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다하다 소설을 다 쓴다] 황소우의 투자일기3(가제)

in #kr6 years ago (edited)

3월29일

"황소우~!"

뒤돌아보니 최웅이다. 내 입사동기로 나와는 조금 반대의 성격을 가진 친구다. 쾌활하지만 조금은 어두운 성격을 가졌다.
아버지가 사업을 하셔서 부유한 가정에 돈 걱정없이 살지만 부모님의 불화로 이혼한 가정에서 외롭게 자란 탓이 있는 것같다.

"응, 좀 일찍 왔네. 몸은 좀 어때?"

항상 조금씩 늦거나 거의 출근 시간에 간당간당하게 출근하는 녀석인데 오늘은 조금 이른감이 있다. 20분이나 일찍 도착이라니. 어제는 더구나 몸이 안 좋다며 오전에 조퇴까지 했었는데 말이다.

"아..괜찮아 어제 약 먹고 일찍 잤더니 몸이 깨운하네.

"이따가 저녁에 시간돼? 시간되면 한잔하자구, 소우."

"그래?....나 오늘 외근 갔다오면 얼추 시간은 될것 같네.."

몸이 풀리니 또 한잔 생각나는 모양이다. 둘다 술을 좋아해서 가끔씩 회사 근처 먹자골목에서 소주 한잔씩 하곤 한다.

"오케이, 그럼 저녁에 요 앞에서 한잔 하자구."

사무실

"안녕하세요."

이미 장기수 과장이 출근해서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응, 어서와. 커피들 한잔해. 최웅이가 이 시간에 출근을 다 하네. 어서와."

"별 말씀을요, 남들이 들으면 맨날 늦는 줄 알겠어요..하하"

최웅은 특유의 쾌활함으로 과장의 뼈있는 농담을 받아쳤다.

"황대리는 오늘 K업체 갔다 오는거 알지?"

"네, 안그래도 바로 출발하려고요."

"그거 별거 아닌거 가지고 크레임 자꾸 걸면 어쩌라는거야. 이번에 가서 잘 좀 마무리 짓고와. 알았지."

나는 책상에서 필요한 서류를 챙기면서 대답했다.

"네, 자꾸 문제 생기면 곤란한데 현장에도 좀 얘기 잘 해주세요."

"그래 알았어, 나도 오늘은 오반장 좀 만나서 얘기 좀 해야겠네."

"그럼 차 가지고 다녀올게요. 아마 오후 늦게나 올것 같아요."

"알았어, 일이나 마무리 잘하고 와."

차에 시동을 걸고 라디오를 켰다. 청량한 아나운서의 목소리로 오늘 날씨를 이야기하며 미세먼지 얘기를 빠뜨리지 않고
하고 있다.

'참 목소리 맑다'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신청곡을 소개하고 있었다.

'부활의 사랑할수록'

나에게는 참 추억이 많은 노래다. 대학교 때 첫사랑과 헤어지고는 엄청 많이 들었던 노래라 더욱 그랬다.
그녀의 자취방은 실제로 언덕 중턱 쯤에 있는 조그만 4층짜리 낡은 연립이었고 헤어진 후에 술을 많이 마시면 남모르게 두세번정도 찾아가 그 연립 뒷쪽 놀이터에서 앉아 있다 오곤 했다.

퇴근후 회사 근처 먹자골목

퇴근후 우리는 따로 회사 앞 먹자 골목 앞에서 만났다.
외근 갔던 일이 조금 늦어졌고 회사에 업무용 차를 두고 나오느라 더 늦어졌다.

"어디로 갈까?" 최웅은 내게 뭘 먹을지 물었다.

"글쎄..문어 주물럭 어때? 봄도 되고 몸보신도 할겸."

"그거, 좋네. 그럼 만석집으로 가자구."

웅이 맞장구를 쳐주었다.

'술 먹을 때는 참 잘 맞아. 짜식' 속으로 실소가 나왔다.

우리가 몸보신하고 싶으면 핑계 삼아 자주 찾는 집이다.
입구에 들어서자 벌써 손님이 테이블을 거의 다 채우고 몇자리 남지 않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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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이 자리가 있네. 저쪽으로 앉자"

내가 구석자리를 가리키며 먼저 가서 자리를 잡았다.

뭘시킬지 묻는 직원에 말에 우리는 벽에 붙은 메뉴판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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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이집에 오면 해물문어주물럭을 먹는 우리지만 습관적으로 메뉴판을 보며 해물문어주물럭과 소주를 주문했다.

"왜 이렇게 늦었어." 웅이 내게 물었다.

"아니...내가 보기에는 별 하자도 아닌데 자꾸 물고 늘어지더라구. 설득하느라고 땀 좀 뺏어."

"그래서, 잘 됐어."

"응, 야, 소주 나왔다."

직원이 밑 반찬을 테이블에 차리면서 소주를 내려 놓고 있었다.

낮에 업체에서 설득하느라 진땀 빼면서 소주 생각이 간절했는데 반가웠다.

소주를 한잔씩 서로 따라주고 있는데 주문한 안주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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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군침이 돌았다.

"자, 짠하자구. 캬~ 좋네."

웅이도 나도 단숨에 입안에 소주를 털어 넣고는 감탄사를 내 뱉는다.

"음, 한잔 받고. 계란 후라이 먹을래?"

나는 자리에서 일어서며 웅이의 의사를 물었다.

"니가 해주면 먹고"

"자식, 잠깐 기다려"

이 가게 한쪽에는 계란 후라이를 해 먹을 수 있게 서비스테이블이 마련되어 있다. 물론 무료다.
계란 후라이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서비스다. 셀프라는 것 빼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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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 후라이를 부쳐오자 내 술잔에 소주를 얼른 따라 준다.

"자, 마셔, 마침 주물럭도 다 익었네."

둘이 건배를 하고 안주를 젖가락으로 집어 들었다.
문어가 탱글탱글하니 씹는 맛이 좋다. 해물도 모두 싱싱해서 이것저것 집어 먹을 것이 많아서 더 좋다.

"음..맛있네. 오랜만이라 그런가 오늘 유난히 맛있어."

웅이가 뭐가 좋은지 너스레를 떤다.

"그나저나, 소우..너 어제 적금 깼어?"

" 응, 벌써 비트 좀 샀어. 오늘"

"오늘? 야 외근 갔다 오느라고 바빴을 텐데 언제?"

"실은 새벽에 4시쯤 눈이 떠지더라구. 그때 조금만 사봤어."

"야...미쳤구만. 하긴 이게 말야..24시간 거래하니까...이거 밤낮이 없더라구. 얼마나 샀는데 그래?"

"한 200만원만...알잖아 나. 한번에 다 안 들어가는거."

"역시 배수진을 치는 그 작전 좋아. 황소우 답다."

주식 시작하고 얼마 안돼서 누구말 듣고 한번에 몰빵했다가 반토막나서 대책도 없이 1년 가까이 고생하다가 간신히 -20% 손실나고 빠져 나온 뒤로는 절대로 몰빵은 하지 않는다. 대신 분할매수하고 자금의 30%이상 현금은 항상 남겨 놓는다. 최후의 배수진으로.
그 교훈을 가르쳐준 이가 바로 앞에 앉아 있는 최웅이다.

"그래 니덕에 많이 배웠지. 그때 니가 추천해준 종목으로..ㅎㅎ. 지금은 상폐됐던데. 고맙다~"

"그 얘기는 왜 또하냐? 에이. 한잔 더해...쨔샤."

그뒤로 우리는이런 저런 얘기를 하며 소주 3병을 나눠 마시고 기분 좋게 헤어져 집으로 향했다.

"잘가...푹자고... 우리 고래 꿈 꾸자!!"

집으로 오는 택시 안에서 핸드폰을 본다.

' 계좌 함 보자..아 취한다.'

'헐, 이거뭐야? 왜케 많이 빠졌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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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트 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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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분봉차트로 보니 옆으로 캔들이 기고 있네. RSI도 기고 있고....손실은 5%네...200만원 더 사자.'

저점이라고 진입했을때 5%이상 빠지면 매수한 만큼 더 사서 3%이내로 줄이는게 내가 쓰는 방법 중 하나다. 지금이 그 시점이라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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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만원을 더 비트코인에 투입해서 손실을 -2.23%로 낮췄다. 비트코인에 1000만원만 투입하기로 했으니 이제 여유자금은 600만원 남았다. 앞으로 -2.7% 손실이 더 나면 다시 -5%로 400만원을 다시 투입하고 여의치 않으면 반등시 일단 빠져 날올 계획이다.

"손님, 목적지에 도착 했습니다."

어느새 집 앞에 도착해 있었다.

"아..네..요금 여기요."

집에 도착해서 인지 갑자기 피곤이 밀려왔다.

재빨리 씻고 침대에 누웠다.

'만사귀찮다..자자.'


이번 이야기에 나오는 맛집은 실제로 존재하는 곳입니다.

http://naver.me/G6Nhp2Ja

  • 만석집

대전광역시 서구 둔산남로105번길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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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

[하다하다 소설을 다 쓴다] 황소우의 투자일기2(가제)
https://steemit.com/kr/@yani98/2

황소우의 투자는 실계좌가 아닌 coinstudy앱을 통해 모의투자된다는 점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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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어 주물럭 먹어보고 싶네요
고래꿈꾸시고 내일도 재밌게 써주세요
내일 또 올게요

해물문어주물럭 맛있죠. 꾸준한 관심 고맙습니다.
@lyr 님도 고래 꿈 꾸세요.

안녕하세요 ~ 팔로우해요 ^^

네, 감사합니다. 자주 들러 주세요.

맞팔합니다.

안녕하세요 muksteem 전국 맛지도 등록 알림봇입니다.
본문에 있는 주소 [대전광역시 서구 둔산남로105번길 22]로 본 글이 먹스팀 전국 맛집 지도에 등록되었습니다. (혹시 주소가 틀리다면 댓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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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소하지만 보팅 하고 갑니다. 좋은 포스팅 감사합니다! ^^

보팅 감사합니다. 빨리도 찾아오시네..ㅎㅎ

황소우씨의 해피앤딩 기대해봅니다~~~^^

황소우의 성공 투자기가 되도록 응원해 주세요.
@lilysoo 님도 스팀잇에서 성공하시길 응원합니다.

먹스팀도 소설로.. 창의력 대단하십니다.

ㅎㅎ 쓰다보니 먹스팀으로 흘렀네요.
참, 글이라는게 쓸수록 느네요. 요령도 생기고.
그래도 아직은 멀었네요. 벌써 머리가 아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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