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 피어난 낭만주의 로맨티스트,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 [kr-classicalmusic]

in #kr7 years ago

classic in my heart 500.jpg

안녕하세요 @worldinmyheart 월드입니다.

아침이 밝았네요:) 오늘도 어김없이 먼저 한 곡 들으며 시작해볼게요.

마음이 슬프고, 불안해지지만 열정적인 멜로디가 이어집니다. 이 곡은 라흐마니노프가 1909년 작곡한 피아노 협주곡 3번(op.30)으로 인류 음악사상 3대 난곡의 하나로 꼽히기도하는 명곡입니다. 들리시는 바와 같이 테크닉적으로 최고 수준의 완성도를 필요로하지만, 이를 만족시켰을 때는 그 어느 곡보다도 더욱 빛날 수 있는 멜로디와 화성을 갖추고있어요.

1.jpg

오늘은 #kr-classicalmusic 네 번째 이야기로, 제가 가장 사랑하는 작곡가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의 음악, 협주곡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그는 비록 늦게 만개했지만 로맨티스트였고, 채도와 더불어 완성도 높은 감성의 소유자였습니다.


a2.jpg

§ 그는 늦게 피어난 꽃


라흐마니노프의 재능은 이미 어려서부터 의심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그는 네 살때부터 모든 악보를 외워 그대로 피아노로 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고 때문에 상트페트르부르크 콘서바토리에 입학할 수 있었어요. 당시만 해도 가난한 가정에 살고 있었지만, 그의 부모님은 음악 교육을 받기위한 최적의 교육환경을 제공하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라흐마니노프의 유년기는 불행하다고 보아야할 것 같습니다. 두 누나를 병으로 잃었고 아버지가 집을 나가 모스크바로 떠나버렸습니다. 특히 그의 누나였던 엘레나가 죽었을 때 그는 희망을 잃고 맙니다. 엘레나는 그의 음악적 동기부여 그 자체였기 때문이었어요. 라흐마니노프는 학교 수업에 잘 나가지않았고 결국 학교를 그만둬야하는 시점까지 와버렸습니다.

a3.jpg

가족들은 그를 모스크바 콘서바토리로 보내기로 결심합니다. 그리고 이 곳에서 스승 니콜라이 즈베레프와 친구 알렉산더 스크리아빈을 만난 그는 비로소 역경을 딛고 인생을 바꿔 상황을 반전시키는데 성공해요.

그는 늦게 핀 꽃이었습니다.


a4.jpg

§ 나는 작곡도 하고싶다


라흐마니노프는 피아니스트였지만 항상 작곡을 하고싶어했고 어려서부터 계속해서 자신만의 음악을 만들었어요. 자신이 만난 사랑을 녹여 피아노 협주곡 1번을 만들었고 그 밖의 소모음 곡들을 지었습니다.

그의 스승은 너무나도 거칠게 반대했지만 작곡을 향한 꿈을 접을 수는 없었어요. 라흐마니노프는 학교에 재학하고 연주자 활동을 이어가는 동안에도 작곡을 향한 열정을 품고 계속해서 곡을 만들어갔습니다.

정말 대단한점은 시간이 흐를 수록 실력과 곡의 완성도가 높아져갔다는 것이에요. 그의 피아노 협주곡 1번은 결국 나중에 스스로의 손에 의해 다시 쓰여지게 됩니다.


a5.jpg

§ 최고의 완성도, 피아노 협주곡 제 2번


전국으로 연주여행을 다니던 라흐마니노프는 심각한 우울증에 시달리며 거의 음악활동을 하지 못했고, 한동안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그리고 모두의 기억에서 서서히 잊혀져갈 때 쯤인 1901년, 그는 자신이 만든 가장 완벽한 곡인 피아노 협주곡 제2번을 내놓습니다.

프랑스의 피아니스트 엘렌 그리모

도입부에서 무겁게 울리는 음은 듣는이로 하여금 라흐마니노프의 고독하고도 웅장한 멜로디에 빠져들게 해요. 그만큼, 정신적 역경을 극복해낸 그는 이제 음악적으로 준비 되어있었습니다. 자신이 피아니스트로 활동하는 동안 배우고 느끼며 완성시킨 음악성을 그대로 콘체르토에 녹여내 모든 사람들을 단숨에 빨아들이는 명곡을 탄생시켰어요. 그가 만든 멜로디는 극적이면서도 부드러웠습니다.

이 곡을 통해 라흐마니노프는 협주곡의 대가로서 인정를 받게 됩니다. 자신의 조카가 지휘하는 가운데 첫 공연을 진행했고 사람들은 크게 열광했어요. 너무나도 아름다웠습니다.


a6.jpg

§ 역사상 가장 화려한 곡, 피아노 협주곡 제 3번

협주곡으로 널리 인정을 받기 시작한 라흐마니노프는 피아노 협주곡 3번을 1909년에 완성했고 세계적으로 더할나위없이 큰 찬사를 받습니다. 미국무대에서 인정을 받았던 그는 1909년 뉴욕에서의 초연을 시작으로 세계에 이 곡의 존재를 알렸어요.

백문이 불여일견. 이 곡은 들어봐야 그 감동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라흐마니노프의 향기가 그대로 베어있는 제가 가장 사랑하는 피아노곡인데요. 위 앨범은 미국의 피아니스트 예프게니 키신의 연주본으로 글의 도입부에서 들으셨던 마르타 아르헤리치보다는 템포가 낮은편에 속합니다. 라흐마니노프 본인이 연주했던 스타일은 빠른 쪽에 더욱 가까워요.


a7.jpg

§ 그는 진정한 로맨티스트였다


라흐마니노프는 하나하나의 멜로디 속에서 꽃의 씨앗을 심을 수있는 멋진 작곡가였어요. 여기에 자신의 연주로 그 씨앗을 꽃으로 피워낼 수 있는, 대중을 감동시킬 줄 아는 훌륭한 피아니스트였습니다. 오늘날까지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연주되는 협주곡 프로그램은 단연 그의 음악들이에요.

저는 지금 라흐마니노프 본인이 연주한 피아노 협주곡 제 2번을 듣고 있습니다. 폭풍우치는 감정 속에서도 냉정을 찾아가는 곡의 진행을 따라가는 것 만으로도 너무나도 낭만적이고 행복함을 느낄 수 있어요. 위 앨범을 저는 작년에 구매했는데 오래전이다보니 음질보존상태는 좋지 못하지만 본인의 건반 터치가 그대로 담겨있어 더욱 매력적이고 감동적입니다.


a8.jpg

글을 쓰다보니 저도 라흐마니노프에 빠져드는 느낌입니다. 이렇게 잠이 들어도 결국 아침에 일어나 이 글을 열고 커피 한잔과 함께 피아노 협주곡 3번을 들을 며 하루를 시작할 것 같습니다.

후기 낭만주의 최고의 로맨티스트였던 라흐마니노프, 그의 곡들과 함께 여러분도 활기찬 하루 시작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Sort:  

Cheer Up!

  • from Clean STEEM activity supporter

아름다운 선율 ^^
fall-nature-animated-gif-19.gif

감사드립니다 으니님!ㅎㅎ움직이는 댓글 받을때마다 상큼하고 너무 좋네요:) 트렌드메이커~~

중고등학생 때 음악시간은 국영수도 아니면서 외울 건 많아서 귀탆은 과목이었는데 @worldinmyheart 님 같은 분이 선생님이셨다면 재밌게 배웠을 것 같아요!!!!

엇!ㅋㅋ이렇게 좋은 말씀을 해주시니 몸둘바를 모르겠네요 ㅎㅎ더욱 즐거운 마음으로 포스팅할 수 있게 노력해야겠습니다~~~
멋진댓글 감사드려요!!힘이 퐁퐁~

아...라흐마니노프. 저는 협주곡 3번 3악장을 좋아하는데!
좋은 음악포스팅 감사합니다!!

엇! 3악장을 특히 좋아하신다니 클래식음악 중에서 낭만주의 성향이 뚜렷하신것같습니다~~(급 심리테스트ㅋㅋ)저도 3악장 정말 좋아합니다 힘이나고 웅장하게 끝나서 우울할때 파월을 얻죠ㅎㅎ
좋게 봐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크크 맞아요. 우울할 때!
멋진 포스팅이예요 :)

감사합니다 ㅎㅎ자주들러주세요 젤리님~~👍

오늘도 라흐마니노프 음악가 이야기 정말 재밌게 읽고. 듣고 갑니다!!
예술가의 생애에 고독과 상처는 예술을 한단계 성장시키는 힘이 되기도 하는것 같습니다.
다시 한번 예술인들을 존경 하는 마음을 갖게 되네여^^

앗 좋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hockney님! 예술가분들 정말 대단하시죠~인생의 고난도 다음단계로의 진보로 승화시키니 들을 때 마다존경심이 솟습니다.
스팀잇 조금씩 적응해가고 계신가요~화이팅입니다!!

와아 저걸 연주해낼 사람이 있습니까?? 아름다운 선율에 휘몰아 친다고 해야할까...... 엄청난 연습이 필요할듯해 보입니다

크 아름다운 선율에 휘몰아친다~정말 대단하죠! 역시 음악가들은 그들이 기울인 노력 이상의 평가를 받을 가치가 있는 자들인것같습니다:)
좋은 댓글 감사드려요~~kaine님!!

저는 미술전시갈때 작가에대해 깊이 공부하고 가는걸 좋아해요~ 아는만큼 더 많이 느껴지는 것 같거든요😊
그림에 비해 음악은 잘 모르는데 이렇게 설명을 읽고 음악을 들으니 감동이 짙어지네요ㅎㅎㅎ
역시 월트님은 사랑입니다 <3

흑흑ㅠㅠ 마니주님 언제나 따뜻한 댓글로 반겨주시니 너무나도 감사할 따름입니다. 미술에 관심이 많으셔서 역시 이해해주시니 기뻐요. 말씀처럼 예술을 즐길 때는 마음으로부터 순수하게 즐기는 것도 물론 좋지만, 작가를 이해하고 작가와 소통하며 감상할 때 그 즐거움이 배가되는 것 같습니다. 감명깊게 읽어주셨다니 저도 너무나 기쁩니다.
멋진 댓글 정말로 감사드립니다~마음에 힘이 퐁퐁 솟네요:)

벼락같이 뜨고 벼락부자가 되는 지금을 보면
정말 라흐같은 대기만성들이 참 대단하다고 느껴져요

콘체르토라 카믄 8분 9분 해서 멜로디도 있고 기교도 있고 해서
뭔가 선율로는 의미 없는 구간도 상당하다고 생각하는데
라흐 2번은 런타임 내내 1, 2 3악장 내내 버릴 구간이 하나도 없는
완벼크 짱짱맨(ㅋㅋㅋ) 같아요
1번의 실패를 딛고 일어난 결과겠죠?

캬...브라이언님 기가막힌 분석이십니다! ㅎㅎ1번의 실패를 딛고 일어나 결국 1번을 바꿔버린 곡이 아닐까 싶습니다!!정말 멋진 댓글 감사드려요ㅎㅎ알고보니 브라이언님도 클래식짱짱맨셨던

저 2번이 제 인생음악 입니다. ㅜㅜ 전 랑랑 버전으로 들었는데 수백번 들었죠. 이 글을 너무 뒤늦게 봐서 보팅이 늦었어요 ~ ㅜ

앗!!저도 사실 랑랑버전으로 2번에 입문했습니다 ㅋㅋ3악장 피날레부분에 표정도 그렇고 손이 보이질않죠 으갸ㅑㄱ갸하는느낌ㅋㅋ
반갑습니다 폴로니우스님~클래식 좋아하신다니 기쁘네요!!!저도 스팀잇에 클래식문화 보급해보려고 열심히 글적고있답니다:)

Coin Marketplace

STEEM 0.19
TRX 0.13
JST 0.030
BTC 63570.02
ETH 3400.95
USDT 1.00
SBD 2.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