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01월 21일

in #kr6 years ago (edited)

시간이 참 빠르다. 일주일이 금방 흘러갔다. 아침에 일어나 기쁜 소식을 서로 알리며 시작한 주말이다. 암호화폐에 대한 관심이 오히려 더 커진 것 같다. 주말이 되어 여유있게 투자를 하는 분들이 이제 스팀의 진가를 알아보는 듯 하다. 사실 난 진가를 모른다. 기술적으로 얼마나 더 뛰어나고 편리한지 설명을 보긴 했지만 다른 것과 비교할 수 있는 지식이 없다. 다만 내 경험상 강력한 커뮤니티의 존재가 무시할 수 없는 힘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일하고 있는 업종에서도 사실상 여론을 장악하고 있는 각종 인터넷 카페를 누가 효과적으로 활용하느냐에 따라 사업성과가 크게 달라지기도 한다. 그래서 나도 블로그를 시작했었다. 어제 실컷 학원 얘기를 떠들었으니 오늘은 다른 이야기를 해야겠다. 오늘의 주제는 왜 스팀잇에서 이렇게 활동하는 게 재미있는지에 대해 글을 써보려 한다.

누차 얘기하지만 사람은 복합적인 존재다. 쉽게 규정할 수 없고, 내가 보는 단면은 그 사람의 일부에 불과하다. 그래서 블로그에서의 글을 보면 그 사람의 생각과 관심사 등을 알 수가 있어서 관찰하는 게 참 재미있다. 물론 다른 이들을 의식해서 꾸며낸 모습을 올리는 경우도 많겠으나 그 꾸미는 모습 자체가 그 사람의 본질을 설명해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오늘 창피하고 부끄럽게도 다크님이 내게 무려 120스팀(1년후 가치로 12억)을 보내주며 날 사람들에게 소개해주는 글을 썼다. 어찌 대응해야 할지 난감했지만 그냥 하던대로 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하고 리스팀도 하고 댓글도 달았다. 내가 어쩌다가 노라이퍼 스티미언이 되었는지.. 헐...

술 자리의 즐거움에 대한 글을 쓴 적이 있다. 술 자리는 취하기 위한 자리가 아니라 수다를 떨기 위한 자리이다. 그래서 난 시끄러운 곳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조용한 참치집을 선호하는데, 너무 비싸서 요즘엔 값싼 회집으로 바꿨다. 피크타임이 지나가면 손님이 별로 없기에 우리끼리 얘기하기 딱 좋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의 얘기를 하기 좋아한다. 어제 본 글 중 관종이라는 용어에 대해 쓴 글을 봤다. 유학생 출신이 쓴 글 같았는데, 소극적인 우리 나라 학생들의 수업광경에 대한 글이었던 것 같다. 적극적으로 자기 이야기를 하고 싶은 본능을 죽인채 그저 묵묵히 선생님이 이야기해주는 대로 배우고, 익히고, 외우는 광경. 그런 모습은 학교에서뿐만 아니라 군대에서, 가부장적인 환경이라면 가정에서, 그리고 직장에서도 그대로 반복된다. 이를 해소할 공간이 필요하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을 표현하고 싶어하고 이를 다른 사람과 공유하고 싶어하고 그리고 그 모습에 대해 인정받고 사랑받고 싶어한다. 인터넷 세상에서는 익명성의 힘을 빌려 자신을 마음껏 드러낼 수 있다. 물론 스팀잇에서는 거의 조금 뒤져보면 신분을 알 수 있는 경우가 있어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겠으나, 그래도 현실에서보다는 자신을 더 드러내기가 좋다. 바로 술자리에서의 그 즐거움을 이 인터넷 공간에서 해소하는 것 같다. 거기다가 보상이란게 있어서 보상이 많이 찍히면 웬지 누군가가 나를 알아주는 것 같은 그런 기분이 들어 기분이 좋다. 댓글이 많이 달려도 마찬가지다. 여러 사람의 댓글이 아니라 단 몇 사람의 댓글이라도 서로 주고 받으면서 생각을 나누는 그 과정에서 자신을 알아봐주는 그 사람에게 자기 얘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즐거운 게 아닌가 생각한다.

그런데 사람들이 의외로 다른 이들에 대해서는 관심이 적다. 자기 얘기는 들어줬으면 하는데, 다른 이들의 얘기는 그다지 관심이 가지 않는 게 보통이다. 술자리에서도 자기 얘기를 더 하고 싶어하는 경우가 많지 남의 얘기를 진지하게 듣고 공감하는 이들은 더 적다. 나도 마찬가지이다. 물론 어떤 사람들은 자기방어기제가 작동해서 자기 얘기를 하지 않고 듣기만 하는 유형도 있다. 그런 사람들이 익명성의 힘을 빌려 자기 얘기를 할 때 웬지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은 공감. 그게 다른 이들의 이야기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물론 다른 이유도 있다.

나보다 잘난 사람. 나와는 다른 사람들에게 느끼는 질투심, 동경. 이런 것들이 또 다른 이들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게 만든다. 쉽게 생각하면 돈 많이 번 사람이 어떻게 벌었는지 굉장히 궁금하다. 투자 비결이 뭘까? 집안 배경이 좋은가? 어떤 직업을 가지고 있을까? 뭐 이런 것들. 저 사람은 뭘 공부했기에 저리 똑똑할까? 저 사람은 이햐 어떻게 저렇게 그림을 잘 그릴까? 어찌 저렇게 노래를 잘할까? 어쩜 저렇게 사교성이 좋을까? 뭐 이런 것들. 자기가 갖지 못한 것을 가지고 있는 이들에 대한 관심과 동경. 그런 게 또 이곳에서의 생활을 재미있게 해주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다크님 말대로 난 내 글을 쓸 때 뇌력을 100%로 발휘하는 것 같다. 그렇지만 댓글 다는 것도 쉽진 않다. 적절한 상황에서 적절한 문맥에 분위기를 전환시켜 가즈앗을 외쳐야 글쓴이도 반가워하지 생뚱맞은 가즈아는 살짝 기분이 나쁠 수도 있어서 나름 신경써서 한다. 1%는 아니고 한 10% 정도는 사용한다는 변명을 남기고 오늘의 일기는 마쳐야겠다. 즐거운 주말이다. 내일은 나의 시간을 맘껏 누리자.

PS

다크님이 소설쓰시느라 바쁜 시기에는 그 필체를 흉내내며 자리를지키겠습니다. 가즈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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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팀잇 세계에 들어온 동기중에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가 '호기심'이었기때문에 글에 공감이 됩니다. 적절한 호기심과 사람들의 자기어필 사이에서 돌아가는 시스템인지라 참 신기하기도 하구요.

생각을 많이하게 되는 글이네요..
아무쪼록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 바랄게요 :)

따뜻한 댓글 감사합니다. 푹 주무시고 내일 뵙겠습니다~ 자즈앗!!! ^^

조선생님을 뺏긴 기분입니다. 지조를 지키즈앗!

ㅋㅋㅋ 제가 꾸준히 일기를 쓸 수 있도록 인도하신 분이 철학자님이죠~~ 그냥 여러다리 걸치며 가즈앗!!! ^^

음.. 12억 아닌데요...;;;;
역시 숫자에는 약하신듯.

지금보니 저도 그랬지만,
시간 참 빠르다 고 글 시작하는 분들이 많군요.
정말로 객관적으로 시간이라는게 빨라진 걸지도 모르겠군요.

그렇죠? 너무 재미있게 보내고 있어서 그럴 수도 ㅋㅋ 말이 씨가 되니까 그냥 12억으로 할랍니다~~ 가즈앗!!!

진짜로 2018년 시작한것도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 벌써 1월 21일이네요 ..

댓글에 그사람이 100%성의로 작성을 했던, 1%성의로 작성을 했던 비트코인을하는 스티미언이라면 누구라도 "가즈아!" 라는 말을 듣고 기분나쁘진 않을 것 같습니다. 적어도 저는 그렇더라구요 ^ ^

KakaoTalk_20180117_233012439.jpg

늦게까지 누추한 곳까지 방문해주셔서 감사.. 가즈앗!!! ㅋ

생뚱맞게 가즈앗!!!

그냥 막 가즈앗!!! ㅋ

저는 선생님께서 가즈앗! 해주실 때마다 반갑고 좋아요ㅎㅎㅎ 이미 자즈앗! 하셨을 것 같지만 그래도 인사드려봅니다. 안녕히 자즈앗!!!

늦게 주무셨네요..ㅋㅋ 일어나즈앗!!!

어휴 완전 달필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20스팀 12억 가즈아~~~

계산 잘못했는데 그래도 그냥 가즈앗!!! ㅋ

저도 스팀잇에서 활동한지 얼마 안됫지만요, 서로에게 관심을 가지면서 건전하게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이런 스팀잇의 문화가 참 좋았습니다. 하하 주말 잘 보내세요~

네~~ 우리 훈남..!! 가즈앗!!! ㅋ

하하...훈남.. 하하.. 감사합니다

노라이퍼 스티밋이(사실 뜻을 모름 어찌되었든) 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
오늘도
가즈앗~~~~!!

축복합니다. ^^

축하할 일이 아닙니다. 방구석에 박혀 스팀잇만 하는 사람을 일컫는건데..ㅋㅋ 그래도 가즈앗!!! ^^

아하 노라이퍼 ㅋㅋㅋㅋ
여튼 가즈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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