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팟캐스트] 언니들의 슬기로운 조직생활 9화- 센여자로 살아간다는 것

in #kr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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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 환불하러 갈 때 같이 가고 싶은 언니들. 우리가 생각하는 ‘센언니’ 의 이미지다. 여자들에겐 때론 롤모델, 남자들에겐 적이기도 한 ‘센여자’ 그런데 직장과 사회, 조직에서 센언니로 살아간다는 것, 혹은 센여자로 불린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센여자라고 한 번쯤은 다들 불려본 적이 있다는 이 언니들이 속 시원하게 이야기해보았다.



회사에서 센여자로 살아간다는 것

" 예전에 저희 팀 남자분 하고 티격태격한적이 있었어요. 제가 근육운동을 좋아하고 즐기는 편인데, 그 남자분이 그랬어요.
"여자가 무슨 힘쓰는 운동을 해요? 그러길래 제가 "운동중에서 여자 운동 남자운동이 따로 있나요? 근육운동은 남녀 모두한테 좋아요, 나보다도 못 하면서 그런말을 해요? " 하면서 반농담으로 이야기 했어요.
그랬더니 옆에서 가만히 듣고 있던 분이 "신차장님 페미니스트인가봐" 그러는거에요. 저는 당황했어요.
그래서 제가 " 페미니스트가 나빠요?" 이렇게 답했는데, 마치 ‘여기 페미니스트 한사람 있어’ 라는 분위기가, 동물원의 코끼리를 쳐다보는 그런 느낌이었어요"
-신차장



내가 아는 센언니

"회식자리였어요. 자주 있는 일이지만, 술에 취해서 여자 직원들을 만지고 껴안는 상사가 있었어요. 그 상사분이 여자 후배옆에 가서 또 추근덕거리는 거에요. 그 후배분이 제가 아는 센언니였는데, 참고 가만히 있다가, 희롱하는 상사의 귀에 귓속말로, “야 이 개새끼야!” 라고 쏘아버렸다고 합니다. (웃음) 그러자 그 상사분은 엄청 당황했지요. ‘내가 취해서 잘못 들었나?’ 하면서 눈에 동공지진이 일어나며 얼어버렸다고 해요."
- 박피디



센여자와 순종적인 여자는 편견이다.

"제가 아는 분 중에 학교 선후배로 만나서 결혼에 골인한 분이 있어요. 그런데 그 분이 지금의 와이프인 여자친구와 사귀게 된 계기가 재미있어요. 무엇을 하던 " 네, 오빠~~" 이러는 모습에, 이 여자는 지금까지 내가 봐 왔던 여자가 아니다. 이 여자를 내 여자로 만들어야 겠다, 라는 생각을 했다는 거에요. 그래서 "오빠랑 사귀자" 이러니깐 여자후배가 " 네, 오빠~" 이랬다는 거에요. 주말에 피곤하다면 데이트를 취소하면서 다음에 만나자 해도 " 네,오빠~" 이랬답니다. 그러나 결혼한 지금은 완전히 다른 여자랑 살고 있는것 같다고 해요. 계속 센 여자가 계속 센것도 아니고, 반대로 센 여자가 아니었다가 센 여자가 되기도 해요. 센여자라는 것은 상황과 환경이 만드는 거지, 타고난 센 여자는 없다고 생각해요."
-이과장

"제가 결혼하기 전에 선을 좀 많이 봤어요. 그런데 선을 나가서 가장 많이 들었던 피드백이 "참 괜찮은 여자분이신데, 너무 똑똑해"라는 거에요. 근데 그게 거절의 이유였어요. 물론 어른들 앞에서 나쁜이야기 할 수 없으니변명일 수도 있어요. "너무 똑똑하셔서, 제가 부족한거 같다." 라고 하시는 것에 이해 하기 쉽지 않았어요. 소위 말해서 학벌도 좋으시고, 좋은 직장에 다니시는 분이여서 저도 나가서 역시 대화를 하면서 대단하다고 생각하신 분들이 많았어요. 한두번이면 다른 것을 위한 변명이라 생각했지만 여러번 들으니 이해가 가질 않고 그것이 거절의 이유가 된다는 것이 지금도 납득이 되질 않아요."
-신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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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언니는 이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아? 영화 '타짜' 의 정마담을 연기한 김혜수/ 영화 '타짜'의 스틸컷



센여자로 불린다는 것

"일 잘하는 대리끼리 모인 팀이 있었어요. 저도 그곳에 속해 있었는데, 너희 팀 애들은 진짜 세다, 그런데 그 중에서 네가 가장 센 거 같다, 라는 말을 들었어요. 그런데 사실 저는 그 얘기를 듣고, 기분이 좋았어요. 뭐가 내가 강한 여자로 인정받은 느낌? 이긴 느낌? 이런 느낌이었어요. 제 친구중에는 센여자를 롤모델로 삼고 있는 친구도 있어요. 예를 들어 김혜수 같은 캐릭터라던가. "
-문대리

"저는 처음에 센여자라는 표현을 들었을 때 당황을 했어요. 왜냐면 부정적인 이미지가 보였기 때문이죠. 그리고 여자들이 세다라는 표현을 듣는 것을 두려워 한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세다라는 주홍글씨를 달게 되면 실체는 없지만 상당히 보이지 않는 불이익을 겪기 때문이에요. "
-신차장

"옷을 환불하러 갈 때 같이가고 싶은 언니들’ 사진이 한동안 인터넷에 뜬 적이 있어요. 소위 센언니라는 이미지가 입혀졌던 여자 연예인들, 유명인들 이야기였죠. 그렇게 여자들이 이건 내가 하지 못 하기 때문에 그들이 해주었으면 하는 마음을 담은 것이라 생각해요. 사실을 내가 그렇게 하고 싶은데, 센여자로 비춰지게 되면 장점보다는 단점이 많기 때문에 스스로 센여자라는 이미지에서 멀어지려 하는 것 같아요."
-이과장

"자기 주장이 강하고 소신이 강하고 표현을 거리낌 없이 하는 여자들, 혹은 남자들이 보기에 공격적으로 느껴지는 여자들을 ‘센여자’ 라고 부르는 것 같아요. 프레임을 만들어서 여자들이 그 안에서만 행동하고 말을 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저변에 깔고 있는 것 같아요."
-문대리, 신차장


드디어 9화 업로드입니다. 이번화는 어찌 보면 민감할 수도 있는 주제인 '센여자'에 대해 언니들끼리 이야기해 보았어요. 흥미롭게도 언슬조 멤버들끼리 서로 센여자라고 불려본 적이 있냐는 질문을 던져보았는데, 모두 손을 들었습니다. 각자의 경험과 또 센여자라고 불렸을 때 어떤 느낌이었는지, 과연 센여자의 정의는 무엇인지, 속 시원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어요.
그런데 회사와 조직에서 센여자로 찍히(?)며 살아가는 것은, 아주 녹록치많은 않은 않은 일이라고 합니다.
초록창에 검색해보면, 한국에서 ‘센여자’ 라는 것은 주로 ‘기가 센 여자’ 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사실, 언니들은 본래부터 '센여자' 라는 것은 없다, 라고 의견을 모았습니다. 센여자는 하나의 프레임일 뿐이고, 누구나 자기 주장이 있고, 목소리를 내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고, 어떤 상황이냐에 따라 또 거칠어지거나 강해질 수 있다고 이야기했어요. 특히 여자들이 자기 의견을 강하게 이야기하고, 목소리를 낸다는 것은 많은 공격을 받는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그럴 때 다른 여성들이 지지해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을 담았습니다. 센언니, 옷 환불하러 갈 때만 필요로 하지 말고, 함께 목소리를 내어 주었으면. 다음화에 또 보아요. (찡긋)

[언니들의 슬기로운 조직생활] 9화 전체듣기 ->
출연: 신차장 이과장 문대리 / 총감독: 박피디 사운드&믹싱: 쇼코바움

언니들의 슬기로운 조직생활은 부장, 차장, 과장, 대리, 사원인 5명의 여성 직장인들이 함께 모여 속 시원한 수다를 나누는 팟캐스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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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사람들이 좀더 자신을 사랑하고, 자기 생각/의견을 편하게 말했으면 좋겠어요. 이런 사람들이 '센여자'로 레이블링되지 않고 모두가 충분히 이럴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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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팀아 4월을 멋지게 가보즈아!!!

오옹 감사합니다.^^

ㅎㅎ센여자라, 페미니스트와는 좀 다른 의미로 또다시 여자를 '분류'하는 데 쓰이는 명사같아요. 센여자도 알고보면 다 마음여린 여자이고 사람인데 마치 아닌것처럼 대하는것도 재밌구 ㅎ. 같은 회사 여성분들끼리 팟캐스트라니 멋집니다. +=+ 낼 벚꽃구경가면서 들어봐야겠네요 ㅎ

감사합니다 돌캣님. ㅎㅎ 참고로 저희는 서로 다른 회사에 다니고 있어요. 다른 회사의, 다른 직급의 직장인들이랍니다. 이렇게 골고루 모이기도 쉽지 않죠 ㅎㅎ 참, 저번에 남겨주셨던 댓글은 다음 주 목요일 11화에 소개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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