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인간이라면 달라야 한다 -최강전설 쿠로사와를 읽고-

in #kr6 years ago

내가 한창 방황했던 고등학교 시절과는 다르게 대2병은 매우 적절한 시기에 날 찾아왔다. 세상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넓고, 대단한 사람들은 많고, 나는 생각보다 작았다. 지금 글을 쓰고 싶어지는 것도 복잡해진 내 생각을 정리할 도구가 필요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최근에 후쿠모토 노부유키의 <최강전설 쿠로사와>라는 만화를 본 적이 있다. 주인공 쿠로사와는 건설회사의 일용직 노동자이다. 벌써 40이 넘긴 나이, 회사에 붙어있긴 하지만 이렇다할 직책을 가진 건 아니다. 모아둔 돈도 없고 가족도 없고 친한 사람도 없다. 그는 뒤늦게나마 자신의 이런 한심한 인생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그 첫번째 노력으로 건설현장의 동료들과 친해질 계획을 세운다. (동료들에게 오후에는 쉬라고 배려해 주거나 원래 없는 전갱이 튀김을 회사에서 지급한 도시락에 몰래 넣는다거나.) 그러나 그의 노력은 전부 좋지 않은 결과를 낳게 되고 오히려 자신의 무뚝뚝한 성격과 투박한 외모탓에 오해를 키운다.

그러던 어느 날, 쿠로사와는 동료의 간곡한 부탁으로 비 오는 날 밤에 아픈 몸을 이끌고 작업 현장에 나서게 되는데 쓰러질 때 까지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고 동료들은 쿠로사와의 진심을 알아준다. 쿠로사와는 처음으로 동료들과 술자리를 갖게 되는데 인생 처음으로 좋은 일이 있다고 생각한 그 날 중학생 불량배들에게 얽혀 배트에 머리를 맞아 죽을 뻔 한다. '무릎 꿇고 빌면 살려 준다'는 중학생 불량배의 말에 처음에는 꿋꿋히 저항했지만 마지막엔 결국 중학생들에게 목숨을 구걸한다. 그런데 하필 그 장면을 이제 겨우 친해진 직장 동료들에게 들키고 쿠로사와는 큰 수치를 느껴 우울한 마음에 혼자 먼 시골 이즈에 첫 기차를 타고 떠난다.

그는 이즈의 허름한 민박집에서 자게 되는데 그곳의 작은 책장에 오래된 책들이 꽂혀 있었다. 쿠로사와는 우연히 <시튼 동물기>를 읽게 된다. 거기에 등장하는 톱니귀 토끼 라그는 언제나 도망치고 숨는 인생이면서 당당하다고 언제나 도망만 치는 주제에 비굴하지 않다고 느낀다. 쿠로사와는 ' 살아있는 것 만으로도 이긴 것이다.' 라는 감상을 안고 돌아가는 기차에 탄다. 기분이 좋아진 쿠로사와는 맥주와 도시락을 마시며 여행 기분에 취하는데 그러다 문득 생각한다. '그 이야기는 <동물기>잖아. 살아 있기만 해도 이긴 거라는 건 동물들의 발상이야. 하지만 나는 인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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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모토 노부유키 <최강전설 쿠로사와>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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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모토 노부유키 <최강전설 쿠로사와> 중

인간이라면 달라야 한다

방황하던 차에 니체의 글을 찾다가 (인문학을 공부하면 뭔가 해결 될 줄 알았다.) 비슷한 요지의 글을 봤다. "인간은 보통 25살에 죽는다. 그러나 그들은 75살이 되어서야 땅에 묻힌다." 25살이 된 보통의 사람들은 열정이나 꿈을 잃고 '현실에 안주하는(혹은 현실적인) 삶'을 살려고 한다. 그러나 니체는 이 '안주하는 삶'을 사는 것은 이미 인간으로서 죽었다고 생각한 것이다.

요즘은 꿈조차 사치가 되는 세상이라기에 나는 오히려 중, 고등학교 시절에 '공무원이 되야지.' '공기업에 들어가야지' '요즘 취업률이 얼만데 밥 벌어먹으면 그만 아닌가.' 하는 애늙은이 같은 소리를 했다. 주위 어른들도 웃으면서 '네가 현실을 좀 아는구나.'해서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그건 얄팍한 우월감이었을 뿐 나는 현실도 몰랐고 진정한 의미도 모르는 말을 주변에서 박수친다고 입에 담는 원숭이였다.

사람이라면 적어도 자신의 의지로 움직여아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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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모토 노부유키 <최강전설 쿠로사와> 중

인간의 존엄성은 불변의 가치이지만 '인간만이 살 수 있는 삶'은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흘러가는 대로 살아도 되지만 만약 '거스르겠다'고 정했다면 그 땐 싸워야 한다. 인간이라면, 되고싶은 인간의 모습이 있다면 되어야 한다. 적어도 나는 발버둥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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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 뎃글 이제 봤네요 ㅠ.ㅠ 미안해요
선 팔로우 감사해요^.^ 아직 왕초보라서... 다 되면 올리꺼에요~
친하게 진해요 ^^

네 감사합니다~^^ 잘 지내요!

짱짱맨 태그 사용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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