될 수 있는
역사연구와 보전, 문화예술, 스포츠 교류 등을 장려해 나갈 것입니다.

북한이 원한다면,
국제사회와 함께 경제운용과 경제특구 개발 관련 경험,
금융, 조세 관리, 통계 등에 관한
체계적인 교육과 훈련도 지원해 나갈 것입니다.

장기적으로 통일 한반도의 성장 동력이 될
미래세대를 가르치고 인재를 키우기 위한
교육프로그램도 공동 개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이런 제안을 남북한이 함께 실현할 수 있도록
‘남북교류협력사무소’ 설치를 북측에 제안하고자 합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

현재 분단된 한반도를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곳이
남북한을 가로지르는 휴전선과
그 사이에 있는, 세계에서 가장 중무장된 비무장지대(DMZ)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바로 그곳에 남북한과 UN이 함께 세계평화공원을 조성했으면 합니다.
DMZ의 작은 지역에서부터 철조망과 지뢰를 걷어내고
생명과 평화의 공간을 만들어 가길 희망합니다.

DMZ 세계평화공원은 DMZ 긴장을 평화로,
한반도의 분단을 통일로, 동아시아의 갈등을 화합으로 이끄는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남북한이 기존의 대결 패러다임을 바꿔서
DMZ를 관통하는 유라시아 철길을 연다면,
남북한을 포함하여 아시아와 유럽을 진정한 하나의 대륙으로 연결하는
21세기 실크로드가 될 것이고, 함께 발전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하나 된 한반도를 만들기 위한 이런 노력이
하루 빨리 이루어질 수 있도록
북한은 비핵화로 나아가야 합니다.

북한이 핵문제 해결에 대한 진정성 있는 자세로 6자회담에 복귀하고
핵을 포기하여 진정 북한 주민들의 삶을 돌보기 바랍니다.

북한이 핵을 버리는 결단을 한다면,
이에 상응하여 북한에게 필요한 국제금융기구 가입 및 국제투자 유치를
우리가 나서서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필요하다면 주변국 등과 함께 동북아개발은행을 만들어
북한의 경제개발과 주변지역의 경제개발을 도모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동북아 평화협력구상을 발전시켜
북한의 안보우려도 다룰 수 있는 동북아 다자안보 협의체를
추진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이는 남북한이 같이 번영하는 길이며,
동북아의 번영과 평화를 가져오는 길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한국은 주변국과 조화롭고, 국제사회로부터 환영받으며
국제사회에 기여하는 통일을 추진하려고 합니다.

이런 한반도 평화통일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어가기 위해
저는 곧 대통령 직속의 “통일준비위원회”를 출범시킬 것입니다.

여기서 정부와 민간이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
통일과정과 통합과정을 착실하게 준비하고자 합니다.

드레스덴 시민과 학생 여러분,

인류의 역사는 정의와 평화를 향해 끊임없이 전진해왔습니다.
독일이 유라시아 대륙 서쪽 끝에서 위대한 역사의 진보를 이루었듯이
인류 역사의 또 하나의 진전이
동쪽 끝 한반도에서 이루어질 것입니다.

저는 독일 통일이 역사적 필연이듯이,
한국의 통일도 역사적 필연이라고 확신합니다.
인간의 존엄, 자유와 번영을 향한 열망은
그 무엇으로도 억압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저는 오늘 드레스덴 공대의 교정에서
연구에 대한 열정으로 하나된 독일의 젊은이들을 바라보며,
남북한 청년들이 통일된 한반도에서 함께 공부하며
자신들의 꿈을 키워나갈 수 있는 날을 상상해 보았습니다.

그 날이 반드시 오도록 할 것입니다,

그날엔 독일과 한반도의 젊은이들, 세계의 젊은이들이
유라시아 열차로 아시아와 유럽을 자유로이 넘나들며
보다 더 나은 세계를 건설하기 위한 비전을 함께 나눌 수 있을 것입니다.

평화통일로 가는 여정에 독일인 친구 여러분들이 함께 해 주시기 바랍니다.

‘Wir sind ein Volk!’(뷔어 진트 아인 폴크 : 우리는 한 민족이다)
통일 직후 동서독 주민들이 하나 되어 부른 뜨거운 외침이
평화통일의 날, 한반도에서도 꼭 울려 퍼질 것이라고 믿습니다.

끝으로, 한국의 진정한 친구 독일과 드레스덴 대학의 앞날에
무궁한 발전이 함께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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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이 현실에 맞춰 나아가고 있다고 봅니다.
하나씩 한걸음씩 통일을 향해 다가가다보다 보면 종착역에 다다를 것이라 봅니다.
앞으로 닥칠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 봅니다. 신뢰가 우선된다면 이 어려움들도 하나씩 해결되겠지요. 그런 의미에서 이번 회담은 정말 축하해야할 일인 것 같습니다.

지난 10년을 허비했으니 앞으로 빠르게 진행되리라 봅니다.
국민이 도와준다면 더욱 빠르게 진행되겠죠.

짱짱맨 호출로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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