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일기

간만에 산에 올랐다.
산의 정기를 받아 코인의 가격을 올리기 위함이었다.
계속된 하락에 이제는 이상한 짓까지 하고 있다.
나도 갈 때까지 간 것 같다.

산의 정기를 받은 행위가 효과가 있던 걸까?
어이없지만 비트코인이 상승을 했다.
오래간만에 시원하게 올라주었다.

하지만 그것도 11시를 넘어가며 약발이 끝나 버리고 말았다.
나름 좋은 분위기를 자랑하던 코인이 다시 태세를 전환해 신나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하락은 다음날 낮까지 이어져 10,000 달러를 향해 열심히 올라가던 비트코인이 오히려 9,000달러가 깨지는 수모를 겪고 있었다.
언제 태세를 전환해도 이상하지 않은 판이기에 담담하게 받아들여야 하지만 힘들게 산까지 올라가 정기를 받고 왔는데…….
아쉬운 건 어쩔 수가 없다.

그동안 하락의 원인으로 지목되었던 일본의 마운트 곡스 발 코인의 매도가 9월로 미뤄졌다.
가장 큰 악재 하나가 사라진 모양이다.
하지만 비트코인의 차트는 여전히 아래로 흐르고 있다.
아무래도 선물 만기일이 다가오면서 많은 투자자가 발을 뺀 게 아닐까 홀로 생각해본다.

G20이라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그리고 선물 만기라는 악재는 투자에 대한 전망을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
쉽게 말해 거래량이 약하다는 말이다.
거래량이 떨어지면 가격이 내려가는 건 당연한 결과이기에 자산이 줄어들고 말았다.
이럴 때 한번 확 위로 나르면 진짜 제대로 오를 것 같은데 아쉽게도 그럴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그냥 혼자만의 망상일 따름이다.

내가 가진 코인의 가치가 계속 떨어지고 있다.
이제는 어디까지 갈지 오기로 버티고 있다.

지금의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지만 굳이 희망을 버리기에는 아직 먼 것 같다.
이러다가도 갑자기 오르는 모양새를 보여 주는 녀석이 코인이니까.
다시 한번 열심히 응원이나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