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에코 닷 2세대 (aka 알렉사) 사용기

in #kr5 years ago

말로만 듣던 아마존 에코를 샀습니다. 신통방통해서 글 써봅니다.

이걸 살 생각을 했던 건 초음파세척기 때문이었어요. 세척기 소음이 어찌나 큰지 가까이 가질 못하겠어서 그동안 아이폰으로 조작했는데, 폰을 만지기 전에 물 묻은 손을 닦는 게 귀찮더라고요.

예전에 썼던 초음파세척기 사용기:

https://www.clien.net/service/board/use/12352011

그런데 제가 쓰는 '브런트' 전원 플러그를 소위 '인공지능 스피커'로 조작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죠. 처음에는 시리로 어떻게 해결해 보려고 하다가 시리로는 안 되는 걸 확인. 아마존 알렉사 앱을 깔아서 써보니 되기는 하는데, 알렉사를 부르려면 앱에서 아이콘을 손으로 누른 다음에 불러야 하더군요. 다른 인공지능 스피커 앱들도 대동소이한 것을 확인. 마침 클리앙 중고 장터에 아마존 에코 닷 2세대 리퍼비시 제품이 싸게 나와서 바로 질렀습니다.

…이거슨 신세계!!

에코를 방 천장 쪽 벽에 설치했는데, 침대에 누워서 소곤소곤 얘기해도 곧잘 알아듣습니다. 아이폰으로 시리를 부르려면 마이크 가까이 대고 말하거나 엄청 크게 말해야 했던 걸 생각하면 참 신통방통해요! 단, 알렉사가 떠들고 있을 때에는 좀 더 크게 말해야 알아듣네요. 이건 사람도 똑같은가…;

한국어를 못 알아듣는다는 단점이 있지만, 영어로도 꼭 필요한 기능은 다 쓸 수 있으니까 큰 문제는 아니네요. 그보다 좀 더 피부로 느껴지는 단점은, 이걸로 애플뮤직을 들을 수 없다는 거!! 아마존 뮤직이나 스포티파이 유료 사용자라야 음악을 마음대로 들을 수 있습니다. 어차피 에코에 달린 조악한 스피커로 음악 들을 생각이 별로 없기는 하지만, 사람이 앉으면 눕고 싶다고 말이죠. ㅎㅎㅎ 인터넷 검색해 보니까 IFTTT와 드롭박스를 거쳐서 맥에서 스크립트를 실행시키는 꼼수가 있기는 하지만, 아이폰으로 하는 것보다 딱히 나아 보이지 않던데요.

또 한 가지 단점. 날씨를 물으면 비가 오네 마네 온도가 어떻네 같은 건 알려주지만, 미세먼지가 어떤지는 안 알려주세요. Asian Dust, Yello Dust, Air Pollution 등등 키워드로 이것저것 물어 봤는데 결론은 안 되는 걸로… 그리고 오늘 뉴스가 뭐냐고 물었더니 어느 매체를 원하냐기에 JTBC를 골랐더니 그건 안 된다고; 코리아헤럴드도 안 되고, 의외로 AP Network News도 안 되고 해서 결국은 CNN. 트럼프 정권이 지구온난화 관련 최신 조사 결과를 예정보다 당겨서 블프 연휴 시작에 딱 맞춰서 발표했답니다. 사람들 관심 없으라고요.

그리고 겨울이면 보일러를 켜놓은 채로 창문 다 열어놓고 출근했다가 퇴근해서 식겁하는 일이 가끔 있어서, 보일러에도 '브런트' 전원 플러그를 물려 놓고 쓰고 있습니다. 이건 회사 출근해서도 아이폰으로 조작하면 될 일이긴 한데, 말소리로 조작하니까 좀 더 편하기는 합니다. 그리고 이왕이면 집 나설 때마다 보일러 끄는 버릇을 들여 보려고요. 알렉사, 브런트한테 보일러 끄라고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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