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일기

관망 중이라고 부르는 포지션을 획득하면서 조금은 여유를 되찾을 줄 알았다.
하지만 여유는 얼마 지나지 않아 깨졌다.
기존에 투자하던 녀석이 대폭 오르면서부터다.
그냥 놔뒀다면 돈이 몇백인데 이런 생각에 짜증이 난다.
투자하지 않은 코인이 내 것인 것 같은 느낌이랄까?
다시 재투자해 볼까 하고 기회를 엿보았지만, 도무지 내릴 생각을 하지 않는다.
계속해서 상승하더니 이제는 들어갈 생각조차 날려 버릴 만큼 아득히 멀어져 버렸다.
누군가 포기하면 편하다고 말한다. 이번 경우에는 조금 다른 것 같다.
포기했더니 아쉬움만 더 남는 것 같다.

관망의 자세로 돌아선 순간부터 상승 구간에 접어들었다.
이게 단기 상승인지 계속 이어지는 상승인지는 모르지만 확실한 건 내가 손을 뗀 순간부터 나타난 현상이란 사실이다.
이게 또 맘에 안 든다.
내가 꽝 손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느낌이다.

그나마 다행인 사실은 고점에 물린 코인이 조금이나마 회복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앞으로 지금 가격의 약 5배 정도는 더 올라야 회복이긴 하지만…….
사실 볼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

친구 녀석이 자꾸 수익을 자랑한다.
후오비에서 받은 3천 원이 자꾸 늘어난다고 말이다.
그러면서 아쉬워한다.
시드가 작아서 얼마 못 먹는다고.
주식에 투자하던 돈을 청산하고 이쪽으로 오고 싶어 하는 눈치던데 일단은 말렸다.
하지만 모르겠다. 내가 말린다고 들을 녀석이 아니기 때문이다.

약간 상승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국내의 매수는 얼어붙어 움직이지 않는다.
오늘 새벽에는 업비트 기준으로 비트코인이 마이너스 김치 프리미엄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제 김치 프리미엄이란 단어가 무색할 정도다.
국내의 매수세가 죽어 버려서 원화 마켓의 투자가 꺼려진다.
그나마 몇몇 코인들이 선방하고 있지만, 내가 손을 데는 순간 분명 떨어진다.
왜냐면 난 진정한 꽝 손이니까.

코인은 오르면 오르는 대로 떨어지면 떨어지는 대로 힘든 시장 같다.
별것도 아닌데 너무 어렵다.
아무래도 생각이 너무 많아져서 그런 모양이다.
정리가 끝나면 그때 투자를 시작해야겠다.
이러다가도 또 눈 돌아가서 투자를 할지도 모르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